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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50 vote 0 2021.08.11 (21:05:33)

    최재형의 삽질


    최재형 - '정부가 모든 국민의 삶을 책임질 수 없다.' 하태경 - '그럼 대선은 왜 나왔냐?' 오늘은 윤석열도 침묵모드 들어가고 조용한가 싶었더니 마지막에 홈런이 터졌다. 이른바 작은정부론인데 미국처럼 나라가 크면 작은 정부가 되고, 상대적으로 나라가 작으면 큰 정부가 된다.


    진보나 보수 이념과 상관없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라면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고, 미국이나 중국은 대국이라서 간섭이 불가능하다. 텍사스라면 총 들고 각자도생이다. 장사 해먹기는 중국이 한국보다 자유롭다고 한다. 위에 뇌물만 찔러주면 안 되는게 없어. 


    북한도 자유롭다. 일부 탈북자는 제집 드나들듯이 북한을 드나든다. 북한에서 서울로 유학 온 사람도 있다고. 북한에서 송금해주는 딸라로 서울에서 떵떵거리고 산다고. 아랍은 봉건 부족장들이 설친다. 국가 안에 사설국가가 있어서 국가가 유엔처럼 희미한 존재로 보이는 거다.


    러시아인이 푸틴을 지지하는 이유는 푸틴의 깡패정치가 전형적인 러시아 마피아 방식인데 옐친 시절에 마피아가 난립하다가 푸틴 하나로 줄어서 좋다는 거다. 최재형의 각자도생은 러시아에 이미 실현되어 있다. 최재형은 러시아에서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푸틴한테 암살되고.


    큰 정부는 큰 전쟁이나 신문명의 등장, 사회의 큰 변혁기에 나타난다. 나폴레옹이 전쟁을 벌여서 큰 정부가 출현했다. 미국은 전쟁이 없어서 작은 정부였는데 링컨 때 남북전쟁으로 큰 정부가 등장했고 이차대전에 개입하는 바람에 더 커졌다. 일본은 전쟁을 포기해서 작은 정부다. 


    한국은 재벌이 커져서 이를 견제하는 정부도 같이 커진 것이다. 큰 재벌에 큰 정부 시스템은 박정희가 만들었다. 큰 정부 반대하면 박정희 비판하고 재벌해체 공약해버려.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 중국과 일본의 무수한 침략을 받다 보니 왕권이 강화되고 60만 대군에 정부가 커졌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던 시절에 미국은 상비군이 5천 명밖에 없었다. 작은 정부를 원하면 국군부터 해산하자고. 알아야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이런 나라가 없다. 자체표준을 가진 나라가 많지 않은데 이스라엘과 한국이 그렇다. 한국은 일본을 모방하기도 그렇고, 


    미국은 거리가 멀고, 중국은 공산국가고 별수 없이 땅덩이가 작은데도 자체표준을 가진 특이한 나라가 되었다. 유럽을 배우려 해도 자체표준이 있어서 불가능. 북유럽을 배우자, 독일을 배우자 하는 박노자, 진중권은 특허 낸 상등신. 정부형태는 물리적 구조를 따라가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무수한 침략, 재벌의 발호, 유교사상, 60만 대군, 일제 지배와 육이오에 압축성장. 지나친 고학력, 작은 영토에 많은 인구, 친한 이웃 나라의 부재. 기타 등등 많은 이유로 한국은 별수 없이 큰 정부가 된 것이며 이게 다 박정희 소행이다.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환경결정론.


    갑자기 기본소득에 올인하는 이유도 삼성의 막대한 외화벌이 때문이다. 기본소득이 싫으면 삼성을 없애버려. 재벌이 비대해져서 국가를 흔들어댈 정도가 되니 균형을 잡는 힘이 작용하여 기본소득을 끌어내는 것이다. 만약 한국에서 석유가 터지면 어떨까? 그 석유를 누가 먹지?


    나눠 먹을밖에. 삼성의 선전도 같은 효과. 뭐든 물리적 구조를 가지고 논해야 한다. 지정학적 구조, 인구, 영토면적, 이웃 국가와의 관계, 민족구성, 역사적 맥락에 맞게 자기 위치를 찾아가는 것이다. 한국은 다양한 사정으로 이렇게 흘러왔다. 구조론에서 말하는 방향성의 힘이다.



    정경심의 경우


    태극기 할배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는 법원은 법조문대로 판결하는 건데 왜 촛불 보고 판결하느냐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원래 그렇게 한다. 판결은 분명히 역사의 흐름을 반영한다. 헌법이 없는 영국은 최신판례가 법이다.


    판례를 통해 조금씩 업데이트한다. 입법부만 입법을 하는게 아니다. 사법부는 판례로 입법한다. 태극기 할배 입장에서는 법조문대로 판결하지 않고 촛불민심을 반영했다는 말인데 원래 그렇게 한다. 판결은 법을 따르고, 법은 국민을 따르며, 국민의 드러난 민심이 곧 법이다. 


    정경심 판결에 분노하는 이유는 법원이 보상판정을 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도 감독이 어필하면 보상판정을 한다. 법원은 민의를 반영한 촛불판정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판정으로 누구 하나 걸리면 생사람을 잡아서 균형을 맞추려고 하며 그 타겟으로 정경심이 찍혔다.


    태극기 생각 – 법이 잘못 적용되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본심은, 이런 전례가 없었다. 대통령을 기소하는게 어딨어? 그럴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해줬으면 박근혜도 그렇게까지는 안 했지. 뒤통수 치기냐?


    정경심 지지자 – 법이 잘못 적용되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본심은, 이런 전례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하자면 강남 학부모들은 전원 구속이다. 스펙 품앗이 다들 하잖아. 니들은 안 그랬냐? 나경원은 어쩌구?


    진실.. 법원은 민의를 반영하는게 맞고, 태극기 할배는 그것을 납득 못 하며 그러므로 법원이 보상판정을 할 가능성은 다분하고, 어쨌든 판결이 내려지면 그게 새로운 입법처럼 기능한다. 이게 마치 시합이 진행 중인데 룰을 바꾼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납득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


    룰을 정하고 시합을 한다. 국회가 입법하고 사법부는 적용한다. 그런데 때로는 사법부가 입법한다. 시합 중에 룰을 바꾼다. 심판이 자의로 룰을 정한다. 납득할 수 있는가? 대표적인 예가 간통죄 판결인데 법원은 갑자기 증거타령을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말이다. 


    법원은 간통죄를 위헌으로 만들 의도로 조금씩 판례를 만들어온 것이다. 현장에서 딱 걸려도 정액을 가져와라 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남녀가 같은 모텔에 투숙했다면 확실한거 아냐? 아니다. 고스톱 치려고 모텔에 간 것이다. 순수하게 고스톱만 쳤다. 판사가 그걸 믿어줘? 믿는다.


    정경심은 확실한 증거가 없지만 유죄를 때렸다. 이런 식의 애매한 판결이 많다. 조폭처벌이 그렇다. 증거위주로 가면 조폭은 전부 무죄석방 된다. 부하들이 뒤집어쓰고 대신 감옥 가니까. 법원은 사건의 본질을 보는데 문제는 이게 고무줄이라서 그들만의 권력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한 번 판결이 나오면 앞으로 전부 그런 판결로 간다. 시합 중에 룰을 바꿔서 공정하지 않다고? 앞으로 계속 이렇게 판결하면 되잖아? 좀 이상하지만 사회가 이렇게 가더라. 법은 국회가 만들지만 사실상 사법부도 법을 만든다. 이런 예는 매우 많다. 판사들이 판결로 입법한다.



    언론사의 경우


    기레기들 용어로 '야마를 잡는다'고 하는데 데스크에서 야마가 잡히면 그쪽으로 몰고 간다. 귀납이 아니라 연역을 하는 것이다. 사건의 윤곽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기사를 쓴다. 그래야 사건의 본질이 드러난다. 빙산의 0.083을 보고 나머지 0.917을 감으로 때려잡는다.


    검사도 그런 짓을 한다. 윤석열이 야마를 잡으면 전부 그쪽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검찰의 야마잡기는 노태우 때 범죄와의 전쟁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드러난 현상은 부하들 간의 칼질이지만 본질은 보스들 간의 이권다툼이다. 왜 칼로 찔렀냐? 쟤가 째려보길래 찔렀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두목을 체포할 수 없다. 특수부가 야마잡기로 조폭을 소탕한 이래 특수부 중심으로 공공연하게 야마를 잡아 온 것이다. 정경심 판결은 특수통 검사도 아니고 법원이 보상판정으로 야마를 잡은 것이다. 따지자면 이명박근혜도 법원이 야마를 잡은 것이다. 


    일반인들은 기레기가, 검사가, 법원이 야마를 잡는 방법으로 국민이 위임하지 않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휘두른다는 사실을 생경하게 느끼고 반발하겠지만 사실이지 인간들은 천 년 동안 야마를 잡아 왔다. 뒤로 정치를 해 왔던 것이다. 적응해야 한다. 야마잡기는 권력의 횡포다. 


    구조론은 권력을 긍정하므로 야마를 인정한다. 단, 그것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자는 것이다. 너희들이 야마를 잡으면 우리도 야마를 잡는다. 묻고 더블로 가자. 검찰개혁, 언론개혁 받고 관료개혁 밀어붙이는 것이 우리의 야마다. 박근혜 탄핵과 정경심 구속은 동시에 결정됐다.


    누구 하나는 걸려야 했다. 기득권이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우파를 조졌을 때는 그만큼 좌파도 조져야 자기들이 권력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안다. 이명박근혜 구속시켰을 때 우리 쪽에서도 노회찬, 박원순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마음의 대비를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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