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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60 vote 0 2021.08.06 (09:30:25)

    구조론의 각별한 점은 권력을 긍정한다는 점이다. 권력은 추상적 존재다. 이윤은 추상적 존재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돼지가 새끼를 치는 것은 봤어도 돈이 새끼를 치는 것은 본 적이 없다는 말이 있다. 아랍계 은행이 이자를 받지 않고 대신 뒷돈을 받는 이유다.


    마호멧의 말로 알려져 있는데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금융업은 ‘지옥에나 떨어질 더러운 유태인들’이 하는 걸로 되어 있었다. 추상적 사고를 못하는게 인간의 한계다. 이윤은 실제로 존재하는 자연법칙이다. 관성력이다. 관성력은 멈출 때만 보인다.


    그리고 사라진다. 권력은 실제로 존재한다. 앞서 일어난 사건이 연동되어 움직이는 뒷사건을 제한하는게 권력이다. 권력자는 먼저 결정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뒤따르는 반작용을 제어한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는 사전에 충성맹세 받고 약점을 잡아놓는다.


    채동욱 사건으로 알 수 있다. 문재인은 그런 비열한 짓을 하지 않았다가 당했다. 선거전은 먼저 판을 짜는 사람에게 권력이 있다. 안티세력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비를 걸어오지만 상호작용 과정에 용해된다. 맞대응에 맞대응을 계속한다. 노무현이 세종시로 판을 짰다.


    40년간 이어져 온 호남포위 전략을 깨고 역으로 대구포위전략을 짠 것이다. 이명박이 세종시를 파괴하고 대운하로 판을 짰다. 대운하는 세종시를 없애는 대신 그만한 돈을 금강에 퍼붓겠다는 충청도와의 약속이다. 노무현에게 뺏긴 충청을 되찾아가려는 전략이다.


    박근혜는 육영수의 생가가 옥천에 있는 점을 내세워 세종시를 부활시켰다. 트럼프는 중국포위전략으로 판을 짰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삽질에 따른 코로나19의 절망으로부터 미국을 구했다. 언제나 판을 짜는 사람이 먹는다. 이재명의 기본소득은 먼저 판을 짠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지만 상호작용 과정에서 용해된다. 상대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과정에 단련된다. 상대방이 시비를 걸어주면 이득을 본다. 이명박의 대운하가 현실성이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운하를 집중공격하다가 다른 부분을 놓친다는 점이다. 


    이명박에게 끌려다니는 선거가 된다. 여기서 정치는 언제나 선수를 쳐야 이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주전장을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상대가 되치기를 시도하지만 역시 되받아친다. 문제는 상대가 약점을 잡았다고 착각하고 말려든다는 점이다.


    한 방에 넘어갈 것 같은데 의외로 대운하가 잘 안 무너진다. 왜? 사실은 그게 훼이크다. 본질은 충청 껴안기다. 박근혜 어머니가 충청 출신인게 본질이다. 다음에 박근혜를 당선시키려면 대운하야 거짓이라도 상관없고 이명박 밀어야 한다고 충청인이 생각한 것이다.


    대운하라니. 딱 봐도 개소리잖아. 그런데 의외로 잘 방어한다. 사실이지 그런 방어는 쉽다. 자기 앞마당에서 싸우기 때문이다. 적이 공격할수록 이득본다. 그것이 권력의 작동원리다. 상대가 이 부분이 문제라고 지적하면 그 부분은 이렇게 보강하면 된다며 방어한다.


    매우 있어보인다. 아마추어인 줄 알았는데 프로처럼 보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방어는 참모들의 머릿속에서 집단지성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윤석열처럼 혼자 떠드는게 위험하다. 미끼를 던져놓고 상대가 공격할 때 방어는 집단지성이 작동하여 매우 탄탄해 보인다. 


    전쟁의 기본은 요지 선점 후 방어다. 공격은 대장이 혼자 적진을 돌파해야 하지만 수비는 여러 사람이 협력수비를 하므로 탄탄하다. 윤석열 삽질은 대장이 혼자 적진에 난입한 것이다. 안철수든 윤석열이든 판을 짜지 못해서 원맨쇼를 하게 되는 것이다. 집단지성이 없다.


    협력수비를 하면 저쪽은 엄청난 배후세력의 뒷받침이 있구나 하고 유권자들이 감탄하게 된다. 공격하는 쪽은 상대방 좋은 일 하며 끌려다니다가 선거 망친다. 자기 전장을 가져야 한다. 싸움장소는 내가 선정해야 한다. 세종시에 국회와 청와대를 모조리 옮길 것인가? 


    러닝메이트로 누구를 세울 것인가? 지금은 조국이 뜬다. 이재명은 호남쪽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이낙연은 주변에 노땅들만 있어서 젊은이를 끌어들여야 한다. 선거는 단순히 판을 짜는 사람이 먹는다. 이재명이 유리하지만 아직도 굴러다니는 판대기는 몇 개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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