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백기완 유튜브 방송내용 일부입니다. 80년대에 일단의 한국인들은 들떠 있었다. 그들은 열정이 있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대거 도시로 몰려왔다. 달동네 하꼬방에 자리 잡았다. 갑자기 고학력자가 되었다. 그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눈을 부릅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모두 젊은이였다. 그 공간에서 그들은 평등했다. 그들은 나란히 함께 출발점에 선 것이다. 그들에게는 세상이 만만해 보였다. 겁날게 없었다. 그들은 낯선 곳으로 와서 호기심과 자신감에 차 있었다. 텃세 부리는 기득권도 없었다. 이주자가 다수인 달동네였기 때문이다. 90년대 드라마 '서울의 달'에 묘사되듯이 그들은 가난하게 살았지만 모두 씩씩했다. 삐끼들도 씩씩하게 지나가는 손님의 옷소매를 잡아당겼고, 제비족들도 당당하게 아줌마들의 허리에 손을 휘감았으며, 노가다쟁이도 다부지게 곡괭이를 휘둘러댔다. 달동네에서 소주를 마셔도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마셨다. 커피 배달 온 다방언니도 눈을 내리깔지 않았다. 밀린 하숙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두환 정도는 쉽게 때려죽일 기세였다. 그리고 백기완이 있었다. 민중의 에너지를 포착한 사람이다. 대학생들은 노래패를 만들어 풍물을 쳤고, 탈춤을 추었고 ‘오라 남으로 가자 북으로’를 외치며 기세 올렸다. 오윤의 판화 ‘칼노래’처럼 신명이 넘쳐흘렀다. 바야흐로 창백한 엘리트의 시대가 가고 뜨거운 대중의 시대가 온 것이다. 누구든 잊지 못한다. 아스팔트 위에서 우리는 뜨겁게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 여운은 오래간다. 맥놀이는 길게 이어진다. 팽월의 100명 팽월이 출정을 앞두고 백 명의 무리 중에서 가장 늦게 온 자의 목을 잘라 제사를 지낸 것을 두고 군율의 엄격함을 보여준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는게 보통이지만 얼빠진 소리다. 군기가 중요하냐? 동지가 중요하다. 그룹에 들어야 신분상승을 할 수 있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했을 때 신분상승을 한 것이다. 팽월이 목을 자른 이유는 약속의 중요함을 설파한 게 아니다. 그 자리에 모인 백 명은 동지다. 팽월이 장군이 되면 백 명은 장교단이 되어야 한다. 장교는 병사와 신분이 다르다. 그게 본질이다.
내가 왕이 된다면 너희들 중에서 장군도 나오고, 참모도 나오고, 재상도 나와야 하는데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추궁이다. 보통은 능력에 따라 발탁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어쩌고 하지만 개소리다. 징기스칸의 부하 사준사구는 그냥 하인이었다. 부리는 몸종들이다. 능력에 따라 발탁된게 아니고 그들은 징기스칸의 동지였다. 징기스칸이 복제된 것이다. 신분의 변화가 핵심이다. 거기서 질의 도약이 일어난다. 시스템을 바꾸면 개인의 능력은 중요하지 않다. 개인이 아니라 그룹에 들어야 한다. 동지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복제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구조를 복제하려면 새로 가담할 사람을 위해 공간을 비워두어야 한다. 가운데 극중은 좋지 않다. 그곳은 국민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대칭의 가운데 축을 차지하게 된다. 국민이 알짜배기 코어가 되어 진보와 보수를 대칭시켜 양쪽을 다 먹으려고 하는데 안철수가 그 자리를 낼름 삼킨다면 고약하다. 새로 가담하는 사람을 위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쳐 공간을 벌려줘야 한다. 항상 예비를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 나폴레옹의 상관 카르토는 그림 그리는 화가였다. 자코뱅파 혁명정부는 유능한 귀족출신 장군들을 왕당파로 몰아 싸그리 날려버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화가나 의사, 시인 따위를 장군으로 임명했다. 장교의 씨가 말라서 나폴레옹은 졸지에 출세했다. 자코뱅파에 대한 충성도가 중요했다. 그런데 이겼다. 스탈린도 유능한 장교들을 싸그리 날려버리고 초반에 삽질했지만 이겼다. 동지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나란히 출발점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한솥밥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외연확장도 필요는 하다. 그러나 코어는 확실하게 장악해야 한다. 51 대 49다. 51은 충성도가 검증된 문빠가 차지해야 시스템이 돌아간다. 다 먹지 말고 49는 새로 가담해올 사람을 위해 남겨두어야 한다.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면서 더 이상 동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멸망했다. 카이사르의 양자 옥타비아누스는 그냥 꼬마였다. 그냥 길 가는 꼬마를 불러 야 너 일루와 봐. 내 아들 해. 그러나 유능한 황제가 되었다. 옥타비아누스는 빈손으로 출발점에 서 있었다. 카이사르와 심리적 동지가 된 것이다. 동지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충성스러운 바보들만 모여 있으면 안 되고 적어도 그중에 한 명은 똑똑해야 한다. 그 한 명이 복제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충성도가 중요하고 의리가 중요하다. 개인 역량은 중요하지 않다. 하루라도 메이저리그를 밟아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