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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나룻배와 같고, 어떤 사람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有的人像船 有的人像水 水可以行船也 可以船)”(장자).

여기서 물은 근원의 진리를 의미할 것이며, 나룻배는 정치기술을 의미할 것이다. 진리에 의지하는 자는 물과 같고, 정치기술에 의존하는 자는 나룻배와 같다.

물 위를 가는 데에는 배가 좋고, 뭍으로 가는 데는 수레를 쓰는 것이 좋다.(장자)

뭍의 도(道)는 수레가 이용하고, 물의 도는 나룻배가 이용한다. 여기서 물은 곧 도(道)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물이 어느 정도의 깊이가 없으면 큰 배를 띄울 수가 없다.(장자)

깊은 물이어야 한다. 근원의 진리이어야 한다. 얕은 꾀로서 안된다.

손호철, 임지현, 문부식, 진중권들의 문제는 무엇인가?
진중권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관성이 있다. 그는 한때 이문열을 변호했는가 하면, 김민새를 옹호하기도 했다. 추미애를 비판한 바 있고, 안티조선이 조선일보의 친일행각을 거론하는 것을 반대했다.

공통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대중동원을 반대한 것이다. 네티즌들의 이문열공격, 김민새 공격, 추미애의원의 조선일보에 대한 거친 발언 및 네티즌의 추미애 옹호, 안티조선의 조선일보의 친일행각 비판의 공통된 코드는 무엇인가? 그것은 『대중의 분노를 이용하기』다.  

진중권들은 대중이 일제히 궐기하여, 특정한 표적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전술을 반대한 것이다. 비유로 말하면 그는 『홍위병들의 궐기』를 반대하고 있다. 이 점에서 그의 사고방식이 이문열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하자. 조선일보라는 단일한 표적에 집중하는 『한 놈만 패』 전술은 기본적으로 대중동원이며 선전선동이다. 나쁘게 말하면 포퓰리즘이다. 이것을 부인하면 안티조선은 그 존립이 없다. 시민운동 또한 존립이 불가능하다.

안티조선운동은, 시민운동은 본질에서 대중동원이며 일정부분 포퓰리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홍위병이다. 이를 부인하면 시민운동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문제는 대중을 통제할 수 있는가이다.
시민단체가 일부 비판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위병식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대중을 제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민들 스스로가 자기절제의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는 선동적인 방법을 일정부분 긍정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손호철, 임지현, 문부식, 진중권들이 홍위병식 전술을 반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중을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을 바닥에 깔고있기 때문이다. 대중을 불신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핵심적인 문제는 『과연 대중을 제어할 수 있는가?』 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어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의 문화혁명은 대중을 제어하는데 실패한 하나의 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이 아니고, 우리는 홍위병이 아니고, 우리는 문화혁명을 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우리 스스로를 제어할 능력이 있다. 우리는 아직 오바하지 않았다. 설사 오바한다 해도 그 또한 적의 실수를 유도하기 위한 전술적 오바에 불과하다.

왜 진중권들은 대중을 불신하는가?
본질은 대중에 대한 불신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이 사회의 기층민중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중을 자기네가 계도해야할 대상으로만 여긴다. 대중이 스스로를 조직화하여 그 내부의 논리(군중심리)로 치고나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짜증난 마부처럼 고삐를 움켜쥐고 대중을 통제하려고만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 고삐를 잡아당겨서 대중운동을 실패하게 한다.

홍위병은 60년대 낙후한 중국의 극단적인 예다. 그때의 멍청한 중국인과 지금의 똑똑한 한국 네티즌들은 그 바탕이 다르다. 네티즌들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인가? 그들은 밑바닥 삶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중의 심리를 모른다. 대중을 불신하고, 대중을 교화의 대상으로만 여기며, 대중의 심리에 내재한 폭발력을 이용할줄 모른다.

대중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장자).

대중은 물과 같다. 대중은 시민운동을 띄우기도 하지만 시민운동을 전복시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시민운동이 함부로 대중을 동원하려 해서는 안된다. 여기까지는 진중권의 생각도 나와 비슷할 것이다.

진중권이 번번이 안티조선운동의 발목을 잡은 것은 물이 나룻배를 전복시킬까를 두려워해서이다.

물이 어느 정도의 깊이가 없으면 큰 배를 띄울 수가 없다.(장자)

허나 진중권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큰 물이 큰 배를 띄운다는 사실이다. 처음 안티조선운동은 계곡의 작은 물이었다. 때로는 급류가 되어 우당탕퉁탕 흐르며 안티조선의 보트를 전복시키기도 한다.

근원의 진리를 믿어야 한다. 물은 아래로 흐르는 법이다. 물은 물과 합류하여 더 큰 물을 이룬다. 계곡물은 계곡물과 합류하여 큰 강을 이룬다. 물은 커지고 커져서 마침내 큰 배를 띄우는 깊은 바다가 된다. 깊은 바다가 한번 큰 배를 띄우게 되면 그 배는 결코 전복되는 법이 없다.

내가 추미애의 거친발언을 옹호하고, 김민새를 핍박하기에 주저하지 않으며, 홍위병이라는 비난을 뒤집어 쓰면서도 이문열을 응징하기를 주장하고, 피투성이님을 적극 옹호하며, 조선일보의 친일행각을 응징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는, 비록 지금은 안티조선이 우당탕퉁탕 거친 여울을 흘러가며 위태롭지만, 이윽고 더 많은 물과 합류하여 결국은 깊은 바다를 이루게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알아야 한다. 대중은 처음에는 작은 계곡물이다. 그러므로 대중은 위태롭다. 그들은 보트를 전복하기를 밥먹듯이 한다. 시민운동은 때로 좌초되고 또 전복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도전이 쉴새없이 이어져 무수한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을 반복하면서 결국 물은 또다른 물과 만나 이윽고 깊은 바다를 이룬다. 비로소 개혁이라는 큰 배를 띄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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