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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300 vote 0 2003.05.25 (21:44:30)

노무현의 행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무현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노무현의 행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치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몇몇 사람들과 대화해 보았는데.. 대부분 신당논의를 지극히 안이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신당 안해도 총선 이길거 같은데 신당을 왜하느냐는 식이다.

정치가 애들 장난은 아니라고 그렇게 말해줬는데도. 차말로 원!

이런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몰고가면.. 마키아벨리즘이라고들 해서 별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끼리 까페에서 커피 한잔 앞에 놓고 쑥덕거리는 이야기라 치고..!

정치를 장난으로 하다가 제 명에 못죽은 인간들을 한번 읊어볼까? 우선 영화배우 하다가 나온 필리핀의 에스트라다가 있다. 한때는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했지만 한방에 갔다.

또 무슨 종교단체 지도자 하다가 얼떨결에 대통령된 인도네시아의 와히드도 있다. 역시 한방에 갔다. 확고한 지지기반 없이 일시적으로 형성된 거품 지지분위기는 길어야 3개월이다.

또 헤매고 있는 인간으로 대만의 천수이벤총통이 있다. 아직 맛이 가지는 안았지만 절름발이 신세다. 또 어물어물하다가 밀려난 러시아의 고르바초프도 있다.

정치란 것이 그렇다. 확고한 지지기반 없이 어물어물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대만 민진당 천수이벤의 독립공약과 한국의 햇볕정책은 어느 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일반 대중들은 물론 대만의 독립을 원한다. 한국인의 다수는 당연히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그러나 기득권세력이 비토하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먼저 맛이 간다. 이거 장난이 아니다.

천수이벤의 천신만고를 보면 노무현의 앞날을 짐작할 수 있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으려면 당연히 신당을 해야한다.

이렇게 외국의 사례를 둘러보더라도 확고한 지지기반 없이 출범한 노무현정부가 얼마나 백척간두의 벼랑끝에 서 있는지 알 수 있다.

왜 신당을 하는가? 안하면 죽기 때문이다. 이건 100프로 죽는거다. 이걸 이해 못한다면 정치를 모르는 거다. 필리핀의 에스트라다나 인도네시아의 와히드가 왜 쫓겨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신당에 실패하면 노무현은 100프로 간다. 노무현은 에스트라다나 와히드 신세가 안되기 위해서 나름대로 사력을 다하고 있는거다.

[신당에 대한 낙관과 비관]

신당의 성공은 100프로 보장되어 있다. 중요한건 타이밍과 모양새다. 지금은 숨고르기할 시점이다. 여론의 지지는 오르내린다. 지금 신당붐이 좀 가라앉았지만 그럴 때마다 한화갑이 자살골을 넣어주니 또한 고맙지 아니한가?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밀어붙여야 한다.

신당을 위한 노무현의 카드는 10개 쯤 된다.

1. 당료들을 각개격파하여 당무회의로 통과시키는 방안.
2. DJ와 대타협을 이루는 방안.
3. 한화갑에게 일정 지분을 떼주어 설득하는 방안.
4. 김정일과 큰거 한건을 성사시키는 방안(6월이면 경의선 연결되고 남북관계 진전된다)
5. 한나라당이 대표선출 후 자동으로 쪼개져서 거저먹는 방안.
6. 선거법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방안(4년 중임제 등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다)
7. 시민단체 동원하여 토론회를 여는 등 외곽에서 치고들어오게 하는 방안

이 외에도 써먹을 카드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신당의 성공여부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신당을 성공 못시킬 정도로 무능하다면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야 한다.

이런 경우 누가 키를 잡고 있는지 봐야 한다. 키를 잡은 쪽에 훨씬 더 많은 카드가 있는 것이다. 신당은 어차피 되었고, 문제는 공천싸움과 지분싸움이다. 한화갑의 태클은 지분싸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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