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망한다 세상을 시스템과 확률로 이해하는 것이 구조론이다. 어떤 것이 있다면 우리는 그 어떤 것에 직접 대응하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에너지를 태운 동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붙잡으려고 손을 내밀면 그것은 저만치 날아가 있다. 변함없이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상대해야 한다. 시스템은 존재의 자궁이다. 시스템이 의지하는 것은 에너지다. 우리는 그 에너지를 상대해야 한다. 상대가 의지하고 있는 기반을 흔들어야 한다. 항상 배후에 무언가가 더 있다. 에너지를 조달하는 루트가 있다. 그것은 확률로만 접근될 수 있다. 확률은 도망가지 않고 근처 어딘가에 숨어 있다. 그 확률이 눈에 보여야 한다. 토끼를 잡는다고 치자. 실패다. 토끼는 도망친다. 그사이에 토끼의 체력이 상당히 소모되었을 수 있다. 토끼가 유리한 위치를 빼앗기고 궁지로 몰렸을 수 있다. 토끼에게 데미지를 입힌 거다. 그 이점을 이용해야 한다. 보통은 그렇게 못한다. 땅속 100미터 지점에 보물이 있다. 99미터까지 팠다가 포기하면 손해잖아? 어떻게 하지? 조합을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고 이익을 나누면 된다. 여러 곳을 동시에 공략해서 하나라도 걸리면 이익이 크다. 보통은 혼자 이익을 독점하려고 곡괭이질 하다가 99미터까지 파놓고 힘이 달려서 포기한다. 왜? 조합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리가 돈 들고 튀면 어떡하지? 신뢰가 없어 망한다. 신용이 화폐다. 그 화폐가 부족한 것이다. 돈을 찍어내야 한다. 신용을 찍어내야 한다. 조합을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게 시스템이다. 조합에 가입한 증명서가 화폐다. 증권이라고 한다. 그런 절차 없이 마구잡이로 종이를 찍어내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망한다.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들은 된다. 리스크를 떠넘기는 수단이 있다. 문제는 시스템이 아닌 경우다. 요즘 프로야구는 미국식 프런트야구가 유행이다. 프런트야구가 무조건 되는건 아니다. 롯데의 공무원 야구는 필망이다. 왜 공무원 야구는 망하는가? 공무원 몫 떼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런 거다. 내가 연봉협상 당사자라 치자. 선수가 얼마를 부를지 알아낸다. 12억을 부를 것이다. 2억을 후려쳐서 10억에 도장을 찍게 만든다. 도장을 찍으면 내 몫은 2억이다. 내 능력으로 연봉을 깎았으니 공을 세워서 구단주에게 귀여움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공무원이 내 몫을 챙기려고 하므로 노경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트럼프도 이런 짓 한다. 비건을 보내 김정은의 목표를 알아낸다. 영변카드 나왔다. 거기서 조금 더 후려쳐서 항복을 받는다. 그 갭은 트럼프 몫이다. 중국도 공무원 짓을 한다. 트럼프의 목표가를 알아낸다. 거기서 더 후려쳐서 트럼프가 사인하면 그 갭은 협상담당자의 몫이다. 노회한 트럼프가 이 수법을 알고 역으로 한 번 더 레이즈를 친 게 이 꼴이다. 둘의 신경전에 세계가 놀아난다. 옛날 허영만 만화에 나온 이야기다. 정주영이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 입찰을 하는데 액수를 알려줬다. 이명박이 그 숫자에서 얼마를 더 올려 써냈다. 정주영이 백억을 쓰라고 하는데 110억을 써내는 식이다. 낙찰이 떨어지면 10억은 이명박 몫이다. 이명박 혼자서 10억 불을 뜯어냈으니 횡재가 아닌가? 내가 정주영이면? 이명박은 당일로 해고다. 그런 식으로 부하직원이 말 안 듣고 각개약진하면 시스템이 망해서 3년 안에 회사 거덜 난다. 만화에나 있을 일이다. 어차피 입찰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시공능력을 입증하고 신용을 쌓아 추가공사를 따내면 된다. 중요한 것은 시공능력 입증이다. 문제는 독자들이 이명박 꼼수를 좋아하는 거다. 아프리카 사막에 난로를 팔고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팔면 당장 현찰수입을 얻지만 신용을 잃어 대우 김우중꼴 난다. 김우중은 경영자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 시스템을 좀먹는 개인의 돌출행동은 절대로 금지되어야 한다. 문제는 통제가능성에 있다. 시스템이 없으면 사사로운 복수를 통해서 통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창용은 왜 오재원에게 빈볼을 던졌을까? 이제 밝혀졌지만 시합 이틀 전 만들어진 김기태의 복수규칙에 무관심도루 빈볼규칙이 있었기 때문에 던졌다고. 김기태 야구는 복수야구다. 김기태는 상대팀이 큰 점수차에 마무리를 올리거나 하면 투수를 타석에 세우는 식의 치졸한 복수를 여러 차례 감행한 바 있다. 왜 그랬지? 봉건제도 방식은 이렇다. 김기태는 왕이다. 고참은 귀족이고 중견은 기사계급이고 신인은 평민계급이고 후보는 농노계급이다. 왕인 김기태는 고참을 관리하고 고참은 중견을 관리하고 중견은 신인을 관리하는 형태로 피라미드식 관리를 한다. 이렇게 하면 관리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우승할 수 있다. 그런데 허점이 있다. 만약 귀족이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하지? 팬다. 왕년에는 선수를 두들겨 팼지만 지금은 때릴 수 없다. 뒤로 복수한다. 김기태의 임창용에 대한 보복기용이 그렇다. 마무리를 갑자기 선발로 돌려 팔을 망가뜨린 다음 선수생명을 끊는다. 문제는 이러한 복수가 자해행위라는 데 있다. 결국 김기태는 기아를 꼴찌로 만들었다. 잘 관찰해보면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이런 복수법이 널리 퍼져 있다. 국군도 비용절감 방법으로 고참이 신참을 가르치게 한다. 하사관을 늘릴 이유가 없으니 국방비 절감이다. 이러다가 망한다. 독재국가는 암살과 테러로 개인에 대한 복수로 국가를 통제하려고 한다. 중국의 실종정치, 푸틴과 김정은의 암살정치가 그렇다. 자객을 보내는 것이다. 중국은 갑자기 사람이 사라진다. 그러다가 망한다. 김기태의 문제는 선수들의 스탯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참들을 편애할 수밖에 없다. 사랑해줬는데 고참이 따르지 않으면 보복한다. 문제는 기아의 고참이 근래 FA로 외부에서 들어온 선수라서 서먹서먹하다는 점이다. 개인에 대한 사랑, 인정, 배려나 그 반대의 암살, 테러, 복수로 통제하는 봉건방법은 일시적 성공이 가능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시스템과 매뉴얼과 확률로 통제해야 한다. 그런데 시스템은 경쟁 없이 독점되고 고립된 지역에서 먹히지 않는다. 선수단에 동료를 장악하고 과도한 권력을 누리며 감독을 길들이려는 자가 있다. 그런 선수가 시스템을 방해한다. 돈 많은 구단은 선수를 늘려 경쟁을 붙이는 방법으로 사조직의 등장을 막는다. 키움은 젊은 구단이라 꼴통고참이 없지만 과거 박동원이 조상우를 데리고 한 짓이나 주장이었던 이택근의 문우람 폭행사건을 보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시스템의 정착이 쉽지가 않은 거다. 문제는 대중의 착각이다. 봉건적인 보복야구를 매우 좋아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보복이야말로 공평한 제도라고 믿는 바보가 많다.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무슨 야구시합에 수학자가 들어와 난리를 쳐? 스탯은 얼어죽을. 이런다. 롯데야구와 기아야구의 몰락현장을 보고도 그들은 깨닫지 못하는 거다. 엘롯기삼 수렴의 법칙이 있다. 안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복수로 세상을 다스릴 수 없다. 시스템 야구를 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공무원 야구로 망치기도 한다. 복수야구도 아니고 공무원 야구도 아닌 제대로 된 확률을 통한 리스크 관리는 어렵다. 리스크는 마이너스다. 마이너스만 관리하기다. 공무원은 플러스를 하려고 한다. 연봉을 깎아 구단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자신이 일을 했다는 플러스 증거를 만들어낸다. 윗사람이 봐서 '일한 티가 나는구나.' 하도록 눈에 보이는 증명이 필요하다. 그러다가 망한다. 확률적 리스크 관리는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다. 잠복한 마이너스를 마이너스하므로 표시나지 않는다. 겉으로는 운이 좋아서 승승장구한 것으로 보인다. 플러스를 마이너스하면 보이는데 마이너스를 마이너스하므로 즉 표면화되지 않은 잠재적 불안요소를 제거했으므로 팬들이 알 수 없다. 정치를 해도 그렇다. 김정은의 핵위협은 마이너스다. 북한의 핵위협을 마이너스했는데 국민은 알아채지 못한다. 보이지 않으니까. 시스템은 표면에 드러나는 플러스가 되면 이미 망한 거고 보이지 않는 마이너스를 마이너스하는 방법으로 관리되는 것이며 국민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므로 평론가들이 짚어줘야 하는데 조중동 한경오가 그걸 짚어낼 안목이 있을 리 없다. 국민이 알아주지 않으면 누가 권위주의를 제거한 노무현의 업적을 알아주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