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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604 vote 0 2019.02.18 (14:46:38)

      
    정신과 의식


    정신은 너와 나의 경계를 지우고 의식은 반대로 경계를 만든다. 정신의 임무는 고립을 피하여 외부와 연결하고 환경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것이며 의식의 임무는 피아구분을 하고 내부적으로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다. 정신이 진보라면 의식은 보수라 하겠다. 정신은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의식은 안에서 살림한다.


    정신은 자유롭게 열려야 한다. 환경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의식은 반대로 묵직하게 닫혀 있어야 한다. 역사의식과 정치의식에 시민의식을 가져야 하고 괴력난신을 멀리해야 한다. 선비의 지조와 무사의 결기가 있어야 한다. 굳은 심지가 있어야만 한다. 남들에게 아부하고 알랑거리는 태도는 곤란하다.


    피아구분이 없는 사람이 있다. 원수를 사랑하고 전두환을 이뻐하라는 식이다. 위험하다. 매사에 편가르기를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누가 자기편이고 적인지 모르는 사람도 곤란하다. 오지랖 넓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 태도라면 더욱 곤란하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하고 이는 부부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지켜야 할 영역이 있고 경계가 있다. 답은 우선순위다. 순서는 먼저 열고 다음 닫는 것이다. 먼저 받아들인 다음 아닌 사람을 걸러내야 한다. 선진보 후보수다. 전체는 열고 부분은 닫는다. 선전체 후부분이다. 전략은 열고 전술은 닫는다. 전전략 후전술이다. 적절한 열고닫기로 마음의 에너지를 조율할 일이다.


    그러나 어린이는 다르다. 여기서 문제다. 어린이가 모르는 사람을 따라간다면 위태롭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피해야 한다. 어린이는 밖으로 열어젖히는 정신의 역할을 엄마가 대신해주는 것이다. 어린이는 원래 정신이 없고 엄마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엄마의 마음은 열려있어야 하고 자녀의 마음은 닫혀있어야 한다. 


    문제는 어릴 때의 닫아거는 습관이 평생을 간다는 점이다.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경고가 자신과 피부색이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신분이 다른 사람을 경계하라는 말로 확장된다. 인생으로 보면 젊은이는 열어놓는 게 맞고 노인은 닫아거는 게 맞다. 젊은이는 에너지가 있으므로 외부와 연결하여 에너지를 흡수해야 한다. 


    노인은 에너지가 없으므로 아껴야 한다. 에너지는 강한 쪽으로 쏠리는 법이다. 부자와 빈자가 이웃해 살면 빈자의 에너지가 부자 쪽으로 흘러간다. 이는 자연법칙이다. 그러므로 국가에서 개입하지 않으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욱 빈자가 된다. 자본주의 무한경쟁으로 가면 국가는 내부분열로 자멸한다.


    자본주의 경쟁과 사회주의 보호가 적절히 조율되어야 한다. 젊은이는 문을 열 수록 에너지가 들어오고 노인이 문을 열면 에너지가 빠져나간다. 원래 세상에는 이렇듯 모순된 두 법칙이 존재하는 거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는 정책의 우선순위 문제일 뿐 어느 하나를 완전히 배척할 수 없다. 다만, 언제나 진보가 먼저다.


    젊은이가 문을 열면 친구를 사귀고 노인이 문을 열면 도둑이 털어간다. 그러므로 선진보 후보수다. 젊은이는 진보가 맞고 노인은 보수가 맞다. 문제는 어린이다. 어린이는 어느 면에서 노인과 같다. 어린이는 약하므로 에너지를 뺏긴다. 유괴당하는 수 있다. 그러므로 어린이는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는 보수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린이의 보수습관이 평생을 가서 변희재로 되는 수 있다. 어린이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부모에 딸린 존재다. 소년이 되면 독립해야 한다. 소년은 친구가 있으므로 강하다. 환경과 상호작용하면 소년이 이긴다. 강자 포지션에 서야 한다. 문제는 부모가 소년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


    부모에게 에너지를 의존하는 버릇이 사람을 보수화시킨다. 조로하는 셈이다. 한국의 사정도 이와 같다. 한국은 상당 부분 미국에게 에너지를 의존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소년이다. 독립해야 한다. 일본의 지배를 받고 박정희 억압을 받고 미국에 의존하는 버릇 뜯어고쳐야 한다. 외국과 경쟁하면 한국이 이긴다. 


    문제는 패배주의다. 문을 열면 이기는데 문을 닫아걸자고 주장하는 가짜 진보가 문제다. 스크린쿼터 폐지하면 충무로 망하고 일본문화 개방하면 한국문화 망한다던 쇄국주의 노파심 진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과 독재의 시련을 거치며 피해망상증 걸린 할아버지 진보를 퇴출시켜야 한다. 이기는 진보가 진짜 진보다. 


    정신은 자유로워야 하고 의식은 강단 있어야 한다. 외유내강과 같다. 외부에 대해서는 부드러워야 하고 내부에 있어서는 강력해야 한다. 밖으로 정신을 열고 안으로 의식을 굳힌 다음에 의도를 태우고 생각을 진행시키고 감정을 표현하기다. 이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조달하고 안에서 처리하는 절차다. 에너지의 결대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2.19 (14:03:55)

"정신의 임무는 고립을 피하여 외부와 연결하고 환경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것이며 의식의 임무는 피아구분을 하고 내부적으로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다. 정신은 자유로워야 하고 의식은 강단 있어야 한다."

http://gujoron.com/xe/106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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