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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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104 vote 0 2018.04.14 (16:24:09)

 

    오해하는 사람이 있어서 하는 말이지만 이곳은 특별한 공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주지시키고자 한다. 이곳은 구조론이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방향이 맞지 않는 사람은 관리자를 번거롭게 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퇴장해주기 바란다.


    이곳은 다양한 또라이들이 모여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곳이 아니고 구조론자들이 모여서 구조론을 키워가는 곳이다. 자신이 이곳에 맞는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인지 알아내는 방법은 이런 거다. 김동길들이 주로 쓰는 꼴통언어 있다.


    ‘뭐가 우려된다’거나 ‘뭐가 걱정된다’거나 하며 꼰대냄새 풀풀 나는 보수꼴통의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구조론연구소에서 퇴장되어야만 할 사람이다. 그들은 구조론의 적이다. 누누이 말했지만 구조론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컨트롤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고르는 자가 되지 말고 어떤 상황이든 포기하지 않고 맞대응하여 이겨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입에 맞는 떡은 원래 없다. 불완전해도 양념을 쳐서 맛을 끌어내야 한다. 바둑으로 말하면 이창호 국수의 반집승부와 같다.


    하수들은 불안해 하며 미리 상대방의 대마를 죽여놓으려 한다. 적이 크기 전에 밟아놓자는 식이다. 보통 그렇게 하다가 도리어 상대방을 키워주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정치의 역설이다. 히틀러도 그렇게 컸고 차베스도 그렇게 컸다.


    반면 이창호는 쉽게 적의 대마를 잡지 않는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도 건너지 않는다고 했다. 그게 강심장의 방법이다. 간이 큰 사람이라야 반집승부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천하인의 기개다. 소인배의 조마조마함을 버려야 한다.


    '나는 소인배라서 걱정되어 못살겠네' 하며 자기소개 하지 말고 그냥 나가면 된다. 이 글이 소인배들에게 보여줄 글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를 이해해야 한다. 국민은 언제라도 정치인을 컨트롤 하려고 한다. 정치판을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선택하지 않고 만만한 사람을 선택한다. 그러므로 결함이 있는 후보가 쉽게 성공한다. 김영삼은 바보라서 떴고 김대중은 천재라서 고생했다. 노무현을 꼴통노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투표했다. 왜 그들에게 꼴통으로 찍혔겠는가?


    이회창은 완벽한 엘리트 이미지라서 망한 것이다. 안철수도 바보인 척해서 떠보려고 저러는 건데 진짜 바보라는 사실을 들켜서 망했다. 왜 유권자들은 트럼프처럼 결함있는 사람을 지지하는가? 힐러리는 유권자들에게 곁을 내주지 않았던 거다.


    힐러리의 잘못이 1이라면 트럼프의 잘못은 100이지만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잘못에 관대하고 힐러리의 잘못에는 엄격하다. 왜 그럴까? 그게 정치의 본질이다. 정치는 시스템이다. 완벽한 시스템에 에러가 났다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이제부터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고 하면 가산점을 준다. 노무현은 꼴통으로 찍혀서 떴고, 이명박은 사기꾼으로 찍혀서 떴고, 박근혜는 에미애비 없는 고아라 해서 떴다. 문재인은 완벽하지만 당선되기 전에는 '문어벙'으로 오해되어 떴다.


    단점이 있는 인물이 도리어 뜨는 것이다. 그러므로 폭로전으로 과거를 들추어 재미를 본 일은 없다시피 하다. 폭로라고 하면 초원복집 폭로가 유명하지만 김영삼이 도리어 이득을 보았다. 이명박은 다양한 폭로가 나왔는데도 더블스코어로 떴다.


    다스의 진실이 밝혀지고 김윤옥의 명품백이 밝혀졌어도 이명박은 당선되었다. 그럴 때 이명박은 딱 한마디만 하면 된다. ‘이명박 죽이기’입니다. 이 말 한마디면 무조건 당선된다. 마찬가지로 강준만은 ‘김대중 죽이기’로 김대중을 살려냈다.


    국민은 약자를 편든다. 진짜 약자는 따로 있는데 무조건 폭로를 당하는 사람을 약자로 본다. 민간인 사찰도 총선직전에 폭로되었는데 그걸로 이명박이 재미를 봤다. 국정원 댓글사건도 셀프감금 초식을 시전하여 도리어 박근혜가 재미봤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이기는게 정치판이다. 이게 한두 번이 아니고 무수히 반복되어 왔다. 그 절정은 트럼프였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듀카키스는 아버지 부시의 저질공격에 신사적으로 나가다 망했다. 그런 때는 강하게 받아쳐야 한다.


    ‘이게 다 듀카키스 죽이기입니다.’ 하고 부시의 비리를 폭로하며 맞불을 질렀어야 했는데 도덕군자 행세를 하다가 조용하게 가라앉았다. 미국 유권자는 부도덕했다. 그들은 도덕군자를 싫어했다. 꽉 막히고 활력없는 사람이라고 여긴 것이다. 

    위기에 대범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면 이긴다. 활력을 보여주면 이긴다. 포기하지 않고 덤비는 싸움닭 모습을 보여주면 이긴다. 그 맞대응 과정에 유권자가 끼어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치가 유권자에게 곁을 내주는 방법인 거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유권자의 권력의지다. 유권자는 정치판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며 그 방법은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며 그래서 점잖은 신사보다 결함있는 인물을 원하는 것이며 시스템에 갇힌 사람보다 시스템을 세울 사람을 선택한다.


    한마디로 유권자가 갑질하려고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폭로에 의해 선거판이 결정되면 유권자는 자신이 바보되었다고 여긴다. 폭로한 사람이 선거판을 유린하고 갖고 놀았다고 보는 것이다. 폭로한 사람이 결과를 다 결정한다면 선거는 왜 하나?


    장세동처럼 내가 입만 열면 어찌 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유권자는 가장 싫어한다. 유권자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결함있는 인물을 키워서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러한 유권자의 의도에 딱 맞는 인물이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결함있는 인물이었고 그래서 민주당으로부터 배척되었고 후단협이라는 시스템에 공격받았다. 시스템을 장악한 이인제에게 억압받았다. 그래서 키워줬더니 과연 컸다. 노무현이 커주었기에 문재인이 계승한 거다. 의도대로 된 것이다.


    이명박근혜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당선되기 전에는 제법 하는듯이 보였지만 당선된 날부터 잠만 잔 사람이 박근혜다. 왜 박근혜는 크지 못했을까? 시스템을 적대했기 때문이다. 정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에 갇히면 안 되고 적대해도 안 된다.


    안철수가 쓰는 정치혐오 수법이 그렇다. 정치혐오는 시스템 혐오다. 시스템을 비판하면 인기를 얻지만 시스템을 떠나면 허무한 것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폭파하겠다고 선언하면 허경영의 인기를 얻지만 진짜 폭파한다면 허무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 자민당의 방법을 써야 한다. 그것은 적을 크기 전에 짓밟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살살 달고가면서 반집승을 노리는 거다. 계속 이겨가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겁먹지 말아야 한다. 천하인의 기개로 싸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크기 전에 미리 밟아버리고 편안하게 가겠다는 생각이 소인배의 오만함이다. 자민당은 과반수도 이루지 못하지만 정권을 뺏기지 않는다. 공명당과 손잡고 어떻게든 집권한다. 우리는 친문과 비문이 균형을 이루고 비문을 야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홍준표를 제거하려면 민주당 안에 야당이 있어야 한다. 박근혜가 야당노릇을 하는 바람에 이명박이 공짜 먹은 것과 같다. 1퍼센트의 지지도 받을 자격이 없는 인간 쓰레기 홍준표가 아직도 상당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단 하나 대체재의 부재다.


    우리는 그 대체재를 야당이 아닌 여당 안에서 찾아내야 한다. 국민의 관심을 야당이 아닌 여당 안의 비문으로 모아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장기집권 하는 방법이다. 국민은 어떻든 균형을 원하지만 국민의 균형은 우리가 생각하는게 아니다.


    트럼프를 찍은 다수 유권자는 사실 힐러리에게 살짝 경고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찍고 보니 당선되어 버렸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도 트럼프 찍은 것이다. 우리가 이창호의 반집승부로 아슬아슬하게 가야지만 그런 엉뚱한 투표를 안 한다.


    언론이 일방적으로 힐러리 편을 드니까 미국 유권자들이 힐러리의 압승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국민은 균형감각을 발휘하지만 그게 진짜 균형은 아니다. 정밀하게 핸들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좋은 사람 모아놓는다고 좋은 정치 되는게 아니다.


    조합이 맞아야 하고 궁합이 맞아야 한다. 공격수도 있고 수비수도 있어야 한다. 다양한 캐릭터가 들어와줘야 한다. 지금 가장 위험한 변수는 문재인의 높은 지지율이다. 문재인 지지율이 높다고 국민이 진심으로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는 문재인을 반대할 구실을 못찾았기 때문이다. 구실만 생기면 바로 등을 돌리는게 변덕스러운 유권자다. 오바마의 높은 지지율이 힐러리에게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만 한다.


    오바마는 훌륭하다. 그러므로 힐러리는 오바마를 계승할 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다. 만약 힐러리가 뭔가 변화를 주려고 하면 민주당이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오바마가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놨는데 왜 건드려? 힐러리는 재미없다. 트럼프 찍었다. 


    유권자는 결국 자기 자신을 찍는다.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찾는 것이다. 자신에게 결함이 있기 때문에 결함있는 정치인을 선택한다. 노무현은 천재다. 그러나 유권자는 꼴통이라고 오해하고 찍었다. 문재인 역시 천재에다 완벽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유권자는 문어벙으로 오해하고 찍었다. 반집으로 이겨야 진짜 이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판이 아슬아슬해야 유권자가 갑질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압도적으로 이겨버리면 보나마나한 선거가 된다. 그 경우 유권자는 흥미를 잃는다.


    51 대 49로 아슬아슬하게 가면 유권자는 결과가 자신의 한 표에게 달렸다고 믿고 매우 즐거워 한다. 겉으로는 51 대 49로 보이지만 내막적으로는 압도적인 탄탄함을 갖추어야 하며 그러려면 시스템으로 이겨야 하는데 국민은 시스템이 싫다.


    시스템으로 가되 반시스템적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오바마다. 그는 매우 시스템적인 인물이지만 피부색 때문에 이방인처럼 보였다. 시스템을 존중하면서도 이방인처럼 보이는 인물이 노무현이다. 그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존중했다.


    그러나 상고 나왔다는 이유로 시스템과 맞지 않는 인물로 여겨졌다. 그런 인물을 발굴하고 변방에 두루 포진시켜야 한다. 그러면서도 시스템의 통제가능성 안에 있어야 한다. 안철수는 이명박근혜들과 마찬가지로 시스템과 맞지 않는 쓰레기다.


    시스템과 맞지 않는 인물이 뜨면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 김영삼 가자 민정당 죽고 이명박 가자 한나라당 죽고 박근혜 가자 새누리당 죽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살아있다. 민주당을 계승하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인물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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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레프티

2018.04.14 (20:05:28)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글에 항상 배움이 있어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레벨:2]키아누

2018.04.16 (21:23:24)

지방선거를 통해 한방에 날려버리겠다거나 하는건 하수죠. 상대를 얕보는 거니까. 그들 나름의 생명력을 인정하고 신중하게 가는게 맞을듯

[레벨:0]광개토

2018.04.17 (11:30:52)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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