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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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468 vote 0 2014.04.09 (17:46:30)


    안철수의 어영부영


    노동자가 파업하는 것은 많이 봤어도, 사용자가 파업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역사에는 제왕들도 파업을 한 일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명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은 만력제의 30년 파업이다.


    조선에서는 연산군과 광해군이 의사결정 과정에 조정을 거치지 않는 식으로 부분파업을 하다가 쫓겨났는데, 그래도 만력제만큼 30년씩 장기파업은 하지 않았다. 정치 하려면 역사를 배워야 한다.


    왕도 파업하면 쫓겨난다는 거다. 안철수의 공천거부는 정치파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당은 사천을 막고 공천하기 위해 존재한다. 정당이 공천하지 않으면 조폭이 그 빈 자리를 메운다.


    지금도 토건족이라는 이름으로 기초는 조폭이 먹고 있지만, 무공천하면 백퍼센트 조폭이 먹는다. 여성과 장애인과 소수자는 출마의 기회가 없다. 시장과 구청장이 깡패세상 되면 광역도 죽는다.


    시장과 구청장이 모두 깡패인데 도지사인들 힘을 쓰겠는가? 힘들더라도 정도로 가야 한다. 어떤 이유로도 공천거부는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위헌적이다. 대한민국 국체를 부정하는 공산당 짓이다.


    무공천은 대중의 정치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며, 집권을 위한 새누리의 꼼수다. 이 꼼수를 물고늘어지는 안철수의 행동 역시 꼼수다. 새누리 꼼수를 새정련 꼼수로 응징하는 꼼꼼전투다.


    ###


    역사는 힘을 가진 자의 단기전을 팀을 가진 자의 장기전이 이겨가는 과정이다. 힘을 가진 자는 재벌과 군부다. 팀을 가진 자는 지식인과 노동자다. 양자의 대결이 보수와 진보의 모양새를 가진다.


    팀으로 힘을 이기는 것이 진보다. 그것이 정의이며, 그것이 역사다. 팀을 이루려면 지식인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식인은 중원으로 나와야 한다. 바깥으로 크게 연대하여 큰 세력을 일구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 유비와 조조의 대결만 해도 그렇다. 동탁이 개판치자 지식인이 남하하여 형주에 몰려 있었다. 유비가 형주의 지식인집단을 회유한 것이 제갈량 기용이다.


    형주를 발판으로 삼아 외곽으로 크게 연대하여 커다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당시 형주 일대 지식인들 다수에게 합의된 계책이었다. 그러나 관우가 형주를 잃자 연대의 발판은 사라지고 말았다.


    서촉은 위나라의 1/10에 불과하다. 사람도 없고 교통도 불가능하다. 궁벽한 곳에 숨어서는 폭넓게 연대할 수가 없다. 이심전심으로 연결되어 있던 오나라와 위나라의 지식인은 흥미를 잃고 말았다.


    서촉이 형주를 잃은 시점에서 끝난 것이다. 이후 모든 것이 개판이 되었다. 더 이상 인물도 없고, 영웅도 없고, 재미도 없다. 지식인의 팀과 패권의 힘 사이에서 누가 이길까 하는 흥미는 사라졌다.


    서촉에 들어간 지식인들은 슬금슬금 빠져나와 고향으로 갔을 것이다. 더 이상 서촉에 인물은 나지 않았다. 제 2의 관우와 장비, 제 2의 제갈량은 없었다. 지정학적 구도에서 완전히 끝나버렸다.


    역사에는 영웅이 떼로 일어나는 시점이 있고 반대로 머저리들만 득실대는 시점이 있다. 컨셉이 주어지면 영웅이 몰리고 컨셉이 죽으면 영웅은 사라진다. 한 순간에 소인배만 궁궐에 가득차게 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진보는 궁상떨며 점차 궁벽한 곳으로, 외진 곳으로, 막다른 곳으로 가려한다. 작은 건수로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 안철수의 꼼수는 꼼살스럽기가 그야말로 허경영을 뺨친다.


    지식인은 곧 죽어도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서 작은 물로 쏠리고 만다. 사실 제갈량도 인구 100만 정도의 소국인 촉이었기에 멋진 재상정치를 성공시킨 것이다.


    중국역사에 재상정치는 관중과 제갈량 이외에 성공사례가 잘 없다. 법치주의에 토대를 둔 제갈량의 재상정치가 당시로서는 가장 진보적이었기에 지식인들이 열광하여 유비를 강력하게 지지한 거다.


    역사를 논하는 자 중에 조조의 진보성을 논하는 자 많아도 유비의 진보성을 말하는 사람은 잘 없다. 한을 재건한다는 명분은 핑계에 불과하고 촉의 진짜 명분은 지식인 우대이며 결과는 재상정치다.


    제갈량만큼 전권을 휘둘렀던 재상은 관중 외에 중국사에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 조선에서는 의외로 정승들이 상당히 힘을 쓴 흔적이 보인다. 명재상은 아니라도 왕이 신하와 권력을 제법 분담한다.


    무엇인가? 아마 일본의 경우라면 재상정치의 성공사례가 더 많을 것이다. 일본의 다이묘들은 글자를 몰랐기 때문에 정치를 재상에게 맡기는 수 밖에 없다. 나라가 작을수록 재상정치가 먹히는 거다.


    그러므로 지식인은 작은 틈새로 숨어, 작은 공간에서 작은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어한다. 김두관도 작은 남해군이면 멋진 군수가 될 수 있다. 큰 경남도가 힘겨울 뿐이다. 작은 곳으로 숨어들자.


    지식인의 이러한 작은곳 생존본능이 정치를 망치고 있다. 물론 지식인이 풀뿌리 정치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대권을 놓치면 그건 또 아니지 않은가?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작은 곳에서 조그마한 이상향을 건설하기보다는 큰 천하로 나아가서 큰 인류와 보조를 맞추며 진보를 꽃피워야 한다. 큰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으로 진출해야 한다.


    안철수의 행태에서 3류지식인의 작은 곳 꼽살이 생존본능이 관찰되어 씁쓸하다. 큰 무대에서의 큰 승부를 두려워 말라. 정치는 의사결정이다. 결정하는 자가 이긴다. 국민에게 물어보면 진다.


    결단하고 책임져라. 싫으면 관둬라.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4.04.09 (22:22:03)

그릇이 작으니 보는 사람이 갑갑합니다.

한길이나 철수나 동네 골목 대장들.

이런 넘들 데리고 뭘 하겠습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4.04.09 (22:23:52)

DJ는 96년 욕을 먹으면서도 정계복귀를
감행했고 이후 DJT연합를 성사시켰습니다.
역시 안철수에게는 그런 과감성있는 결단을
요구한다는 것은 어렵겠네요
만약 당시 안철수라면 국민의 의사를 묻겠네
당원의 뜻에 따르겠네 하면서 시간만 끌다가
결국 이회창에게 졌을겁니다.

원래 정치인의 결정은 누군가에게 칭찬을
누군가에게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안철수는 모두에게 칭찬받으려 애쓰는
모범생같아서 어떤때는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레벨:14]해안

2014.04.10 (00:22:22)

1+1=2

이것 밨에 몰라요!!


주머니 쌈지-돈만 만지작 거리죠!

[레벨:5]msc

2014.04.10 (13:21:11)

결단력을 가져야 책임있는 일들한다,,,,맞아요,,,하도 눈치들만 보구사는 사회가 됐어요,,,이눈치,,,저눈치,,,,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4.04.10 (15:57:36)

철수들을 위한 참 좋은 글 그 이상일진데 이 무리들은 귀가 있는지 눈이있는지 좀 듣고 읽을 지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홍신

2014.04.14 (04:48:13)

안철수, 박근혜, 문재인 나이를 비교해보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한 턴 쉬고 깝쳐도 되오. 하하하

기초무공천이란는게 지역 토호 세력 (시장, 법원장) 때문에 오히려 더 후보들이 부패한 인사들이 올라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기존의 정치인들이 자리가 없어져서 위로 올라오려고 난리를 칠 거라는게 요지인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4.14 (10:31:15)

민주주의가 되려면 젊은이가 권력을 잡아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구조에서는 당연히 젊은이가 권력을 잡습니다.


그러나 특수한 국가, 특수한 환경, 고립된 지역, 과도기 상황에서는 기득권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 경우는 절대로 민주주의가 안 됩니다.


민주주의가 만능이라는 망상은 버려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구조가 있는 거죠. 


민주주의는 굉장히 많은 전제조건을 필요로 합니다.

민주적으로 하면 지구당위원장이 독재권을 가져야 합니다.


민주국가는 현역은 자동으로 재공천입니다.

민주국가가 실제로는 민주적이지 않다는 말입니다. 


중앙에서 공천하는게 아니고 지구당위원장이 맘대로 공천하고 중앙에서는 승인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적으로 하면 완전 개판 됩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도 아니고 이상한 변종인데 특수상황인 거죠.

이러한 객관적 현실을 인정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제대로 하려면 개헌까지 가야 합니다.


왜곡된 상부구조를 그대로 두고 하부구조를 억누르는 식은 개혁이 아니라 말장난이죠.

진짜 제대로 하려면 개헌해서 중대선거구제, 독일식 명부제 해야 합니다. 


왜 큰건 안건드리고 작은거 건드립니까?

비겁한 거죠. 


한국에서 완전한 민주주의 하는 방법.


1) 먼저 남북통일을 해야 합니다... 아 여기서 막혔네요. 포기하죠.


구조론은 연역이고 상부구조부터 건드리는데 한반도의 상부구조는 통일문제죠. 

그렇다 해도 부분적 민주화 가능한데 개헌 않고 되는 수 없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4.14 (10:44:42)

제목 없음.jpg


철수형 요즘 잘 나가네.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4.14 (11:23:19)

"그쪽 테이블 마음에 드는데, 합당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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