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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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180 vote 0 2009.01.25 (23:47:32)

‘아뿔싸! 소대장이 고문관이다’
'구조적으로 사고하기를 훈련하라'

미국인들의 63프로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정당한 군사행동’으로 여긴다는 보도를 접한다. 한심한 일이다. 정당하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정당한 군사행동이면,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오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경찰의 무력진압이 정당한 것이면, 죽은 철거민이 다시 살아돌아오는가? 이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다. 공허한 자기위안일 뿐이다. 중요한건 그들의 무능이다. 그들은 끝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총을 사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만약 미국이 이라크에 전비로 쏟아부은 수천 조의 돈을 제 3세계를 지원하는 경제프로그램으로 돌렸다면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평화로와졌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존경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존재.. 인류문명, 그 진보의 앞길에 똥차가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이다. 때문에 성능좋은 뒷차가 씽씽 달려주지를 못한다. 답답하고 원통할 뿐이다.

그들은 막대한 돈을 쓰고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단지 사람을 수 십만명 죽였을 뿐이다. 전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일부는 여전히 탈레반 수중에 있다. 쫓겨간 러시아군처럼 미군은 조롱받고 있다.

그들은 ‘정당하다’고 항변한다. 무엇이 정당하다는 말인가? '정당방위' 개념을 연상할 수 있다.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의미다. 하마스의 로켓공격에 대응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고, 철거민의 농성에 대해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거다.

그래서 물리력 행사 외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는 거다. 그게 바로 무능이다. 어쩌지 못하는 것, 미국은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이 무슨 신통한 수를 보여줄것인가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는 세계 앞에서.

그 무능 때문에 미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존경심은 사라져 버렸다. 권위와 체통을 잃은 것이다. 미국은 세계를 실망시켰다. 세계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았지만 거기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야말로 브라질팀이 이류팀에 박살나고, 효도르가 무명선수에게 아구통 나가고, 최홍만이 쫄아서 펀치 한번 못내밀고.. 그 이상의 급실망이다. 볼것도 없고 배울것도 없다. 감동도 없고 쾌감도 없고 교훈도 없다.

하긴 어쩔 수 없는게 맞다. 그 지능으로, 그 수준으로, 그 능력으로 어쩌겠는가? 어쩔 수 없다는 건 포기했다는 거다. 그들은 포기한 것이다. 리더의 체통도 권위도. 왜? 무능하니까. 그 포기한 자들에게 권한을 주어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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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관점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도 권한은 책임을 따라간다. 권한이 있는 쪽에 책임이 있는 거다. 아버지와 아들이 둘 다 잘못했으면 당연히 아버지 책임이다. 아버지에게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권력(勸力)의 권(權)은 저울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저울에 달아서 파는 것이다. 거래가 잘못되었다면 저울을 가진 판매자 책임이다. 속아서 산 소비자는 잘못이 없다. 절대적으로 저울을 가진 자가 책임져야 한다.

소비자는 자유롭게 이의를 제기할 뿐 그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질 이유가 없다. 반면 판매자는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 그 가격이 타당한지, 그 원재료가 국내산이 맞는지를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

누가 저울을 가졌는가? 누가 권한을 가졌는가? 여러 방법 중에서 누가 선택권을 행사하여 그 방법으로 결정했는가? 여당과 야당이 다 잘못했으면 여당책임이다. 룰러인 그들이 저울을 가졌기 때문이다.

경찰과 철거민이 다 잘못했으면 경찰책임이다. 그들이 그 방법과 다른 방법 중에서 저울질하여 하필 그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럿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으며 잘 선택했어야 했다. 그러나 최악의 선택을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다 같이 잘못했으면 명백히 이스라엘 책임이다. 선과 악은 상대적 개념이지만 무능은 절대적 개념이다. 선과 악은 변명할 수 있다. 선량한 시민과 흉기를 든 강도는 구분하여 대응하는게 맞다.

그러나 무능은 다르게 판단될 여지가 없다. 그들은 바보였으며 바보같은 짓을 했다. 그들은 침착하지도 않았고, 슬기롭지도 않았으며, 인내심을 발휘하지도 않았고, 진정한 용기도 보여주지 않았다. 결과는 최악으로 나타났다.

군대에도 고문관이라는 것이 있다. 그들은 항상 사고를 친다. 물론 고문관에게도 변명은 있다. 핑계는 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신임 소대장이 고문관이면 최악이다. 이가 갈리는 상황이 있다. 다들 경험하지 않았던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 위에 교착되는 이항대립-흑백논리-단선적 사고를 극복하고 구조적 사고, 입체적 모형의 사고로 전환하면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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