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통령과 윤지오의 싸움 1992년 10월31일 방일영 전 회장의 고희 기념 잔치에서 사원대표였던 신동호 스포츠조선 사장은 다음과 같은 축사를 읽었다. “낮의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분이 계셨지만 밤의 대통령은 오로지 회장님 한 분이셨다.” 이 연설문은 1992년 11월7일자 조선일보 사보에도 실렸다. [미디어오늘] 아뿔싸! 국민이 오해한 것이다. 박정희가 방일영에게 붙여준 ‘밤의 대통령’이라는 칭호는 조선일보 사주가 밤중에 뒤로 정치를 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가는 박정희에게 맞아 죽었을 것이다. 사실은 방일영이 밤중에 화류계 뚜쟁이 짓을 했다는 의미다. 그게 조선일보의 자랑이다. 옛날 화류계를 주름잡는 호걸들이 기생 머리 올리기 경쟁을 하곤 했는데 이를 한량질이라고 한다. 한량은 무과에 급제했으나 벼슬을 받지 못하고 대기하는 사람이다. 조선시대 후기에 무과 합격자를 너무 많이 배출한 폐단이 있어서 대개 벼슬을 받지 못하고 대기하며 술집을 드나들었다. 무반출신인 대전별감이 기생을 관리하므로 이들에게 잘 보여 벼슬 한자리라도 따내려면 기생집 단골이 되어야 했다. 조선시대에는 야간에 통행금지가 있었다. 무사들이 곳곳에서 순찰하고 있으므로 궁중을 출입하는 대전별감이 아니면 감히 야간에 기생을 데리고 통행할 수 없었던 거다.
융복을 입은 대전별감이 통행금지가 있는 야금夜禁시간에 기생을 안내하고 쇠푼을 얻어 챙기고 있다. [신윤복의 야금모행夜禁冒行] 고관대작 양반들이 기생을 부르면 대전별감이 기생을 호위하여 야금을 패스할 수 있었다. 원래 기생은 전원 지방출신이다. 평양기생, 진주기생은 있어도 서울기생은 없다. 지방기생이 정기적으로 서울로 파견되는데 직업이 궁중무용수이므로 화장하고 옷을 해 입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다. 왕이 비용을 주지 않으므로 대전별감이 기생을 챙겨야 했다. 그 풍습이 사라졌을까? 일본의 악습이 전해진 걸로 아는데 하릴없는 언론사 사장들이 먼저 기생과 동침해보고 정치인이나 재벌들에게 소개한다. 그게 밤의 대통령이 하는 일이다. 당시에 많았던 요정은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다. 원래 기생이 그렇다. 철저하게 사전에 소개받은 고객만 상대한다. 일반인이 돈이 많다고 해서 소개도 받지 않고 기생을 만나려고 했다가는 대전별감에게 끌려가서 곤장을 처맞는다. 머니투데이 사장이 윤지오에게 꽃을 건넨 것은 그 전통에 따랐던 것이다. 그들이 뚜쟁이 짓을 시도한 것이다. 악습이 오래 간다. 조선시대 기생문화와 일제강점기 요정문화가 방일영을 두목으로 하는 화류계 문화로 발전한 것이며, 그들만의 세계가 풍성했던 것이며, 한때는 김종필이 요정문화를 주도하는 실세였고 재벌은 돈만 가져다 바치는 호구였는데, 지금 비밀요정도 사라지고 악취만 남았다. 최고급 비밀요정 대원각이 성북동 길상사로 바뀌었다. 기생집을 사찰로 바꾸겠다는 대담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으니 기명이 진향인 법명 길상화가 법정에게 시주하여 길상사다. 그걸 받아들이는 법정도 한 사이코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절은 기생집에 지어야 제맛이지. 이런 거다. 시인 백석이 진향에게 바친 시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燒酒를 마신다 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그때는 시인도 기생이나 마찬가지여서 그 시인의 글을 독자에게 팔아주는 언론사 사주들의 인맥놀음에 이용되는 신세였던 것이다. 몸으로 시를 쓰는 기생이나 아가리로 성매매하는 시인이나 그걸 중개하는 밤의 대통령이나 거기에 출입하는 정치인과 재벌들이나 도긴개긴 아니겠는가? |
여자들이 아름다울때가 극히 제한적인 시기에 소급되는데,
한량들도, 재벌들도, 검새들도, 타이거 우즈도 왜들 집착하는지....왜가 아니라, 어떤 메커니즘이 있는지.
자기 내부의 문제가 밖으로 드러나면서, 무형의 집착을 하게 되는 형태로 보임. 관계라기 보다는, 일종의 집착으로 나타나는. 개인 분노 조절 장애.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극심한 자기 외로움과 연민에 빠져 있다는점.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그속에서 말이지.
여튼, 기생이라는 계급이 사라진 시대에, 화류계라는 대안이 생성되었던 80년대까지의 한국사회.
현재는 여권은 분출되지만, 아직 여권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형태로 나아가지 못한 시점. 여권 내부 자체도 분열되어있다는말.
길상사 기생집 백석 엿같은 나르시시즘 이야기는 여기 나오네요.
"악습이 오래 간다." - http://gujoron.com/xe/1080658
새로운 (좋은) 전통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겠지만, 악습을 없애는 게 좋은 전통을 남기는 방법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