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331 vote 0 2019.04.03 (13:27:53)

        

   잔인한 사월


    https://news.v.daum.net/v/20190403095844706


    영국의 올리버 크롬웰이 아일랜드를 침략했는데..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고 사정없이 초토화시키고 살인과 방화, 약탈을 동반하여 진압했다. 이때 죽어나간 아일랜드인들이 당시 인구의 1/4 정도였던 20~30만 가량이었다. 이 때문에 지금도 아일랜드에서 크롬웰은 아돌프 히틀러와 동급으로 증오받고 있다. 이 당시 가장 잔인했던 사건이 드로이다Drogheda 공성전으로, 1649년 어머니가 아이를 잡아먹을 때까지 드로이다 성을 포위한 뒤, 함락되자 같은 개신교도까지 포함해 남녀노소 2000명을, 그것도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나무위키]


    또다시 사월이다. 인간은 잔인하다. 섬에서 잔인성은 극대화된다. 왜냐하면 섬은 좁아서 도망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채면 극도로 잔인해지는 게 인간이다. 일본인들이 잔인한 이유는 섬나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백 년 전까지 마비키 살인전통에 따라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였다.


    중국인 1천만 명을 죽이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 영국인들이 잔인한 이유는 역시 섬나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억압은 근래까지 계속되었다. 아일랜드인뿐만 아니라 자국 시골 농부에 대해서도 그들은 잔인했다. 귀족들은 소작농의 농토를 빼앗아 도시 노동자로 만들었다. 노동자들에게도 잔인했다.


    5살 꼬마에게도 공장에서 일을 시켰다. 마르크스가 그 참상을 목격했음은 물론이다. 상황이 결정한다. 한국인들도 상대가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면 극도로 잔인해진다. 건륭제의 준가르 학살은 악질적이다. 준가르부족의 90퍼센트를 학살하여 멸족시켰다. 지금 위구르인이 그때의 준가르부족 처지가 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고립된 사막이 섬의 느낌을 준 것이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이 백인들에게 얻은 무기로 무장하고 이웃한 채텀제도를 침략하여 원주민 모리오리인을 학살하고 잡아먹은 예도 그러하다. 모리오리라는 이름으로 알 수 있듯이 마오리족과는 먼 친척이다. 이제는 사라진 민족이 되었다. 섬에 고립되면 인간은 점차 퇴행하게 된다.


    채텀제도를 다녀간 백인들이 모이오리인은 무기도 없고 싸울 줄도 모르더라고 마오리족에게 알려준 게 비극의 원인이 되었다. 인간이 잔인해지는 이유는 국민성이나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다만 잔인해도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잔인해지는 것이다. 섬이나 사막이나 두메산골 같은 고립된 지역에서 그런 비극성이 도드라진다.


    인간은 언제든 잔인해질 준비가 되어있는 존재다. 인간이 잔인하지 않는 이유는 잔인하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국인이 대륙에서 학살을 자행하면 피정복민이 다른 나라로 도망가서 열 배의 군대를 끌고 올 것이다. 잔인할 수 없다. 그런데 아일랜드 뒤쪽은 대서양이라서 끌고 올 군대가 없다. 그래서 잔인해지는 거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잔인해져도 되는 조건이기 때문에 잔인해지는 것이며 그러므로 잔인해도 되는 상황 자체를 막아야 한다. 잔인해도 되고 인간적이어도 되는 상황에서 인간은 백퍼센트 잔인해진다. 100명 중의 한 명이 잔인하면 그 한 사람이 집단의 의사결정권자가 되기 때문이다. 무뇌좌파의 고립주의를 경계하는 이유다.


    고립된 환경이 인간의 잔인성을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좌파 지식인들은 개인적으로는 인간적이지만 만약 그들의 소망대로 반미하고 반일하다가 고립되면 김정남을 죽이는 김정은이 되는 것이다. 원래 그렇다. 중국군에 포위된 위구르인이나 미얀마의 로힝야 사람들이나 모두 잔인성의 위기에 처해 있다. 놔두면 학살한다.


    잔인해지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지금 중국에는 위구르인을 다 죽여버리고 싶어서 안달복달하며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1억 명쯤 있다. 인간들이 그렇다. 위구르와 외부와 연결하는 길을 만들지 않으면 중국인은 백퍼센트 잔인해진다. 잔인성의 광기를 막으려면 물리적으로 사람을 섞어놔야 한다.


    경상도 학생은 호남에서 대학을 다니고, 호남지역 학생은 경상도에서 공부하게 해야 한다. 남녀분반 수업이 나쁜 이유가 그러하다. 단톡방에서 정준영 짓을 하는 것은 CC카메라가 없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분반수업을 하면 여자든 남자든 정준영 된다. 막을 것은 물리적으로 막아야 하고 섞을 것은 물리적으로 섞어야 한다.


    도덕에 호소하고 양심에 호소하는 간디정신은 조금도 먹히지 않는다. 지식인이 좋아하는 계몽은 효과가 없다. 이성은 결코 본능을 이기지 못한다. 개인은 각자 훌륭하나 세 명만 모이면 일제히 개가 된다. CC 카메라가 없는 단톡방에서 말이다. 그 폐쇄된 공간에서 가장 흉악한 자가 권력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생리다.


    도덕가들이 즐겨 써먹는 평판공격은 고립되지 않은 지역에서나 통한다. 원초적 잔인성은 인간의 본성이며 일정한 조건에서 방아쇠가 탁 하고 격발되는 것이다. 격발을 막는 방법은 외부와의 폭넓은 소통뿐이다. 물리적으로 외부와 연결하는 루트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성소수자와 같은 심리적 고립이라도 마찬가지다.


    모든 배타주의, 혐오주의, 님비행동, 문을 닫아거는 고립주의 행동의 이면에 잔인한 권력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챠우

2019.04.04 (00:03:58)

광주도 섬이었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4.04 (04:07:24)

"도덕가들이 즐겨 써먹는 평판공격은 고립되지 않은 지역에서나 통한다. 원초적 잔인성은 인간의 본성이며 일정한 조건에서 방아쇠가 탁 하고 격발되는 것이다. 격발을 막는 방법은 외부와의 폭넓은 소통뿐이다. 물리적으로 외부와 연결하는 루트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http://gujoron.com/xe/1077228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92 기생충의 역설 2 김동렬 2019-06-03 9294
1091 일베사학의 문제 2 김동렬 2019-06-03 23453
1090 성매매의 진실 2 김동렬 2019-05-27 8842
1089 국가의 근본 3 김동렬 2019-05-23 7948
1088 밝혀진 박근혜의 진실 2 김동렬 2019-05-19 9246
1087 이재명 판결을 보며 2 김동렬 2019-05-16 20918
1086 트럼프의 한계 2 김동렬 2019-05-15 8260
1085 화가 난 백인들 image 1 김동렬 2019-05-14 8283
1084 인간은 왜 종교에 빠지는가? 3 김동렬 2019-05-10 8512
1083 참 나쁜 동아일보 1 김동렬 2019-05-07 6058
1082 조응천 금태섭의 삽질 2 김동렬 2019-05-02 23838
1081 노무현 혁명과 이낙연 image 1 김동렬 2019-04-29 7038
1080 20대의 분노와 오마이뉴스의 착각 7 김동렬 2019-04-21 14348
1079 로타의 작업에 대해 2 김동렬 2019-04-18 24405
1078 탈덕하라. 팬들이여! 1 김동렬 2019-04-17 24166
1077 밤의 대통령과 윤지오의 싸움 image 3 김동렬 2019-04-15 8295
1076 로버트 할리 딜레마 2 김동렬 2019-04-10 7408
1075 정의당 잡아먹는 민중당 4 김동렬 2019-04-05 9217
» 잔인한 사월 2 김동렬 2019-04-03 10331
1073 황교안 이낙연 유시민 2 김동렬 2019-04-02 7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