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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763 vote 0 2023.11.27 (19:28:52)

김작가 글 펌
11/27 이탄희와 윤성민(서울의 봄 참모차장)
영화 '서울의 봄'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은 본 글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1.
영화 '서울의 봄'에서 가장 발암 캐릭터는 국방장관과 육군참모차장이다. 영화 자체가 80%의 사실과 20%의 각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가 성공한 이유는 저 두 사람의 공(?)이 매우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2.
정승화 계엄사령관이 참모총장 공관에서 전두환의 똘마니 허삼수와 우경윤에게 납치되고, 육군의 넘버2인 참모차장 윤성민에게 지휘권이 넘어간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윤성민은 반란군이 서울을 향해 진군하고 있는데 반란군의 넘버2 노태우와 협상을 시도한다.
3.
윤성민은 반란 발생 초기만 하더라도 무력으로 반란군을 진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게 지휘를 했다면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4.
그런데 뜬금없이 '북한의 남침도발'에 대한 우려와 "아군끼리 총을 겨누면 되겠느냐?"는 논리로 노태우와 쌍방간에 공수부대 병력을 후퇴시키자는 협상에 동의를 해 버린 것이다.
5.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과, 정병주 특전사령관, 김진기 헌병감 등이 반대했지만 윤성민 참모차장은 끝내 이를 무시하고 9공수 여단을 후퇴시켰다. 반면 전두환의 충복 박희도는 제 1공수를 몰고 육본을 점령했다. 윤성민의 이 판단은 12.12 군사 쿠데타 성공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6.
나는 최근 선거법 관련해서 이재명 대표가 연동형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연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탄희를 보면 서울의 봄에 나오는 윤성민이 생각이 난다.
7.
이탄희는 위성정당금지법을 당론으로 통과시키면 지난 총선 때 같은 위성정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안 만들 것이라는 이탄희의 논리구조는 반란군이 1공수를 후퇴시킬 것이라는 윤성민의 믿음과 동일하다.
8.
이탄희 주장의 핵심은 민주당은 신당에게 비례의석을 양보해도 국민의힘도 위성정당을 만들지 못할 것이니 1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대놓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설령 선거에서 패배한다고 한들 선거법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구조다.
9.
한 마디로 정신나간 주장이다. 반란군이 밀고 들어오는데 북한 남침을 걱정하고 아군끼리 내전 발생하면 안된다는 윤성민의 주장과 너무 똑같은 것이다.
10.
지금 시민은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하루하루 극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국회의석의 1당까지 국민의힘에 내주면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도대체 어떻게 견제하겠다는 것인가?
11.
이탄희는 이렇게 현실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상향만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정치 때려치우고 인권변호사를 해라. 혹은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해라. 그 안에서 얼마든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상을 실천하라는 말이다.
12.
한편 12.12 군사쿠데타 성공에 결정적 판단을 내린 윤석민 참모차장은 전두환이 대통령을 하던 1982년부터 1986년까지 국방부 장관을 했고, 1987년 퇴임 이후에도 대한석유공사이사장, 대한방직협회회장 등을 역임하다가 2017년 91세 나이로 사망했다.
한 마디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이다. CB!!
13.
전두환 신군부 반란군이 쿠데타에 성공한 이유는 간단하다. 탐욕, 능력, 절실함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하게 앞섰기 때문이다.
14
민주당 내 이탄희 같은 나이브한 정치인들은 서울의 봄을 보면서 정신 차려라. 너희들이 무사안일함으로 인해 정말 이러다가 나라 망할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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