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깨달음
미학은 센서를 내미는 것이다. 들키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속 깊은 곳 까지 쳐들어 갈 수 있는가이다. 자극하지 않고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거리는? 욕망을 앞세워 연인에게 다가가려 한다면 상대방은 달아나고 말 것이다. 두려움을 앞세운다면 당신 자신이 먼저 도망치고 말 것이다. 멋있기 위해서는 욕망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려움을 버려야 하고 본능적 욕구를 이겨내야 한다. 욕망 때문에 다가간다 하더라도. 미학은 유혹하는 기술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 자신에게 다가오게 하는 기술이다. 놀래키지 않고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기술이다. 엄마는 포근함으로 하여 아기로 하여금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유도한다. 아기는 귀여움으로 하여 엄마에게 다가감을 허락받는다. 어미는 새끼를 품기 위하여 발톱을 감춘다. 공작의 수컷은 암컷을 끌어당기기 위하여 꼬리깃을 자랑한다. 자연은 아름다움을 통해 소통한다.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소통하기 위하여 방해물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소통 역시 자연의 소통을 본받지 않으면 안 된다. 슬며시 다가갈 수 있을까? 살그머니 다가오게 할 수 있을까? 놀래키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 자극하지 않고 훼손하지 않고. 곰과 호랑이를 한 우리에 가두어 둔다면 반드시 싸움이 일어난다. 개와 원숭이라도 그러하다. 무리없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최적의 거리는? 멋은 어렵다. 부부가 하나의 가정에 공존한다 해도 서로를 침범하고 만다. 서로를 훼손하고 만다. 둘 중 하나는 약화되고 만다. 만약 남편이 가정의 행복을 위해 아내의 사회적 활동을 축소시킨다면 그만큼 상대방을 훼손한 것이다. 그렇다면 멋 없다. 아름답지 않다. 실패다. 공존하면서도 침범하지 않고 도리어 서로의 역할을 극대화 하는 것이 멋이다. 참는 것은 적고 얻는 것은 커야 한다. 그럴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