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시조창을 처음 들으러 갔을 때

“동창이~”

(졸기시작한다. 한참을 졸다가 눈뜬다)

“밝아~~”

(한참 졸았지 싶은데 아직도 아까 밝던 그 동창이

마저 밝지 못하였단 말인가?)

그치만 그 재미없다는 시조창도

명창이 10년 동안 수련하여 틔운 목청이라면

뭔가 있기는 있을 것이다.

주의해서 들어보면 그 안에도 미의 1사이클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막연한 거부감이 있다.

그 거부감과 싸워 이긴 사람만이

그 빛나는 자리에 초대 받을 수 있다.

초대하기에서

누가 결정권을 가지는가?

내가 만날 손님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성스러움이 있고 상스러움이 있다.

성스러움을 유지한 이는 손님으로 초대받을 수 있고

상스러움 가운데 머무른 자는 초대받을 수 없다.

초대장의 숫자는 원래 한정되어 있고

그 초대장에 누구의 이름을 쓰느냐는

순전히 나의 의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따위 돈 안되는 걸

왜 듣고 있느냐 하는 거부감과

알 수는 없지만 뭔가 끌리는 느낌 사이에서

결단하는 데는 5초의 여유가 주어질 뿐이다.

단 듣고자 한다면 끝까지 들어야 한다.

끝까지 듣고 ‘앵콜’을 외친 자는

손님으로 초대받을 것이고

중간에 나간 자는 초대받지 못할 것이다.

“~~~~~~~~~~~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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