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이란
read 5376 vote 0 2004.02.10 (17:14:12)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하나의 종으로부터 나왔다. 이 사실이 믿어지는가? 동물과 식물을 막론하고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는 수억년전 하나의 모체로부터 탄생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5억년전 양지바른 홋수가의 어느 진흙탕에서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이후 별도로 생명이 탄생한 일이 없는 것이다.

30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계몽사상가들 조차도 아프라카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나무가 있다고 믿고 있던 시절 말이다. 밀가루를 헝겊으로 덮어놓으면 쥐가 발생한다고 믿던 시절 말이다. 생명체의 탄생에는 태생과 난생 그리고 습생(습지에서 자연 발생함)이 있다고 믿던 시절 말이다.

그 시절이라면 제법 깨어있다는 지식인일지라도 생물이 하나의 근본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생명의 탄생에는 몇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까? 100가지 천가지 만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다.

생명은 습지에서 그냥 생겨날 수도 있고 우주에 충만한 기가 알 수 없는 어떤 곡절로 말미암에 우연히 생겨날 수도 있고, 밤하늘을 떠돌던 유령이 빙의되어 생겨날 수도 있고 고양이 오줌 속에 있던 어떤 엑기스가 작용하여 생겨날 수도 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매우 많은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말한다. 그거 다 무효라고.

300년 전이다. 근대적인 화학이 발견되기 전 연금술시대이다. 아직 분자와 원자의 차이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세상에는 몇가지 물질이 있을까? 수백만가지 물질이 있다. 그 수백만가지 물질에서 수백만가지 생명체가 탄생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산소나 탄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물질들이 있으며 따라서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은 말한다. 원소기호 1번부터 106번 까지 있지만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은 오직 하나 탄소 뿐이라고. 단백질만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고. 세상에는 수백만가지가 아닌 오직 106개의 원소가 존재할 뿐이며 그 중에서도 탄소 하나만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왜 전염병에 걸리는 것일까? 기가 약해졌기 때문일수도 있고 영혼이 오염되었기 때문일수도 있고, 우연히 지나가던 말이 날려보낸 텔레파시 작용 때문일수도 있고, 마법사의 저주에 걸렸기 때문일수도 있다. 몇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까? 무수하게 많은 원인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은 말한다. 오직 하나의 원인이 있다고. 그 하나의 원인자는 세균이다. 과학은 우리가 막연하게 무수히 많다고 생각해 오던 원인들을 단 하나로 줄이고 있는 것이다.

철사를 구부려 보자. 구부리는 각의 크기에 따라 크기가 다른 동그라미들이 만들어진다. 크게 구부리면 작은 동그라미를 만들 수 있고 작게 구부리면 큰 동그라미를 만들 수 있다. 아주 작게 구부리면 대단히 큰 동그라미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몇가지 종류의 동그라미들을 만들 수 있을까? 정답을 말하면 단 하나 뿐이다. 모든 동그라미는 그 각의 크기가 같다. 작은 동그라미든 큰 동그라미든 각의 크기는 같은 것이다. 그것은 삼각형의 두 변의 길이를 무한히 연장해도 그 각의 크기는 변화가 없는 것과 같다.

세상에는 오직 한가지 종류의 동그라미만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막연하게 생각한다.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고. 천만에 그렇지 않다. 구조론은 말한다. 언제나 단 한가지 뿐이라고.

온도로 말하면 영하 273도에서 수억도에 이르기까지 무수하게 많은 온도들이 있다. 그러나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온도는 하나 밖에 없다. 그것이 상온이다. 영상 4도 정도에서 30도 사이다. 이 온도는 수억도 아니 수십억도의 온도에 비하면 아주 작은 바늘틈과 같은 것이다.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하려 한다. 특정한 각도를 잡아 궤도로 진입한다. 이때 각의 크기가 약간이라도 더 커져버리면 원심력에 의해 지구 밖으로 튕겨져 나가 버린다. 그 각의 크기가 약간이라도 작아버리면 우주선은 불타버린다. 즉 우주선은 바늘구멍만한 작은 틈으로 귀환하는 것이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성사시키는 것은 동그라미의 양쪽 끝이 만나는 것과 같아서 그 각은 단 하나 뿐이다. 지구 위에 두 사람이 있다. 즉 그대가 있고 내가 있는 것이다. 우리 둘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려면 어떻게 코스를 잡아야 하지?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똑바로 선 다음 일직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은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다. 이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만약 조금이라도 각도를 변경시켰다가는 둘은 영원히 만나지 못한다. 즉 그대와 내가 만난 것도 이와 같은 것이다.

언제나 답은 하나 뿐이다. A에서 B로 배달하려면 배달하는 자와 배달받는 자의 구조적 복잡도의 크기는 같아야 한다. 이때 물체는 온전히 해체된다. 질>입자>힘>운동>량으로 해체되어 최종적으로 하나의 점이 된다. 공간>입체>면(각)>선>점으로 좁혀져서 그 하나의 점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이는 정보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A에서 B로 전달될 때 1바이트 단위로 쪼개졌다가 저쪽에서 다시 재구성되는 것과 같다. 이때 정보는 그냥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해체시킨 경로를 기록하고 저장하고 전달하여 그 기록대로 복원되어야 한다.

즉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정보가 A에서 B로 전달될 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량을 감소시키지 않고는 전달하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왜? A에서 B로 정보가 전달될 때 정보는 질>입자>힘>운동>량 순서로 온전히 해체되어야 하며 이때 그 정보의 일부는 그 해체과정을 담은 설계도의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즉 100의 정보가 있다면 그 100중 10을 분리하여 그 설계도의 역할을 맡기게 되므로 정보는 90만큼만 전달되며 그 과정에서 10의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손실분만큼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사용하면 에너지가 사용되기 위하여 A에서 B로 이동할 때 마다 그 설계도를 맡은 에너지분 만큼의 손실이 일어난다. 이 손실을 온전히 제로로 만들기는 물리적으로 불능이다.

아직도 많은 바보천재들이 영구기관을 만들기 위하여 애 쓰고 있다. 해마다 약 40여건의 특허가 신청된다. 물론 특허가 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왜? 그 어떤 영구기관도 그 에너지의 손실분을 보충하는 방법을 발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을 쏘면 총알 속의 에너지는 탄환을 이동시키는데 사용된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해 에너지의 총량은 감소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아쇠를 작동시키는 분량만큼의 손실이 발생한다. 어떤 경우에도 에너지의 이동에는 손실이 발생한다.

그 손실이 쌓여서 무한한 시간이 흐른 후 우주 안에서 사용가능한 에너지는 0에 근접하게 된다.

우리는 막연히 외계인이 있다. 비행접시가 있다. 유령이 있다. 내세가 있다. 귀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실을 알게되면 우주에는 딱 세가지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0과 무한대 그리고 1이다. 이 중에서 진짜는 하나 뿐이다. 그것은 1이다.

함부로 확률에 기대어서 안된다. 경우의 수가 증가되면 그 주사위를 던지는 '신의 손'도 같은 비례로 증가한다. 둘의 비례는 정확히 1이 된다. 그러므로 확률은 무한히 높거나 무한히 낮거나 둘 중에 하나다. 무한히 높으면 1이 되고 무한히 낮으면 0이 된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지리상의 발견이 증가하여 지구는 커져왔다. 원시인들은 세상의 크기가 자기가 두 발로 걸어서 가본 크기와 비슷할 것으로 믿었다. 지리상의 발견에 의하여 지구는 점점 커져온 것이다.

같은 비례로 이동기술이 발달하여 지구는 점점 작아져왔다. 말과 자동차와 기차와 비행기와 인터넷이 지구를 점점 좁혀왔다. 지구는 점점 커졌지만 동시에 점점 작아졌다.둘은 한 점에서 만난다. 곧 1이다.

무한히 넓은 우주의, 무한히 많은 외계인들이, 무한히 긴 시간 동안, 무한히 발달시킨 과학으로, 무한히 넓은 우주를, 무한히 빠른 속도로 항해하여, 그 무한한 우주를 무한한 크기로 벌려 놓으면서 동시에 무한히 좁히는데 성공하는 것이다. 그 결론은 역시 1이다.

즉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그 1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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