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1137 vote 0 2020.07.26 (21:06:12)

라인은 관계이다. 그런데 과연 한 번 개설된 라인이 영원불멸할까? 그렇지 않다. 일단 이미 라인이 있어야 외력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라인이 보다 긴밀할수록 외력에 대하여 반응성 혹은 효율성을 발휘할 확률이 달라진다.

예컨대 남녀 관계에서 평등한 커플은 불평등한 커플에 비하여 라인이 긴밀하다. 긴밀할수록 하나의 외력에 남녀 둘이 연동되는 확률이 보다 높으니 확률적으로 보면 보다 더 효율적이다. 긴밀함은 곧 질의 결합 확률과 닿는다.

불평등한 관계에선 커플에 외부환경이 가해질 때 이를 발견한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소식을 알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경우엔 1에 대한 2의 라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계속 이런 식이다 보면 불평등한 커플은 뭐든지 합을 맞출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미 있는 라인을 끊는 즉 결별이라는 의사결정 밖에는 없다. 반대로 평등하므로 긴밀한 커플은 외력에 반응할 때 마다 효율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새로운 라인의 재료로서 사용한다.

외부환경을 잘 극복할 때 마다 얻어진 신뢰라는 잉여분은 썸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의 라인으로 신규개설된다. 외부환경은 심지어 불평등한 커플과 평등한 커플 서로 간의 2대2 팀 싸움일 수도 있다.

똑같이 팀 먹고 같이 싸웠더라도 평등했기에 보다 멋진 팀플레이를 일으켰던 평등한 커플 사이엔 이후 신뢰가 추가되지만 불평등한 커플 사이엔 불신이 기존의 라인을 갉아먹는다. 이렇듯 우주는 수많은 라인끼리의 경쟁이다.

무수한 비대칭적 관계는 흩어지다보니 서로 겹치기도 한다. 이때 보다 대칭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른 관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다. 전자가 후자와 충돌할 때마다 후자가 손실 본 구조값의 일부를 먹어치워 덩치를 보존하거나 키워나간다.


외부환경이 가해지지 않는면 라인은 점차 흐릿해지며 존재는 소멸한다. 따라서 둘은 핑퐁을 하며 지속적으로 외력을 조달해 라인을 유지해나간다. 조달되어 소모되는 외부환경 역시 라인이며 두 라인 즉, 두 공간의 겹침을 표현하는 말이 시간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299
273 정나 님이 발제하는 세미나 image 1 수원나그네 2020-12-15 1490
272 백과사전의 역할과 의미, 미래의 백과사전 3 mowl 2020-09-20 1487
271 땅값집값 26 - 토지공개념 강연회/토크쇼 image 수원나그네 2018-09-17 1484
270 소실점의 장악 systema 2019-12-05 1483
269 진화의 본질과 위장술 image 이금재. 2020-11-21 1482
268 안암동 목요모임(안암생활 지하1층) image 오리 2020-11-11 1476
267 [집결장소 수정] 이번 기회에 친일매국 찌라시를 처단할까요? image 2 수원나그네 2019-07-02 1475
266 이원론은 인식론의 폐해이다. 2 현강 2020-09-01 1473
265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2-12-28 1472
264 생명로드42 - 6월 하순 동해안길 걷기 image 수원나그네 2019-06-11 1472
263 땅값 집값 문제 12 - 강남집값과 중심지이론 수원나그네 2018-01-23 1472
262 땅값집값 23 - 보유세를 강화해도 문제가 없는 이치 image 2 수원나그네 2018-09-09 1469
261 '기술'권력시대의 도래 1 수원나그네 2018-05-28 1468
260 생명로드 35 - 인도 순례 소식 image 수원나그네 2019-01-03 1466
259 맞춤 컴퓨터를 조립하는 상황(미적분) 이금재. 2020-06-03 1464
258 F=ma 현강 2020-09-05 1461
257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3-01-25 1460
256 국제기구 2 눈마 2018-09-25 1459
255 인문학의 빈곤 dksnow 2022-06-17 1458
254 텐서 2 현강 2020-08-21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