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read 1995 vote 0 2021.01.29 (12:09:07)

세상은 더 나아질 거란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세상은 분명 더 진보하고 더 나아지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가 매일 뉴스에 오르고, 여성에 대한 성희롱 문제가 나오는 게 그 증거다. 우리사회가 지금 아동인권과 여성인권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의미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분명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별로 안달라진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많이 달라져있다.
진짜 문제는 과도기다. 과도기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 수준도 제각각이고, 문제를 다루는 업무 담당자도 미숙할 수 밖에 없다. 아동인권이나 여성인권이나 침해되어도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도 하고, 아동인권이나 여성인권으로 다룰 문제가 아님에도 초점을 잘못맞춰서 가해자로 의심받고 누명을 쓰는 일이 생긴다.
피해자 또한 2차 가해로 괴로움을 당한다. 차라리 이슈화를 시키지 않았다면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긁어 부스럼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그러나 이 분들의 용기가 없으면 미래의 진보는 우리에게 오지 않고,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 분명하다. 과도기의 한계이자 모순이다.
역사는 늘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그 당시는 모르다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보했음을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진보 그 자체가 누군가 혼자 이룬 전유물도 아니고, 몇 번 해봤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지금 현시점의 시대정신과 그것이 현실화되는 과정의 전모를 보는 안목을 깨닫고 한걸음 한걸음 같이 가는게 중요하다. 말모이처럼 열사람의 한 걸음이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낫지만, 그 시작은 한 사람이 몇 걸음 먼저 가면서 시작된다. 뒤늦게 몇 사람이 함께 하지만 어려움 겪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렇게 진보의 세력이 점점 확장된다. 지금도 내가 걷는 그 걸음의 시작이 누군가 과거의 고통스런 걸음의 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지금보다 한 걸음 더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세상사는 이유에 이것말고는 특별히 없는 것 같다. 용기있게 첫 발짝을 먼저 내딛거나 , 힘들 것을 뻔히 알면서도 먼저 내딛은 그 사람의 모습에 동참하지 않고는 못견뎌서 함께 하는 사람이 되거나 둘 중의 하나 밖에 없다. 누리는 것은 다음 몫이다. 언젠가는 그 누군가가 누리게 되고 인간다운 세상으로의 진보에 동참하게 되리니. 세상의 진보가, 인생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366
1934 목요 정기모임 공지 image 김동렬 2022-04-20 848
1933 공부 안해도 되는 시대의 공부 이상우 2022-04-20 1124
1932 목요 오프모임 재개 [ 3층 ] image 4 김동렬 2022-04-13 1211
1931 구조론의 응용 dksnow 2022-04-07 990
1930 한중일 엘리트 dksnow 2022-03-25 1681
1929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상우 2022-03-21 2100
1928 온라인 모임으로 대체합니다. 김동렬 2022-03-17 1334
1927 가케무샤 석렬 dksnow 2022-03-14 1874
1926 2022년 봄 2 dksnow 2022-03-13 1518
1925 2022-03-10 목요 온라인 모임 오리 2022-03-10 1252
1924 대장동 개발 사업의 그 모든 것 / 사건 연대기를 글로 재구성 1 아란도 2022-03-09 1820
1923 목요 격주 (온) 오프라인 모임 공지 image 1 김동렬 2022-03-02 1219
1922 2022-02-24 구조론 목요 온라인 모임 오리 2022-02-23 1192
1921 흥미로운 고지도 dksnow 2022-02-18 1661
1920 메타버스를 살리는 법 1 chowchow 2022-02-16 1749
1919 격주 목요 (온)오프모임 일단 합니다. image 김동렬 2022-02-16 1218
1918 2022-02-10 목요 온라인 모임 오리 2022-02-10 1203
1917 양구군 해안면 vs 합천 초계분지 image 2 오리 2022-02-08 1854
1916 2022-02-01 구조론 설날 온 오프 모임 image 1 오리 2022-01-31 1901
1915 구조론 번역 게시판 올린 번역물에 대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3 오리 2022-01-28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