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read 8750 vote 0 2006.01.24 (00:54:57)

선생님 안녕하세요....
몇까지 제 생각을 말해드리고 싶어요...(답장 해주시면 좋고요...)
저는 박사과정으로 지질학을 전공하는 사람입니다.
평소에 동렬님의 글을 매일 읽습니다. 그리고, 글이 좋아 감사하고 존경까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요즘 황박 관련글들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철학을 가진사람들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고 매우 놀랐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보일지 그리고 이 사건이 갖는 의미가 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님께서 말하는 현상은 황박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다 알고 계신 내용일 수 있습니다)
그 분은 과학자로서 대한민국의 비주류가 아닙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가장 주류였습니다.
과학계는 대부분이 비주류입니다. 하지만 황교수는 그 중 가장 주류에 있었습니다.
묵묵히 주목받지 못하고 연구하는 학자나 학생들이 진짜가 아닌가요?
어쨋든 그분이 언론에 억울하게 당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엔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봅니다.)

넘어 갈수 없는 문제가 정직성입니다. 누구나 살면서 죄를 짓지만...
논문을 쓰는 사람들은 절대로 그런짓을 하지 않습니다.(브릭인가에서 그 난리 치는 이유가 이것일 겁니다.)
과학자들이 자기가 한 일을 평가 받는 유일한 수단이 논문입니다.
그래프나 숫자하나도 사실대로 보고해야 합니다. 아무리 썩은 사람도 그런짓은 하지 않습니다.
제생각엔 황박사가 아무리 최소한의 잘못을 했더라도 그분이 한 행동은 상식이하 입니다.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건.. 어떻게 없는 데이타를 부풀릴 수 있는 가 하는 것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황박사는 최악의 사람입니다. 제 주위에는 좋은 교수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그분은 아닌 사람에 너무 닮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떤 사회문제의 약자로 평가받는것은 정말 아닌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억울하기까지 합니다.
황박의 평가가 억울한거라면 저는 그게 상식 이하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황박의 주위에 인맥 중 수많은 주류의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이 그를 살릴려고 노력중일 겁니다.
우리사회의 주류라는게 상식보다는 인맥같은거 좋아하잖아요...
순수한 맘으로 지지하는 사람도 많은걸로 알고 있구요...

길었습니다...
솔직히, 인터넷에 글쓰는 거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근데..좀 답답해서요...이해해 주시고..
정치인들 돈받으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만...
과학자가 그 연구가 국가를 위했던 어쨌던...자기 이름의 논문에 거짓말을 하고 발표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동렬님과 의견이 많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문제에관한 글들은 계속 지지하겠습니다.
.....    


김동렬

2006.01.24 (09:34:20)

계급간 이해관계가 달린 문제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님과 저는 계급이 다릅니다. 그 부분에 관한 한 님의 이익은 저의 손해 저의 이익은 님의 손해입니다. 자기가 소속한 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님을 설득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님은 님이 속한 계급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죠. 비유로 말씀드리면 예컨대 님이 일본사람이고 저는 한국사람이어도 님과 저는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일전 축구시합이 벌어지면 다른 팀을 응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친구이므로 저도 님과 같이 일본팀을 응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 그건 아니지요.
EUROBEAT

2006.01.24 (23:53:16)

"논문을 쓰는 사람들은 절대로 그런짓을 하지 않습니다.(브릭인가에서 그 난리 치는 이유가 이것일 겁니다.)"

저같은 경우는 대학다닐 때....
졸업논문을 쓰기위해서...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나하고...(사실은 짜집기할 자료를 찾고 있었죠...)
학교도서관 논문 자료실을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다른 대학의 여러 논문을 뒤지다가...

모 대학 석사학위 논문과..모 대학 박사학위 논문이...
똑같은걸 보고 충격을 받았드랬죠...
물론 학사학위 논문이 베낀거였고...
그 사람은 학위나 따려는 사이비인간이라고 상상해보지만...
극단적까지는 아니더래도...
어떤 학자든 어떤 논문이던...
학자적 양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진짜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nomadian

2006.02.25 (12:55:25)

너무 오래된 글에 완전히 뒷북 격이지만...
저는 생물학을 하는 사람이고 (stem cell은 아니지만) 서프와 김동렬씨의 글을 즐겨 눈팅하는 사람입니다.
위의 글 쓰신 지질하시는 분의 이해는 현실과 전혀 상반됩니다.
황박은 과학계(생물학)의 비주류 중의 비주류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솔직히 이분, 영롱이 복제 전까지는 과학실험보다는 축산 관련에서나 쥐똥만한 연구비 얻어 간신히 실험실 돌리던 분입니다.
우리나라 생물학계의 fund는 대부분 국가출연이고, 그 반은 의대가 먹고 나머지 반의 2/3는 생물학 계열이 먹고 그 나머지들로 농대,수의대,기타 등등 돌아갑니다. 의대가 먹은 반은 그냥 날라가는 돈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아무리 수의대라고 하더라도 명색이 서울대인데... 교수 씩이나 하면... 그 개인은 주류로 보실 수 있겠죠. 그 개인은 없잖이 그런 성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黃으로 대변되는 서울대 수의대의 '핵치환배아복제연구팀'은 그야말로 진흙에서 피어난 연꽃, 쓰레기 더미 속의 장미였습니다.
곰팡이 오염 사고 때의 가건물 연구동이니... 라면 먹고 연구한다니... 최고 기술의 연구원에 월 40만의 박봉이니... 이런 얘기들도 모두 다 궁색한 수의대 연구 현실을 반영한 것들입니다. 황박이 몇백억이니 하는 연구비 받았다고 해서 의대처럼 어마어마하게 좋은 연구 조건을 갖춰놓고 실험했던 것이 아닙니다. 황박을 비유하자면 시골 농사꾼이 갑자기 수백억짜리 로또에 당첨돼 서울에 빌딩지은 케이스, 평생 새벽같이 일어나 농사짓고 쌀 한톨 버리지 못하는 버릇의 농사꾼이 빌딩 사장이 되었다고 그 습관이 쉬 바뀌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들이 바로 브릭이나 주류 생물학자들(의사들을 포함하여)을 열받게 했습니다.

첫째, 황박의 언행들, 라면 먹고 연구한다니... 이 말을 들은 브릭의 젊은 친구들은 황박을 구시대의 궁색한 관행을 주장하는 수구의 무리들과 동치시켜버렸습니다. 라면 먹고 연구하는 실험실... 의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생물학과들도 요 십년 사이에 대부분 라면에서 탈피했습니다. 아직도 자기 라면 먹던 얘기하는 노땅 교수들도 있지만, 그들이 오히려 학생들 눈밖에 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웬 뚱땅같이 황박의 입에서 튀어나온 라면.... 이런 씨부랄... 같잖은... 그 '사부'들에게 착취당한 기억이 선명한 젊은 교수들에게 황박은 시대를 뒤집으려는 무리 속의 하나로 밖에 보이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월화수목금금금... 황박의 천재적 언어감각이 빛나는, 정말 정곡을 찌르는 명언인데, 사실 생물학은 이거 없으면 쓰러집니다. 생물학에서는 속칭 '대가리'가 아무리 뛰어나도 대부분의 승부는 이 '~금금금'에서 결정됩니다. 약간 괜찮다하는 학자들치고 ~금금금의 예외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변하고 생물학도 발달하여 이제는 기계도 좋아지고 돈도 들어오니 머리로 승부하는 케이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벌써 10-20년전부터 이런 조류가 메인스트림이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막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생물학이 정착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단 전제는 연구비가 많아서 기계 좋고 사람 많이 굴릴 수 있는 곳에서... 의대 실험실이나 소위 메이저 대학의 생물학 실험실들이 이런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금금금에서 ~금금토, 또는 ~금토토 정도는.... 물론 대부분의 의대는 옛날부터 토토토토토일일 분위기였지만... 그런데 웬 난데없는 다시 또 ~금금금... 이런 젠장... 엿같은...
젊은 연구원들이 주축인 브릭은 그렇잖아도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는 그들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황박의 그런 퇴행성 단어들에 경악하고 증오심을 표출해왔습니다. 그러다가 터진것이죠. 그런데 그들도... 그들보다 더 열악한 수의대 같은 곳도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애써 모른 척 합니다.

둘째, 생물학을 하는 사람들이 답답한 것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학문보다 어떤 실험 결과의 예측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떨어집니다. 그래서 남은 것은 ~금금금과 돈으로 때워야죠. 점차 ~금금금은 지양되는 추세고 따라서 생물학은 점점 더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한 학문이 되어가는 경향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효율적 투자를 위한 빛나는 아이디어가 점점 더 가치평가받는 추세...
그런데... 황박은 아이디어가 없다는 것이 많은 연구자들의 중지입니다. 최근 오년을 제외한다면, 황박은 서울대에서 몇십년간 있는 동안 해외저널에 출간한 논문이 없습니다. 물론 돈없는 수의대니까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출간 논문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연구자들 분위기에서 수의대의 열악한 연구 환경은 크게 고려할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돈많은 의대는 당연히 논문이 많겠지요. 연구비 타먹은 값을 해야하니까. 그런데 의대에서 나온 논문들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더 표현하기 그렇군요.)
어쨌든 황박은, 새 세기가 시작되면서 갑자기 논문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황박은, 이거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신출내기?의 평가에서 더도 덜도 아니었습니다. 정부가 주목해도 연구자들은 그냥 그런 놈이 어디 하나 있나보다...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어라, 뭐지? 모두들 열심히 봤습니다. 에이~ 이거 남들이 다 얘기한 것, 그냥 ~금금금 열심히해서 어쩌다 하나 성공한 것 뿐이잖아? 운이 좋았네..., 그런데 정부와 언론의 와~와~ 분위기..., 연구자들 분위기는 솔직히, 일반의 황박에 대한 평가에 비해 황박이 별 것 없다, 과대평가 받고 있다, 너무 쓸데없이 돈 많이 주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말도 없었어도 대부분의 의대 및 일반 생물학과 쪽의 사람들은 황박을 못마땅히 생각하고 있었죠. 특히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뒷구멍에서 황박을 욕하던 사람들 입들을 한방에 몽땅 지퍼 채워버린 일대사건이었습니다. 한 우물을 파면 뭐라도 나온다지만, 아무리 그래로 정도껏이지 'patient-specific NTSC'라니... 이것은 정말... 사건이었습니다. 2005년 황박은 한국이 아니라 전세계를 통틀어, 생물학이 아니라 전과학계, 아니 전 학문과 지성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최고 과학자(학자)라는데 그 어느 누구도 조금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뻥이라니... 불과 몇 개월전만 하더라도 황박을 우습게 보다가 2005년 논문으로 태도를 바꿨던 수많은 젊은 연구자들... 그 배신감에 증오와 혐오를 가질 수 밖에 없었...죠. 갑자기 평소에 웃기게 여기던 학자의 진실성이니, 윤리성이니, 학문하는 가치니, 주절주절... 다 저마다 이것저것 갖다 붙이는 말들이고, 요점은 딱 하나, 항상 그들 뒷전에 찌그러뜨려 놓았다가 어쩔 수 없이 그들 머리 위에 올려놓을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또라이', 그의 정체가 드디어 밝혀졌다! 바로 이것이 브릭의 심리입니다.
애초에 황박이 의대 실험실에서 일을 시작했다면, ...지금의 황박의 입장은 피츠버그의 새튼보다 더 목소리가 높으면 높았지, 꿀릴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황박이 의대에 있었다면 그렇게 열심히 할 생각도 안했겠죠... 아무것도 안해도 MD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떵떵거리는데 전혀 지장없으니까...

황박이 연구계의 비주류라는 사실 하나로 그의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황박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제 선배 중의 하나도 이런 말을 하더군요. 황박은 이미 실험실 관리에 실패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자격미달이라고. 저 또한 그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비유로, 자신의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살테러를 감행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오히려 테러범으로 모욕하는 서방 언론에 동의할 수 없듯이, '황박이 어쨌든 조작된 논문을 출간한 것은 사실'이라는 '과학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논리 하나로 황박을 쉬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더더구나 오히려 황박을 주류의 구태 중의 하나로 엉뚱한 덮어씌우기까지 하면서 그를 몰아붙이는데는 혐오감마저 듭니다.
님께서 브릭을 언급하시는 것으로 보아 님도 이번 사건 후에 브릭을 다녀오셨을지 궁금합니다. 놀라운 것은 브릭의 소리마당은 생물학 계통 연구원들을 자리 소개 사이트였습니다. 다시 말해 비생물학쪽 사람들은 전무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 후 오히려 비생물학쪽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물리,화학 등에 IT니 경제학이니... 이런 엉뚱한 비전공자들이 과학이 어떻느니, 윤리가 어떻느니 얘기합니다. 의대나 일반 생물학 쪽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는 줄기세포 연구나 수의대 연구 현실에 대해, 그들 고유의 가치기준과 소박한 경험/견문을 토대로 정말 '칼'같이 얘기들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 연구 환경은 이렇다라고 얘기하면... 생물학이 그렇게 후진 학문인지 몰랐어요, 생물학을 한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통계에 어두운 돌탱들인지 몰랐어요, 나라면 학문을 그렇게 안해요,.... 따위의 헛소리들... 현실을 얘기하면, 중요한 것은 과학적 원칙이니, 상식이니, 이런 것은 어떤 학문에서야 언제나 진리라는 둥... 휴... 제가 이번 사건 후의 브릭을 보고 느낀 것은... 젊은 생물학 연구자들의 업그레이드된 한풀이 장소와 동시에 황까에 중독된 개떼들의 소굴이 됐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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