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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chow
read 4146 vote 0 2022.07.28 (02:19:50)

https://news.v.daum.net/v/20220728011533230


대통령이 없으면 기업인이 외교를 하는데 이런 일의 예상 결과는 폭망이 당연합니다. 왜냐면 반도체는 원래 중국이 최대고객이니깐. 중국이 60%의 반도체를 사가는데 그걸 뻥 차겠다? 미친 거죠. 사실이지 인건비 비싼 미국에서 생산을 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의 극치입니다. 되겠어요?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서 생산하는 게 당연한 건데 중국이 버티네? 그럼 다른 나라로 갈아치워야 하고 베트남이 좀 하려고 했는데, 문제는 베트남이 아니라 미국 내부의 보수세력이었죠. 부시까지는 괜찮았지만 트럼프로 가면서 분위기가 이상해. 


미국과의 교역 때문에 미국 공장을 짓더라도 체면치레만 해야지, 미쳤나요? 전재산을 투입하게. 도른자인가. 원래 기업인이 좋은 선택을 할 리가 없기는 합니다. 국가대표가 붙는 판인데 기업인은 엉덩이 들이밀면 안 됩니다. 이쯤에서 삼촌은 그만 하고 저쪽에서 바둑이나 두어야죠. 구조적으로 기업인은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체급이 안 된다니깐. 핵미사일 날아다니는 살벌한 판에 딱총 든 기업인이 의사결정을 하겠다니 재밌네 참. 1000조 단위 판에서 꼴랑 28조로 베팅하겠다면 그냥 호구 인증. 바이든이랑 줌 화상회의 하니깐 가오는 좀 살지?


역세계화가 되면 시장은 반쪽이 아니라 1/4쪽이 되는데, 상호작용량은 원래 지수의 법칙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건 그냥 미국 폭망의 진입부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어요. 세계화 종식을 스스로 선언하는 거죠. 사실이지 미국 폭망이 아니라 인류 폭망의 전조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중국은 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이죠. 중국 공산당이 미국 민주주의보다 나을게 없잖아요. 중국이 잘 해서 뜨는 게 아니라 미국이 한계에 부딪혀서 가라앉은 겁니다. 물론 폭망이라고 해서 멸망한다는 건 아니고, 인류가 가진 시스템이 근본적인 한계에 봉착한 것입니다.


근데 굥은 굳이 폭망에 줄을 대겠다? 원래 이런 건 어느 쪽의 손도 잡지 않고 어장 관리를 하여 상대는 나를 결과의 확률로만 해석하도록 만드는게 국가간 권력대결의 본질인데, 굳이 상대의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꾸어 스스로 일본이 되겠다는데 어이가 없는 거에요. 일본의 멸망은 일본 시스템의 한계가 아니고, 기술 부족도 아니고, 그냥 포지션을 잘못 잡아서 일어나는 겁니다. 국가간 대결이라면 오야붕/꼬붕 관계는 적절하지 않아요. 국제육상에서 100m 레이스를 하는데 어떤 놈이 다른 놈의 꼬붕인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정상 대 정상의 대결인디.  


기업의 차원에서 보자면, 신기술이 등장하고 판이 바뀌지 않는한 2등은 언제나 나쁜 선택을 한다고 구조론에서 늘 강조하는 거에요. 근데 1등인 삼성도 별볼일 없다는 게 함정이긴 합니다. 물론 그 1등은 한국에 국한되는 거죠. 반도체 2등인 SK입장에서 한국을 전체로 보기 때문에 오판하는 겁니다. 스마트폰시장에서 엘지가 삼성을 이기겠다고 삼성의 반대로 가다가 망한 것에서 좀 배워야죠. 삼성의 반대가 아니라 삼성을 뛰어넘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애플이 버티고 있었던 거죠. 사실 그냥 재수가 없긴 합니다.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엘지는 망했어도 한국엔 보탬이 됐으니깐. 즉 SK는 망해도 한국엔 보탬이 될 겁니다. 


뭐든 선택하면 망하고 지배하면 흥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바로 권력의 원리입니다. 제발 신을 선택하지 말라니깐. 누구를 추종하지 말라니깐. 누구의 제자도 되지 말라니깐. 단 구조론의 제자가 되라는 말은 뉘앙스가 좀 다릅니다. 명사에 집중하지 말고 맥락에 초점을 맞추어 제자라는 명사를 해석해야 합니다. 사람이 아니라 학문의 제자가 되라는 말이에요. 원래 청출어람이 있을뿐. 꼬붕이가 되겠다는 건, 그냥 선택하는 것과 같은 거에요. 이런 건 반드시 망합니다. 왜? 사건이 거기서 종결된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이번 판이 망해도 더 큰 판에서 먹겠다는 컨셉을 가져야 하는데, 망하더라도 난 제자가 되겠다고 하면 당연히 망하는 거.


제자가 될 생각을 하지 말고 지배하려고 해야 하고, 지배하려면 판을 바꾸라니깐요. 근데 이쯤에서 잘 모르는 삼촌들은 저쪽에서 바둑이나 좀 두고 계세요. 이제부터 선수들끼리 대결하는 살벌한 판이니깐. 오함마가 날아다닌당께요. 스승을 따르지 말고 역사의 맥락을 따라야 합니다. 어차피 뭔가를 따르긴 해야 하는데 인간이 인간을 따르면 한계는 명확한 거. 예수 제자들이 예수를 팔아먹는 게, 그놈들이 꼭 나쁜놈들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따르겠다고 말하는 순간 팔아먹는 건 확정적 미래가 되는 거를 알아야 해요. 제발 좀 누구 따르지 마쇼.


물론 판을 바꾸다보면 망하기 십상입니다. 일단 새로운 판이 잘 없죠. 근데 잘 보면 보입니다. 괜히 역사의 발전 법칙이 정반합이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물론 정반합은 모래시계의 아래에서 보는 관점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상부를 전제하고 말한다고 치고. 역사의 맥락을 전제하고 세상을 쳐다보면 자연스럽게 합이 도출됩니다. 세상이 복잡해 보여도 어차피 구조는 단 하나 뿐이니깐. 그 구조를 전제하고 세상을 봐야죠. 잘 안 보이면 할 수 없고.


그리고 사실 망할 거라는 사실을 모든 플레이어가 알기 때문에 오히려 그쪽이 살길입니다. 사즉생이라고 하죠. 근데 이걸 왜곡해서 해석하는 사람이 많아서 고민입니다. 역설로 해석해야죠. 자율주행에서 라이다를 쓰면 좋은 건 사실입니다. 그걸 누가 몰라? 근데 자율주행이 제대로 성공하려면 라이다를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인공지능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꼼수를 쓰면 잠시 흥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것 때문에 오히려 망합니다. 일단 살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요? 뭐 어차피 망한 주제에 살길 찾기는 개뿔. 그냥 나는 망하고 인류의 흥을 미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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