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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37 vote 0 2021.11.18 (19:48:08)

    구조론은 사건을 해석하는 도구다. 인류의 지식획득 방법으로는 사건의 해석과 사물의 관찰이 있다. 형태가 있는 사물은 눈으로 관찰하면 되는데 형태가 없는 사건은 관측된 사실에 해석을 추가해야 한다. 문제는 방향의 충돌이다. 인간은 자연의 맞은 편에 서 있다. 거울의 상이 뒤집혀 보이듯이 거꾸로 보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관측으로 얻은 단편적인 사건의 조각들을 모아서 퍼즐을 맞추듯이 자연의 질서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우주 안의 모든 사건은 하나의 플랫폼을 공유한다. 그것은 닫힌계 안에 축과 대칭의 밸런스를 만들고 축을 이동시켜 하나의 밸런스에서 다른 밸런스로 갈아타는 방법으로 내부의 에너지적 모순을 처리하는 것이다. 사건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5회에 걸쳐 닫힌계 내부에 대칭을 만들고 축을 움직여 의사결정한다. 사건의 해석은 자연의 의사결정구조를 복제하고 사물의 관찰로 얻은 단서를 플랫폼의 빈 칸에 채워넣는 방법을 써야 한다.


    구조론은 관측된 사실을 수학적으로 재구성한다. 그런데 방향이 다르다. 과학은 사물을 관찰하여 단서를 얻고, 수학은 단서를 조립하여 자연의 원래 모습과 일치시킨다. 관측자 중심으로 보면 거울처럼 뒤집어져 자연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므로 구조론이 바로잡는다. 자연의 변화를 되짚어 근원으로 다가서는 것이 수학이라면, 자연이 스스로 자신을 펼쳐내는 것은 구조론이다. 자연이 먼저 있고 인간이 목격한다. 구조론이 수학에 앞선다.


    사건이 존재의 본래모습이며 인간은 사건의 통짜덩어리 모습을 직접 볼 수 없고 추론을 거쳐야 한다. 사물의 관찰로 얻은 지식은 추론의 단서가 되는 부스러기들이다. 사건을 해석하려면 퍼즐을 맞추듯이 단서들을 조립하여 자연과 일치시켜야 하는데 그것이 수학이다. 거울에 비친 상은 다 맞는데 결정적으로 한 곳이 안 맞다. 자연의 존재와 인간의 인식은 거울처럼 반대편에서 마주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바로잡는 것이 구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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