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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066 vote 0 2011.11.23 (16:03:28)

 

구조를 이해한다는 것은 천장을 뚫는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오. 기본적으로 다섯 개의 천장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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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자라는 것과 같소. 처음에는 껍데기만 치우다가 나중에는 살만 찌우고 그 껍데기를 버리는 전략을 쓰는 것이오.

 

처음에는 사회주의로 가야 하오. 원래 애들은 다 사회주의요. 유치원, 초등학교, 중등학교, 고등학교까지는 자본주의

경쟁이 해롭소. 물론 무작정 경쟁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오. 보통 경쟁은 의도와 반대로 되므로 주의해야 하오.

 

키 큰 나무에게 몰아주면 될것 같지만 가늘어서 부러지오. 의외의 변수가 작동하므로 천장을 뚫을 굵고 튼튼한 나무를

찾기는 어렵소. 여러 나무가 합세한다고 천장이 뚫리는 것은 아니오. 천장은 반드시 한 넘이 뚫소. 한 넘을 밀어야 하오.

 

그 한 넘을 찾아내려면 경쟁을 해야 하오. 그러나 보통은 그 한 넘을 찾는답시고 어문 넘을 찍어서 망하게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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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단계는 평등하게 길러서 자원을 확보하는 사회주의 단계이고, 두 번째 단계는 경쟁을 시켜 천장을 뚫을 한 넘을 찾아내고 몰아주는 단계이오. 이때 상당한 가능성을 보이면 특혜를 줘도 상관없소. 축구를 해도 일단 골을 잘 넣는 이동국에게 패스해야 하오. 의도적으로 영웅을 만들어야 하오. '왜 이동국만 골을 독점하냐 나도 한골넣자' 하고 골키퍼가 항의하여 나서면 곤란하오. 지가 무슨 김병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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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영웅이 천장을 뚫어주면, 대중은 의존심이 생겨서 '그래 잘난 니가 다 해먹어라' 하고 그 한 명에게 독재를 시키는데 망하는 지름길이오. 혼자 우뚝하게 크다가는, 혼자 외풍을 맞아서, 혼자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거센 바람에 가지가 똑 부러져서 사망.

 

다른 넘들은 그 하나에게 피를 빨려서 사망. 결국 전멸을 면치 못하게 되오. 이게 자본주의가 망하는 공식이오. 큰 나무 하나가 큰 그늘을 만들어서 다른 나무 열 그루를 말려죽이고 혼자서 버티다가 어느날 벼락을 맞아서 사망하니 국토는 완전 사막으로 변하게 되오.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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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뚫었을 때는 일단 칭찬을 해주고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오. 그때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하오. 그 성공한 가치를 고루 나누고 복제하여 큰 숲을 만들어야 하오. 그래야 외부에서의 거센 바람에 견딜 수 있고, 벼락을 맞지도 않소. 

 

일정한 성적을 낸 다음에는 반드시 사회주의 모드로 돌아와야 하오. 리스크를 줄여야 하오. 성장한 정도에 비례하여 리스크가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오. 고속으로 오는 넘은 살짝만 딴죽을 걸어줘도 옴팡지게 자빠지는 법이오. 이 시점에서 성장속도를 줄이고 내실을 다져야 자빠질 질이 없소. 위로 솟지 말고 옆으로 벌여서 체질을 강화해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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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뚫을 용사는 어디서 나오는가? 그냥 공부 잘하는 범생이는 절대 천장을 뚫지 못하오. 만약 범생이가 대단한 가치를 창출한다면 보나마나 후진국이오. 후진국은 원래 천장이 없소. 왜? 앞서가는 선진국이 길을 내면서 천장을 다 뚫어놨기 때문에 뚫을 천장이 없고, 따라서 범생이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오. 베끼는건 범생이도 잘 하니까.

 

그동안 한국은 후진국이었기 때문에 우등생한테 몰아주기 꼼수가 먹혔지만 이제는 안 먹히오. 지금은 스마트 시대이고 한국은 지금 스마트 후진국이 아니오.

 

그렇다면 누가 천장을 뚫을 것인가? 외곽에 있는 놈이요. 왜? 가치는 사실 밖에서 오는 것이오. 상부구조가 있고 상부구조가 마이너스 되는 것이며, 그 상부구조는 항상 외곽에 있소. 그 외곽이 어딘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무조건 확률을 높여야 하오. 그러려면 웹 생태계와 같은 평등한 숲을 만들어야 하오. 넓게 퍼져야 하오.

 

중앙에 있는 민주당이 아무 것도 못하는 판에, 의외로 외곽에 있는 나꼼수가 뚫는다 말이오. 1997년의 승리, 2002년의 승리 모두 외곽에 있는 신규자원이 가세하여 돌파구를 열었소. 기존의 자원들은 아무 것도 못했소. 1997년은 서태지를 위시한 젊은층의 X세대 붐에 네티즌 세대(당시는 PC통신이 주력이었음.)가 외곽에서 뚫은 것이오.

 

2002년 역시 딴지일보를 비롯하여 외곽의 신규자원이 붐을 이루고 길을 열었소. 그때는 서프라이즈도 좀 힘을 썼고. 지금도 스마트폰과 같은 외곽에 있는 신규자원의 시장진입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고, 가운데 있는 민주당은 그냥 꿔다놓은 보릿자루요. 안철수나 박원순도 외곽에 있는 신규자원이오.

 

항상 외곽에서 일이 터지므로 저변을 넓혀야 하고 이러한 넓히기는 마이너스로 진행되는 것이오. 그러므로 마이너스가 정답이오. 여기서 높이기는 플러스, 넓히기는 마이너스라는 사실에 주의하기요. 위로 성장하는게 아니라 옆으로 씨앗을 퍼뜨리는게 마이너스요. 성장이 아니라 확산이오.

 

성장해서 가치 창출한 넘 역사적으로 없소. 대부분 확산해서 가치를 창출했소. 징기스칸도 혼자서 사방을 정복한게 아니고 40살까지 개고생하며 완벽한 전술교범을 완성한 다음에 이걸 부하들에게 공짜로 나눠줘서 사방으로 퍼뜨린 것이오. 이러한 과정은 철저하게 마이너스요.

 

언뜻 높여서 천장을 뚫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넓혀서 뚫습니다. 천장을 뚫어줄 용사는 가장 키가 큰 최홍만이 아니라 외부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끌고 오는 히피족들이오. 외부에서 호응해주지 않으면 안에서는 절대 천장을 뚫을 수 없소. 그러므로 공부 안 하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자를 주목해야 하오.

 

감옥을 탈출하려 해도 안에서는 절대 못 뚫소. 대부분의 탈옥수들은 외부에 있는 졸개들과 연락하여 감옥을 탈옥한다 말이오. 숟가락 하나 가지고 20년간 팠다는건 거짓말이오. 공구리 다 쳐놔서 숟가락으로 안 되오. 20년간 한 방에 넣어두지도 않소.

 

첫번째 천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뚫었고 그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를 복제하여 무수한 노무현을 만들어 외부로 널리 확산시키는 단계이오. 지자체 승리로 그것이 달성되었소. 첫번째 천장을 노무현 대통령 혼자 뚫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외부의 김대중 대통령과 손을 잡아서 가능했던 것이며 외부의 네티즌과 손을 잡아서 가능했던 것이오. 한 곳에 집중하여 힘을 모으는 플러스가 아니라 널리 확산시키는 마이너스로 뚫은 것이오.

 

'민주당 중심으로 모여' .. 이거 플러스 답이 아니오. '노무현 정신을 널리 확산시켜.'.. 이런 마이너스가 정답이오. 

 

종교가 교세를 불려도 사도들을 한 곳에 모아놓는게 아니고 널리 퍼뜨리는 것이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삽니다.

 

 

 

 


[레벨:15]오세

2011.11.23 (17:09:36)

전송됨 : 트위터

미래 경제학 교과서로 삼아야 할 원리이군요. 

미래 교육학 교과서도 되겠네. 

어려서부터 느낀 건데, 아이들은 모두 사회주의자요.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길 원하기 때문이오. 그렇다면 사회주의자는 사회주의자 대접을 해줘야지않겠소? 


사회주의자가 아닌 존엄주의자, 자유주의자라고 불러도 좋소.

아이들은 자신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보다 낮게. 저등하게, 하급으로 취급받는 것을 싫어하오. 

그냥 싫어하는게 아니라 온몸으로 거부하오. 소리지르고, 욕하고, 짜증내고. 

이미 존엄을 잊어버린 어른들처럼 낮게, 저등하게, 하급으로 취급받아도 그저 허허, 세상이 그러려니, 어쩔 수 없지 이러지 않소. 


인간은 누구나 존엄에 대한 감각을 타고나오. 그걸 잃지 말아야 하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사회주의자, 평등주의자, 자유주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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