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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966 vote 1 2012.01.15 (22:51:45)

 

[오리님이 링크한 자유게시판 동영상입니다.]

 

 

왜 인간은 로봇을 만들지 못할까?

 

40대 이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21세기에는 로봇이 일을 하는 사회가 될거라고 초등학교때부터 배웠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기어코 21세기가 되었다. 그리고 또 11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로봇은 콧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냥 로봇을 못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럴 낌새도 없다. 복잡한 컴퓨터는 잘만 만들면서 왜 로봇은 만들지 못할까? 구조론을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5천년동안 동양인들은 눈으로 뻔히 보고도 소실점을 보지 못했다. 원근법을 알지 못했다. 왜? 눈감고 다녔기 때문이다. 소실점은 어디에나 다 있다. 문학에도 있고, 음악에도 있고, 그림에도 있고, 도무지 없는 곳이 없다.

 

소실점을 보는 것이 깨달음이다. 그것은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한 점에 의해 계 전체가 통제된다. 그곳이 센터다. 센터는 작용반작용에 따라 외력의 작용에 대응하는 반작용의 출발점이다.

 

우리가 무슨 행동을 하든 그것이 반드시 있다. 그곳이 소실점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분야 어디든 그것이 있고 그것을 장악하는 자가 다 먹는다. 목이 있는 것이다. 정치가 지나다니는 목이 있고, 돈이 지나다니는 목이 있다. 손정의가 거기에 앉아서 빨대 꽂아놓고 있다.

 

로봇은 어떻게 달릴 수 있을까? 물고기는 어떻게 헤엄칠 수 있을까? 새는 어떻게 날 수 있을까? 사람은 어떻게 균형잡고 서 있을 수 있을까? 배는 어떻게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 비행기는 어떻게 균형을 유지할까? 같다.

 

단 하나도 다르지 않다.

 

물고기는 물을 이용한다. 작용반작용이다. 새는 공기를 이용한다. 역시 작용반작용이다. 인간은 중력을 지구에 작용시켜 그 되돌아오는 힘을 이용한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도 사실은 맹렬히 땅을 누르고 있다. 반작용 힘을 결집하고 있다.

 

인간은 발을 앞으로 내밀어 걷는 것이 아니라, 땅을 뒤로 밀어서 걷는다. 여기서 관점의 이동,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걸 알아야 로봇이 걸을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건 거울에 의해 반전되었다. 에너지의 결을 보라. 자기는 배제하라.

 

가만있는게 가만있는게 아니다. 배에는 키가 있고, 비행기는 수직꼬리날개가 있다. 이들은 모두 외부를 향해 팔을 내밀고 있으며 외부를 향해 능동적으로 작용하고 그 되돌아오는 반작용의 힘을 이용하여 내부를 통제한다. 소실점이다.

 

우주의 모든 구조에는 소실점이 있다. 시에도 있고 만화에도 있고 영화에도 있다. 사랑에도 소실점이 있고, 정치에도 소실점이 있다. 작용반작용이 시작되는 한 점이 있다. 계 전체를 통일하고 있다.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다.

 

왜 인간형 로봇은 달리지 못할까? 산업용 로봇은 진작에 발명되었는데 말이다. 로봇은 능동적으로 외부를 향해 작용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발로 땅을 밀어야 한다. 그 되돌아오는 힘으로 내부를 통제해야 한다.

 

상단에 링크한 동영상의 짝퉁 세그웨이에는 그것이 없다. 외부를 향해 능동적으로 작용하지 않으므로 반작용이 없고, 그러므로 내부를 통제하지 못한다. 내부를 치는 힘은 반드시 외부에서 들어와야 구조론과 맞는 것이다.

 

인간은 인체 내부의 밸런스로 중심잡아 서 있는게 아니라 지구를 이용하여 서 있는 것이다. 이걸 알아야 한다. 로봇은 적극적으로 발을 굴러서 지구를 타격해야 한다. 지구를 타격할 타(舵)가 외부로 돌출되어 있어야 한다.

 

인체의 중심은 배꼽 밑에 있는게 아니고 지구와 인간 사이에 있다. 보이지 않지만 그 사이에 활발한 상호작용이 있다. 바로 그 때문에 냇가의 황새는 한쪽 다리로 서 있는 것이다. 두 다리로 서면 상호작용에 실패한다.

 

왜? 소실점은 하나이니까. 새가 발이 시려서 한쪽다리로 선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짝다리 짚고 서는게 편하니까 짝다리 짚고 서는 것이다.

 

인간은 두 발로 서지만 실제로는 네 발로 선다. 발가락끝과 발뒤축이 하나의 시소가 된다. 발목이 축이다. 오른발과 왼발로 두 개의 시소가 있고 골반이 그 시소의 축이 되며 다시 상체와 하체가 시소가 된다.

 

걸을 때 손은 발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며 이것이 외부로 나온 인간의 자이로스코프다. 인간은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하여 소실점에 힘을 모으고 그 소실점에서 다시 외부를 향해 능동적으로 작용하여 되돌아오는 힘으로 균형을 잡는다.

 

그림의 짝퉁 세그웨이에도 소실점은 있다. 자이로스코프가 있다. 그런데 타(舵)가 없다. 자이로스코프는 내부의 중심을 찾을 뿐 외부로 작용하지 않는다. 외부로 작용하는 그 힘의 시작점이 소실점이 되어야 한다.

 

로봇? 간단하다. 그걸 만들어서 몸통에 달아주면 된다. 이때 힘의 중심점은 항상 진행방향에 있어야 한다. 전진할때는 앞, 정지할 때는 뒤. 서 있을 때는 아래에 위치해야 하며 그 방향에다 능동적으로 작용하여 반작용을 얻어와야 한다.

 

타가 배 밑에서 그냥 가만있는게 아니다. 타에 엄청난 힘이 걸린다. 배 전체를 단번에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얻어와서 배로 되돌려보내고 있다. 상호작용 하고 있다. 그게 겉으로 드러나 보여야 한다.

 

인체는 다섯 개의 시소로 되어 있다. 왼발과 오른발로 둘, 골반까지 셋, 허리까지 넷. 지구와 인체사이가 다섯이다. 다섯 개의 축으로 제어한다. 구조는 5축제어로 완전해진다. 외부로 나타내는 하나, 운동을 반영하는 둘(시간전개), 힘을 반영하는 셋(방향전환), 내부를 통제하는 넷(소실점 확보), 외력을 얻어오기 위해 다섯(타의 역할)이 필요하다.

 

꼬리치지 않는 물고기, 날갯짓 하지 않는 새, 외부를 향해 능동적으로 힘을 작용시키지 않는 로봇은 가짜다. 딱 보면 그게 보여야 한다.

 

동영학? 뻘소리 하고 있네. 달아줄걸 달아주고 이야기해야 한다. 없잖아.

 

 

 *** 발끝과 발뒷축 사이에 관절이 있고 발끝과 뒷축으로 계속 지구를 누르고 있으며 (그 부분이 모터에 연결되어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 간단히 파도 치는 바다 위의 배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로봇을 만들면 됨. 몰라서 그렇지 인간은 항상 파도 위에 서 있음.) 그때 되돌아오는 힘으로 내부를 제어하고 있다면 그 로봇은 진짜입니다.  ***

 

 


 

정치나 경제도 마찬가지다. 구조론은 반드시 바깥안이다. 좌파는 미국을 때려서 그 되돌아오는 힘으로 내부를 치고 우파는 북한을 때려서 그 되돌아오는 힘으로 내부를 치며 친노는 명박을 때려서 그 되돌아오는 힘으로 민주당을 접수한다. 이건 공식이다.

 

반드시 힘은 밖에서 들어오는 공간의 축소 곧 마이너스여야 하며 안에서 자가발전 하는 바운더리 확대의 플러스 시도는 실패한다. 그러므로 김어준이나 한비야처럼 해외로 나대던 인간이 필요한 것이다. 로봇 역시 외부의 힘으로 내부를 통제해야 하며 내부의 힘은 그 외부의 힘을 끌어오는 절차일 뿐이다. 그게 없으면 일단 인간형 로봇이 아니다.

 

***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기 전에 연을 먼저 만들었다. 연을 밖에서 조종하지 않고 안에서 조종하면 비행기다. 로보트도 마찬가지다. 인간형 로봇에도 연에 해당하는 더 단순한 구조가 있다. 그걸 먼저 만들어야 한다.

 

동역학 필요없고 단순한 구조의 원시로봇을 만들고 그걸 조금씩 진화시켜 가는 거다. 일본의 짝퉁 세그웨이는 일단 연이 아니다.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진화될 수 없다. 오뚜기는 엔진 없어도 잘만 서 있다.

 

 

 

 

 0.JPG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7]오리

2012.01.16 (20:27:18)

두발을 가진 로봇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뛸려면, 결국 실시간으로 변하는 지구와 로봇사이의 중심점, 
그 가상 포인트를 정확히 계산해 내는 메카니즘을 탑재하고 있어야 겠군요. 
그래서 그 가상포인트를 기준으로 다음 행동을 결정해서 움직이면 되겠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1.16 (22:10:33)

외계인은 중력이 약한 별에 살기 때문에 외다리로 콩콩 뛰어다니오. 오리는 체중이 있어서 뒤뚱뒤뚱 걷지만 참새는 몸이 가벼워서 콩콩 튀어 걷는 것이오. 두 다리로 뛰지만 에너지로 보면 한 다리와 같소.

 

가장 단순한 형태로 시작해야 진짜요. 몸통 하나에 다리 하나, 관절 하나로 스카이 콩콩처럼 뛰어다니는 로봇을 만들고 다음 다리 수를 점차 늘려가면 되오. 가장 단순한 구조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잘못되고 마는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1.16 (22:16:53)

과학자들의 플러스 사고가 문제요. 마이너스를 발동하지 않으면 애초에 방향이 틀려버리는 거죠. 더이상 줄일수 없는 단계까지 줄이지 않으면 안되오. 거기가 시작점.

 

무게 50키로그램의 로봇을 제어하려면 몇 키로의 힘이 필요할까요? 다리가 둘이면 한 다리에 25킬로씩, 그런데 발가락끝과 뒷꿈치로 실제로는 4다리와 같으므로 각 12.5키로. 구조론에 따라 소실점은 하나의 점이오. 한 점에 걸리는 힘이 12.5키로인데 이걸로 체중 50키로의 로봇을 통제할 수 있소? 이미 실패.

 

로봇이 실패하는 이유는 딱 하나. 힘이 없기 때문이오. 로봇은 기본적으로 키가 커야 하오. 키가 커야 다리가 지렛대 역할을 하므로 무게중심을 높여서 키를 키우면 힘이 따블. 체중 50킬로 로봇이 키를 두 배로 키우면 100키로의 힘, 게다가 제자리에서 뛰면 3배로 힘이 세지므로 300킬로의 힘이 만들어지오. 이 강력한 힘으로  로봇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오.

 

그러나 숏다리 일본로봇은 다들 양초를 칠한 마루바닥을 걸어다니므로 힘이 없소. 관절을 굽히지 못하므로 반동의 힘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마치 얼음 위에서 미끄러질까봐 힘을 쓰지 못하는 것과 같소. 그것은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무언가 붙잡지 못하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허우적 대는 것과 같소.

 

간단하오. 50킬로짜리 로봇을 통제하려면 적어도 300킬로의 힘이 필요하오. 무엇으로 이 힘을 조달할 것이오? 엔진으로? 그래봤자 얼음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판인뎅?

 

여러번 이야기 했는데 자전거는 달려야 균형이 잡히지 균형을 잡고 난 다음에 가는 것이 아니오. 동영상의 로봇은 원초적으로 접근법이 틀려버린 것이오. 지금 저 로봇은 물위에 떠 있는 것과 같고, 얼음 위에 서 있는 것과 같아서 전혀 힘이 없소. 발로 차면 자빠지는 로봇을 어디에 써먹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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