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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034 vote 0 2013.05.17 (13:13:25)

 


    우리가 진리의 문제라고 착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언어의 문제다. 진리는 죄가 없다. 언어가 비뚤어져 있다. 아니 언어 이전에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뚤어져 있다. 애초에 세상과의 관계맺기가 잘못된 것이다. 포지셔닝의 실패다. 잘못된 포지셔닝이 잘못된 관계를 낳고, 잘못된 관계가 잘못된 시선을 낳고, 잘못된 시선이 잘못된 언어를 낳고, 잘못된 언어가 죄없는 진리를 탓하게 한다. 진리를 나무라지 말고 당신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


    ◎ 오류는 진리가 아닌 당신에게 있다.


    모든 오류는 언어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일의성에 의한 엮임에 대해 매듭지어 명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물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 때문이다. 빛의 성질인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에 대해서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여긴다면 곤란하다. 실은 엄청난 발견의 현장이다. 그 안에서 엮임에 의한 대칭과 상호작용을 찾아내면 된다. 일의성을 포착하고 명명하면 된다. 문제는 일거에 풀린다.


    2500년 그리스 철학자 제논은 ‘쏜 화살은 날아가지 않는다’, ‘발이 빠른 아킬레스는 한 걸음 앞선 거북이를 추월할 수 없다’ 는 등의 유명한 역설 네 가지를 주장했다. 제논의 궤변은 2천년간 한낱 호사가들의 웃음거리로 치부되었지만 뉴턴이 제안한 리미트 개념은 단번에 제논의 역설을 풀었다.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인 역설, 모순, 부조리, 딜레마, 아이러니야말로 진리로 가는 단서임을 깨닫지 못한다. 뭔가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 안에서 축과 대칭의 엮임이 작동한다는 의미다. 대칭과 상호작용을 추적하면 문제는 풀린다. ‘원래 진리는 알 수 없다’가 아니라 ‘아무도 여기에 명명하지 않았다’가 정답이다.


    모든 오류는 문제 하나에 답이 둘인 형식을 가진다. 창이 방패를 뚫는데 동시에 방패는 창을 막는다는 식이다. 눈 크게 뜨고 봐야 할 엮임의 현장이다. 양자를 통일하는 일의성을 찾아서 명명하면 된다. 역사는 언제나 창이 방패를 뚫는 일방향으로만 작동한다. 절대로 창이 먼저다. 뚫리지 않는 방패의 건설은 자원낭비이기 때문이다. 뚫릴락말락 하는 아슬아슬한 경계지점에서 문명은 작동하는 것이다. 여기에 명명만 하면 당신은 한 분야의 대가로 행세할 수 있다.


    명명이 중요하다. 동성애자와 같다. 이름이 없을 때 동성애자는 변태로 불린다. 이성애자라는 이름이 생김으로 해서 동성애자의 존재는 납득된다. 중요한 점은 사물이 아니고 사건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나 레즈비언은 사물로 보는 관점에서의 명명이다.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는 대칭의 엮임을 이루므로 사물이 아닌 사건이다. 제대로 명명된 것이다. 

 

    장애인의 문제도 생각할 수 있다. 비장애인을 나타내는 이름이 없다. 정상인이라고 한다면 장애인과의 대칭성이 없다. 엮임을 나타내는 바른 이름이 없기 때문에 차별적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종을 백인과 유색인으로 나누는 것도 잘못된 명명이다. 왜곡된 언어가 왜곡된 사회를 낳는다.


    만약 당신이 말도 안 되는 어떤 불가해한 광경을 목격했다면 ‘확실히 세상 일은 알 수 없어.’ 하고 한탄할 일이 아니라 바로 노벨상을 수상할 절호의 기회임을 깨우쳐야 한다. 눈앞에 금덩이가 있는데도 당신은 왜 줍지 않는가?


    ◎ 이곳에 없는 것은 저곳에 있다.


    어떤 것이 이곳에 없다면 동시에 저곳에 있다는 뜻이 된다. 진리에 답이 없다면 언어에 답이 있다. 언어가 잘못된 것이다. 언어를 바로잡기만 해도 당신은 뉴턴이 될 수 있다. 단지 명명하는 방법만으로 문제는 풀린다. 단 사물이 아닌 사건에다 명명해야 한다. 세상과의 관계맺기가 중요하다. 한 단계 위로 올라서서 사물이 아닌 사건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얻어야 한다. 깨달음이 필요하다.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때 카리브해의 섬들에 사는 부족민은 서구인의 범선이 눈앞을 지나가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눈으로 보고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작은 카누는 잘 보는데 커다란 범선은 보지 못한다. 왜인가? 명명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명되지 않은 것은 뇌가 거부하기 때문이다. 명명되지 않은 것은 독립되지 않은 것이며, 독립되지 않았으므로 콜롬부스의 범선이 그들에게는 커다란 바다의 일부로 여겨진 것이다. 그들은 단지 바다를 보았을 뿐이다.


    명명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반면 명명되면 지나치게 민감해진다. 환경의 일부로 보지 않고 세균으로 여기는 것이 그러하다. 역시 이름으로 해결해야 한다. 환경이라는 한 층위 높은 단계의 이름을 획득하고 그 환경 안에서 축과 대칭의 엮임을 발견할 때 당신은 세균 노이로제에서 해방된다.


    남북간의 대치상황도 그러하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칭과 상호작용에 따른 동북아질서라는 높은 층위의 이름을 획득하지 못하므로 빨갱이 타령이나 일삼으며 안보 노이로제를 앓는다. 북한이라는 사물이 아니라 문명의 이동이라는 사건으로 보는 관점을 획득할 때 그들은 빨갱이 신경증에서 해방된다.


    진리는 개념화하고 명명해야 하며 답은 사물이 아닌 사건의 형식에 있다. 인간은 사물을 잘 명명한다. 사건은 명명하지 못한다. 인과관계를 추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무언가 불가해하거나 납득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인과관계의 엮임이 작동하는 사건의 현장임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은 황금을 발견한 소년처럼 흥분해야 한다. 가슴에 설레임을 품어야 한다. 그렇게 비관주의, 회의주의, 불가지론, 상대주의, 부정적 사고는 극복되어야 한다. 만약 어떤 것이 상대적이라면 곧 그곳에 대칭성과 상호작용의 모형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상대성은 엮임이라는 절대성 안에서만 성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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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안다는 사람 중에 회의주의, 비관주의, 부정적 사고에 빠져서 그것을 큰 자랑거리로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얼치기라 할 것입니다. 그들은 눈앞의 진주를 돼지에게 던져주는 사람입니다. 왜 황금을 보고도 챙기지 않습니까? 황금을 발로 차버리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며 비합리적인 사람입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노벨상을 수상할 찬스를 만났다는 의미입니다. 부조리를 발견했다면 한탄할 일이 아니라 까뮈처럼 노벨문학상을 챙겨야 합니다.

 

 




[레벨:10]다원이

2013.05.18 (18:20:00)

일단 구조론을 접하게 된 것이 황금 광맥...!
[레벨:15]오세

2013.05.19 (10:45:06)

전송됨 : 트위터

구조론은 다이아광산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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