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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388 vote 1 2013.06.27 (01:08:53)

 

    결따라가는 방법


    만약 존재가 사물이라면 예측할 수 없다. 사물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측은 변화에 대한 예측이다. 변화하지 않는다면 예측은 불필요하다. 금은 변하지 않는다. 금이 앞으로 어떻게 될거라는 예측은 필요없다.


    금은 어떻게든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존재는 사건이다. 그리고 사건은 변화한다. 그러므로 예측할 수 있다. 쇠는 녹쓴다. 쇠가 녹쓸거라고 예측하면 그 예측은 보기좋게 적중한다. 그런데 변화가 무질서하게 일어나도 곤란하다. 메뚜기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예측할 수 없다.


    ◎ 변화가 일정한 방향으로 일어날 때 예측은 가능하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변화는 일정한 방향으로 일어난다. 언제나 쇠가 녹쓸 뿐 녹은 쇠쓸지 않는다. 에너지가 변화의 방향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에너지의 출력부에서만 일어난다.


    머리는 움직이지 않고 꼬리만 움직인다. 살아있는 것이 죽을 뿐 죽은 것이 되살아나지 않는다. 신제품이 고장날 뿐 중고품이 신제품으로 변신하지 않는다. 엔진이 바퀴를 돌릴 뿐 바퀴가 엔진을 돌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건의 머리와 꼬리를 구분함으로써 예측할 수 있다.


    사건은 뒤죽박죽으로 진행되므로 어디가 머리고 꼬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살펴보면 표면에서 날고 뛰는 깃털의 배후에서 조정하는 몸통을 알 아챌 있다. 사건을 지배하는 것은 전적으로 에너지다.


    사회에서 에너지는 돈이다.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면 최종보스를 찾아낼 수 있다. 이에 예측은 가능하다.


    풍림화산이라는 말이 있다. 앞에서 바람처럼 밀고오는 것은 기병이고, 수풀처럼 막아서는 것은 보병이며, 불처럼 설치는 것은 중간 간부들이고, 산처럼 뒤에서 버티는 것은 다케다 신겐 본인이다.


    제일 적게 움직이는 자가 두목이다. 나무의 줄기가 1만큼 흔들리면 가지는 5만큼 흔들리고, 잎새는 25만큼 흔들린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전개하면서 단위를 통과할때마다 5배씩 증폭된다. 하나의 상호작용 단위마다 5회씩의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몸통을 거쳐 꼬리로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 결따라가는 것이다. 구조론의 결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각 단위를 통과할때마다 5배씩 증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질의 역할을 하는 두목이 하나면 입자 역할의 참모는 5명이요, 그 밑의 간부는 25명, 하급간부는 125명, 말단은 625명의 비례로 역할이 주어진다.


    말단으로 갈수록 자질구레한 의사결정할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건희 쯤 되는 최종보스는 1년에 중요한 사건 한 두건만 결재해도 된다. 이 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으면 예측의 성공확률은 급격히 올라간다.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보듯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인과율은 알려져 있다. 인과율은 사건을 원인과 결과 둘로 나눈다. 말하자면 회사에 보스와 말단직원만 있고 중간 간부가 없는 셈이다. 사건의 시작과 중간과 결말의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중간간부 하나가 들어선 셈이다. 부족하다. 기승전결의 넷으로 나눌 수 있다. 하급간부를 끼워준 셈이다. 구조론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으로 나눈다. 보스, 이사진, 간부진, 대리급, 말단직원으로 나눠진 셈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내부를 들여다 보면 5개의 단위로 구성된다.


    봉건사회는 왕, 귀족, 기사, 평민, 노예로 나눠진다. 각 단위의 상호작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에 맞는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왕과 귀족은 의사결정을 하고 평민과 노예는 그것을 집행한다.


    기사는 중간에서 두 그룹을 매개한다. 상부구조인 왕≫귀족≫기사의 관계를 기사≫평민≫노예가 복제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결정구조와 의사집행구조다. 기계장치부터 생명체의 구조나 조직의 구조나 회사의 조직이나 군대의 조직도 모두 이 구조를 따라간다.


    구조는 에너지를 순환시키며 에너지의 입력부(상부구조)와 출력부(하부구조)로 연결되기 때문에 예외없이 이 모형을 따른다. 에너지를 쓰지 않는 조직은 없다. 에너지는 공간과 시간을 특정한다. 공간은 상부구조에서 결정되고 시간은 하부구조에서 결정된다. 그러므로 예외없이 이 과정을 지킨다.


    중국이라는 공간에 물건을 수출한다는 결정은 상부구조에서 내려지고 실제로 중국에서 물건을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은 오늘이나 내일이며 그 집행은 하부구조에서 이루어진다.


    상부구조는 공간을 결정하고 하부구조는 시간에서 집행한다. 공간의 결정과 시간의 집행을 하나의 사건으로 통일시킨 것이 사건이다. 그러므로 사건은 결따라 간다. 이에 예측은 가능하다.


    근대과학은 상부구조의 의사결정과 하부구조의 의사집행으로 세분하지 않고 그냥 원인과 결과 둘로 나누므로 세밀하게 예측할 수 없다. 중간과정이 감추어졌기 때문이다. 현장의 깃털과 배후의 몸통을 연결하는 링크를 잃어버렸다.


    쇠는 녹쓸지만 공간에서 물과 접촉하지 않아도 녹쓸지 않고 시간에서 충분한 기간이 주어지지 않아도 녹쓸지 않는다. 반드시 공간의 결정과 시간의 집행이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 단위로 세분해야 한다.


    ◎ 질은 결합하고, 입자는 독립하고, 힘은 교섭하고, 운동은 변화하고, 양은 침투한다.


    질은 결합하고, 입자는 독립하고, 힘은 교섭하고, 운동은 변화하고, 양은 침투한다. 각 단계에 맞춤전략을 씀으로써 더 수준높은 대응을 할 수 있다. 질은 쇠가 물과 만난다.


    입자는 철 입자가 물 속의 산소 입자와 접촉한다. 힘은 철과 산소가 싸운다. 운동은 그 싸움의 시간적 진행이다. 량은 그 결과다. 산이 쇠 속으로 침투하여 ‘양은 침투한다’를 성립시킴으로써 사건은 종결된다. 모든 사건은 이 하나의 형식을 가지며 예외는 없다.


    사건이 5단계로 진행하므로 각단계에 맞춤대응을 할 수 있다. 질은 밖을 차단하면 된다. 페인트로 도장하면 쇠는 녹쓸지 않는다. 입자는 산을 중화시키면 된다. 사건을 일으키는 핵을 공략하는 것이다. 질병이라면 원인균을 죽이면 된다. 동물이라면 심장을 공격하면 된다. 힘은 산과 쇠의 반응에서 쇠가 이기게 하는 것이다. 스텐레스 합금은 잘 녹쓸지 않는다.


    질병과 인체의 싸움에서 인체가 이기게 하면 된다. 운동은 시간을 차단하는 것이다. 사건이 양의 단계까지 진행되었다면 대응은 어렵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사건의 해결은 항상 선제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단계에 선수를 쳐야 한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각 단계는 상품의 소재, 기능, 성능, 효능, 양식으로 나타난다. 어떤 신상품이 등장하면 처음 소재의 차별에서, 기능의 차별로, 성능의 차별로, 효능의 차별로, 양식의 차별로 넘어가며 차례로 경쟁의 형태를 바꾼다. 지금이 어느 단계의 경쟁상태인지를 파악하여 다음 단계의 경쟁에 강한 회사에 투자하면 주식거래에서 유리한 지점에 설 수 있다.


    지금이 소재경쟁 단계나 아니면 기능경쟁단계냐를 파악해야 한다. 소재경쟁이면 OS가 좋은 애플이 이기고, 기능경쟁이면 갤럭시노트 기능이 있는 삼성이 이기고, 성능경쟁이면 화질이 좋다는 LG가 이기고, 효능경쟁이면 가격이 싼 팬택이 뜬다. 양식경쟁이면 제품의 원형을 변질시켜 독특한 변화를 준 회사의 상품이 뜬다. 그런데 이 경우에 이르렀다면 대개 시장사이클이 끝나는 지점이다.


    주식투자를 한다면 당연히 1위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투자시기를 놓쳤다면 기다렸다가 기능경쟁으로 옮아갔을 때 2위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쓸 수 있다. 지금 스마트폰은 소재경쟁인 OS경쟁이 끝나고, 기능경쟁을 거쳐 성능경쟁으로 옮아가고 있다.


    아이폰의 시리 이후 더 이상 혁신적인 신기능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질과 카메라와 터치감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 물론 1위기업이 소재와 기능과 성능까지 모두 휩쓸고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대개 하나의 기업이 여러 가지에 동시에 집중하지 못하므로 후발주자의 약진을 노려볼만 하다.


    이상은 대략적인 윤곽이고 실제로는 기능경쟁 안에 또다른 작은 소재경쟁이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복잡하게 전개된다. 자동차라면 소재경쟁, 기능경쟁, 성능경쟁, 가격경쟁을 넘어 지금은 디자인을 잘해야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전자부품이 대거 채택되면서 다시 부분적인 소재경쟁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관측된다. 전체적인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흐름 안에 다시 각 단위마다 작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는 것이다.


    질의 단계는 먼저 와서 판을 설계하는 자가 먹고, 입자의 단계는 구체적인 형태를 일으키는 자가 먹고, 힘의 단계는 콘텐츠가 좋은 회사가 먹고, 운동의 단계는 가격대비 효과가 좋은 제품이 먹고, 양의 단계에 이르면 기이하게 변화를 준 제품이 먹힌다. 만약 시장에서 어떤 제품의 양의 경쟁을 일으켜 그 제품의 본질가치를 버리고 엉뚱한 변조경쟁을 하고 있다면 그 시장을 떠나는 것이 좋다.


    장터가 파장인 것이다. 예컨대 시계가 시간을 보는 목적보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팔리고 있다면 끝난 거다. 문구류가 거리에서 판촉물로 쓰이는 예가 그러하다.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망조가 들었다고 봐야 한다. 뒤늦게 시장진입을 시도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시장진입을 꾀한다면 현재 그라운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을 파악하여 다음 단계로 건너뛰어야 한다. 현재 소재가 먹고 있다면 기능으로 진출해야 하고, 현재 기능이 대세라면 성능으로 승부해야 한다. 지금 자동차의 성능경쟁이 치열하다면 가격경쟁으로 넘어가버려야 한다. 다음 단계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선수를 치는 것이다.


    웹툰작가라면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는 원래 어른들의 물건이었다. 그러므로 웹툰작가들이 무의식적으로 성인대상의 만화를 그리는 경향이 있다. 최근 히트하는 만화를 보면 잽싸게 청소년 대상으로 넘어간 경우가 많다.


    특히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더욱 어린이들이 수업 중에 교실에서 몰래보는 것이다. 이는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소재가 바뀜에 따라 웹툰의 기능이 바뀌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따라잡아야 한다.


    후진국에 자동차를 판다면 고급차를 팔아야 한다. 후진국은 가난하므로 값싼 차를 팔아야 한다는건 착각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은 자동차의 기능이 다르다. 선진국은 출퇴근 기능이고 후진국은 세과시 기능이다. 선진국은 개인용이고 후진국은 가족용이다.


    그러므로 후진국은 대형고급차를 팔아야 한다.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알바니아에는 벤츠와 BMW가 많다고 한다. 워낙 도로가 엉망이라 한국차는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자동차를 판매한다면 역시 벤츠 외에 답이 업다고 봐야 한다.


    질은 마쓰시다가 전기용품으로 플라스틱 소재가 적당하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과 같고, 입자는 그 플라스틱으로 구체적인 스위치나 소켓을 개발한 것이며, 힘은 거기에 성능을 앞세운 것이고, 운동은 가격을 앞세운 것이며, 량은 그것을 색다르게 만든 것이다. 질에 투자하는 사람이 3125를 가져갈 때, 입자에 투자하는 사람은 625를 가져가고, 힘에 투자하는 사람은 125, 운동에 투자하는 사람은 25, 량에 투자하는 사람은 5를 가져간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다. 이 순서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 결이다. 결따라가야 한다. 이 구조를 알고 대응하는 것과 모르고 덤비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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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은 실패해도 해석은 남습니다. 구조론은 예측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해석의 툴입니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전개됩니다. 앞선단계에 실패했다면 해석을 투입하여 다음 단계의 성공확률을 올리면 됩니다. 포기할때까지 패배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구조론이 없다면 해석할 수 없으므로 실패는 실패로 끝납니다. 다음 단계에 대비하지 못합니다.  구조론은 무턱대고 이기려고 덤비기 보다는 다음 단계로 탈없이 이어지도록 돌발변수를 줄이고 안전운행을 합니다. 끝까지 가면 우리가 이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6.27 (21:58:22)

구조론 눈팅 분 중 주식투기나 노름 하는 분 없나^^


젊어서 이 맥락을 알았다면 고수가 되었을텐데..하하하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6.27 (23:28:02)

구조론적 투자로 성공해서 모임에서 한 턱 쏜 분은 있습니다.

또 연락받기로는 몇 분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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