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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157 vote 0 2012.05.25 (14:02:53)

 

필자가 야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야구가 여러모로 구조론과 맞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결따라 가면서 최적의 포지션 조합을 도출하는 것이다. 포지션 조합의 권한은 감독에게 있다.

 

야구는 감독의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그냥 선수를 응원하는 재미로 그치는 여타 스포츠와 다르다. 감독보다는 구단주가 낫다. 내가 구단주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재미도 있다.

 

만수르 되어보기다. 내가 만수르라면 누구를 영입해야 할까? 근데 4년에 7천억을 쓰는건 허무하고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기대한다면? 그걸 한 사람이 이장석이다. 하여간 재미가 있다.

 

재미가 있으니까 야구단 안 팔고 버티는 거. 근데 한국 야구는 구단주의 입지가 없고 감독이 다 한다. 프런트가 잘 해서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은적이 없다. 개입해봤자 망쳐놓을 뿐이다.

 

이번에 이장석이 뭔가를 보여줬다. 프런트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답을 보여준 거다. 개입해서 망치기 전문의 다른 구단들도 뭔가 교훈을 얻었을 거. 하여간 구조의 포지션을 맞춰보는 거다.

 

축구도 포메이션이 있지만 잘 모르겠고 야구는 뻔히 보인다. 필자가 주목한 팀은 왕년에 롯데, 작년에는 기아, 올해는 넥센이다. 그 구단의 팬이라기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는 거다.

 

여기에는 모두 홈런타자가 끼어있다. 이대호, 이범호, 박병호다. 모두 이름에 호자가 붙어 있다. 역시 호자가 붙은 강민호, 강정호도 만만치 않다. 송강호도 야구했으면 홈런쳤지 싶다.

 

홈런타자는 어떻게 점수를 낼 것인가 하는 고민을 덜어준다. 간단하다. 홈런치면 된다. 팀을 리빌딩한다면 일단 제대로 된 홈런타자부터 구해놓고 이를 중심으로 짜맞추기를 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는 필수다. 이건 돈으로 해결보고. 중간투수는 감독이 조율을 잘 해주면 된다. 중간투수가 못하는건 순전히 감독이 얼빵해서다. 여기서 감독의 실력차가 드러난다.

 

‘감독은 잘 하는데 중간투수가 못해서’.. 이런 변명은 성립될 수 없다. 감독이 못하니까 중간투수가 못한다. 강속구 던지는 특급 마무리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이는 기본이고 핵심은 타자다.

 

타자들 궁합을 잘 맞추어야 한다. 투수는 필수이므로 무조건 조달해야 한다. 이건 별 재미가 없다. 타자는 선수들간 궁합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재미가 있다.

 

타선이 팀컬러를 결정한다. 작년 초 기아의 이범호 효과는 굉장했다. 타자 한 명이 팀을 완전히 바꿨다. 실력 때문이 아니고 궁합 때문이다. 강타자가 나서면 상대투수가 이를 피해가려 한다.

 

상대가 4번을 피해갈 궁리를 하는데 속이 보인다. 그걸 역이용하면 된다. 상대가 이렇게 피하면 저렇게 대응하면 되고 답이 딱 나온다. 그 다음에는 곧 죽어도 공격야구를 해야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지만 그건 기본이고 진정한 답은 타자에 있다. 가장 적은 돈을 들이고 큰 효과를 얻는 것은 공격야구다. 요즘 망하는 팀의 특징은 좌우놀이에 심취해 있다는 거다.

 

잦은 번트나 대타작전에 재미를 붙이면 게임은 이기는데 팀이 망가진다. 한대화 감독이 대표적인데 야왕놀이 하다가 팀이 망했다. 박병호가 못 친다고 번트를 시키면 박병호도 죽고 팀도 죽는다.

 

차라리 삼진먹는게 낫다. 이대호도 4월에는 오릭스에서 죽을 쒔다. 이대호가 못 친다고 번트나 시키면 앞으로도 계속 못 치게 된다. 여기서 감독이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팀을 만들 것인가 단기적으로 게임을 잡을 것인가? 4, 5월에는 팀을 만들고 8, 9월에는 게임을 잡는다. 팀을 만든다는 것은 못치더라도 계속 투입하여 조를 맞춰나가는 거다.

 

◎ 팀을 만들 것인가?
◎ 게임을 이길 것인가?

 

게임을 잡는다는 것은 번트든 치고달리기든 감독이 작전을 내서 한 점을 내서 이기는 거다. 못하는 감독은 게임 이기려다 팀을 망치게 된다. 8, 9회 동점상황에서 딱 한 점만 달아나면 된다.

 

그런데 투수가 바닥이다. 게임 포기하고 선수를 아낄 것인가 아니면 선수를 희생시키고 게임을 이길 것인가? 선수를 희생시키는 결정을 해서 한 두 게임을 잡고 다음달에 10연패한 감독 많다.

 

4, 5월에는 게임을 포기하고 선수를 살려야 한다. 작년 봄에 SK가 오버페이스 하는 것 보고 여름에 힘이 떨어질 것을 알았다. 김시진 감독은 한 게임에 3명의 투수만 투입하려고 노력한다.

 

박병호는 고등학교 때 4연속 홈런을 쳤다고 한다. 엄청나다. 근데 못한다고 2군으로 빼면 미친 짓이다. 못하니까 더 잘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길게 보고 선수를 키워야 하는 것이다.

 

답은 장기전이다. 장기적으로 팀을 건설하려면 절대적으로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한다. 공격야구는 젊은 선수만이 가능하다. 젊은 선수는 포지션 조합이 맞느냐 아니냐에 따라 들쭉날쭉 하다.

 

기세를 타고 흐름을 타는 거다. 고참은 수읽기에 능해서 노려치기 때문에 기세를 타지 않는다. 그러므로 큰 게임이나 위기 때는 고참들이 제 몫을 해준다. 그러나 기세를 타면 젊은 선수라야 한다.

 

◎ 위기 때, 단기전 – 경험많은 노장, 투수 위주.
◎ 기세를 탈 때, 장기전 – 젊은 신인들 위주. 타자위주.

 

최종적으로 우승을 하려면 경험많은 고참이 필요하고 투수놀음으로 가야하지만 이건 돈이 드는 거다. 만수르도 4년에 7000억 박아서 겨우 우승했다. 푼돈으로는 우승을 살 수 없다.

 

한국야구에서 순전히 돈으로 우승을 사려면 못해도 1년에 500억은 써야 한다. 고작 200억 가지고 쩔쩔 매는 재벌구단들은 그런거 못한다. (총예산 300억 안밖, 기업지윈 200억 이하)

 

우승여부를 떠나 최소의 돈으로 일정한 성적을 내려면 반드시 공격야구를 해야 한다. 홈런타자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타격은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타순배치에 따라 달라진다.

 

축구는 전후반 90분으로 끝나지만 야구는 점수를 내는 팀에 무한한 기회를 준다. 삼진을 당하지 않고 계속 점수를 내면 계속 타석에 선다. 타격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러므로 이득이다.

 

머니볼의 빌리빈도 우승은 못했다. 다만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냈다. 구조론적으로 보면 입구와 출구를 닫고 에너지 총량을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빌리빈은 총루수를 계산했다.

 

타율이 몇할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1루타든 2루타든 3루타든 총합이 몇 루냐다. 요즘에는 타율보다 총득점을 따진다. 구조론을 모르는 사람들은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을 보므로 망한다.

 

중간은 짤라내고 입구와 출구만 보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중간을 보면 넥센이 잘 나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지금 총 홈런수 1, 2위 팀이 1, 2위를 하고 있다. 전체를 봐야 잘 보인다.

 

2루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있으면 모든 것이 수월해진다. 안타 몇 개 치지 않았는데 득점을 꽤 된다. 구조론은 최저비용으로 최고효율을 달성한다. 그런데 마지막 2퍼센트는 효율만으로 안 된다.

 

효율적으로 운영할수록 리스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약한 고리가 생겨난다. 효율적이라는 것은 보험에 들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우승을 하려면 보험을 잘 들어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을 줄줄이 벤치에 앉혀놓고 보험용으로 뒤를 받치는 거다. 이 방식은 뉴욕 양키즈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하는 건데 돈이 넘 많이 든다. 이는 구조론의 방법이 아니다.

 

정치도 그렇다. 가장 효율적인 정치적 관심의 투자는 장래성 있는 젊은 정치인을 지지하는 거다. 이들이 최종적으로 대통령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투자대비 효율은 매우 크다. 만족도 높다.

 

진보가 보수보다 만족도가 높다. 뭔가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예 투자를 안 하고 로또를 사는 거다.

 

우리는 노무현 찍어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이명박 찍어서 뭔가 얻은 사람은 일부 소망교회 출신 외에 없다. 강남의 부자들도 얻은게 없고 시골의 무지렁이도 얻은게 없다.

 

그런데 왜 보수정당을 지지할까? 야구를 즐길줄 모르기 때문이다. 필자가 야구를 즐기는 방법은 하위권 팀이 운좋게 홈런타자를 얻은 다음 팀을 정비하여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거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거다. 그러나 많은 멍청이들은 그런데 관심없다. 장기적으로 지켜보며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지 않는다. 그들은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을 본다.

 

그들은 오늘의 승패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남들이 응원하는 팀을 응원한다. 그들은 언제나 관객의 포지션에 머물러 있다. 구단주 포지션에서 보는게 가장 재미가 있는데도 말이다.

 

###

 

구조론이 강한 이유는 사람들이 흔히 경험의 오류에 빠지기 때문이다. 구조론 아니라도 이런거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과 어긋나면 알아도 행하지 않는게 인간이다.

 

이는 인간의 근원적 약점이다. 실제로 현장을 보면 대개 유행을 따라간다. 어떤 감독이 성공하면 다들 따라한다. 근데 잘못 따라한다. 김성근이 하면 되는데 다른 감독이 하면 안 된다.

 

껍데기만 흉내내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확실한 정답이지만 방향성이 맞을 뿐 세부적으로는 얼마든지 시행착오가 있다. 그러나 방향이 맞으면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계속 가면 된다.

 

중요한건 방향이 있다는 거다. 방향이 있으면 깃발을 세울 수 있고 깃발이 뜨면 정보가 집적된다. 경험치가 축적된다. 모두가 코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반면 방향이 없으면 깃발을 못 세운다.

 

그 경우 팀원들이 개인적으로 아는게 있어도 말하지 않는다. 왜? 언어가 없기 때문이다. 깃발이 언어다. 깃발이 없으면 어떻게 말해야할지 알 수 없다.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깃발이 없다.

 

컨셉이 없다. 공격야구 할지 수비야구 할지 알 수없다. 그러므로 천하의 재사들이 입닫고 있다. 제갈량이 1만 명이라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노무현은 그들이 입을 열 개 했다.

 

입을 열어도 어색하지 않게 분위기 깔았다. 귀족 대 서민의 대결이라는 확실한 깃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0.JPG

 

관객의 관점이 아닌 감독의 관점에서 보기

감독보다 높은 구단주의 관점에서 보기

구단주보다 높은 신의 관점에서 보기

 

제일 높은데서 보는게 젤 재밌소.

 

그런데도 이상하게 사람들은

낮은데서 보며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낸다 말입니다.

높은데서 내려다 보면 그 어떤 실패도

다음 단계를 위한 에너지 축적으로 보여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없고 언제나 즐거운데 말입니다.

 

그들은 이기거나 아니면 패배하지만

우리는 이기거나 아니면 에너지를 비축합니다.

높은데서 보면 다음 단계가 보이고

다음 단계를 보는 눈을 얻으면 인생에 실패는 없소.

다만 에너지 비축과 그 에너지의 소비가 있을 뿐이오.

 

에너지 비축은 꿈 꾸는 즐거움이 있고

에너지 소비는 노는 재미가 있소.

실패같은건 결단코 없소.

 

그들은 작살로 물고기를 잡으므로

성공 아니면 실패이지만

우리는 그물을 치고 한 방향으로 물고기를 몰아가므로

당장의 성공 아니면 나중에 더 큰 성공입니다.

당장 그물에 물고기가 한 마리도 갇히지 않았다면

물고기들이 구석으로 몰려가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기거나 지지만

우리는 이기거나 몰이하거나입니다.

몰아놓은 다음 떠내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어떻게든 떠내기는 떠냅니다.

 

 

http://gujoron.com




[레벨:2]River

2012.05.26 (06:35:16)

파란색글자들이 마음에 와닿네요 요즘 다른글들의 파란색글자들도 그렇구요.. 예전에 뜰앞의 잣나무의 글들을 읽었을때가 생각납니다.. 그글본 이후로 구조론 독자가 되었네요
[레벨:4]토마스

2012.05.26 (13:36:41)

저는 단순한 축구가 야구보다 재밌다고 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축구가 야구보다 재밌다는 것은 스스로를 단순화된 인간으로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2.05.29 (22:57:24)

축구와 야구의 재미를 관중 입장에서 본다면 축구는 현장에서 보아야 그 재미를 만끽하고 야구는 티비로 보아도 상관없다는 것.그리고 축구는 직접해 본 사람이 그 재미를 느끼고 야구는 직접해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것.


야구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전 야구팬 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29 (23:16:40)

축구는 라이벌과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져 있어야 재미가 있을듯.

한일 국가대표팀 대결이라면 당연히 재미가 있는데.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에이레 등으로 나누어져 지역감정이 강하고

단순한 지역감정이 아니라 아주 인종이 다르더군요.

 

스코트족과 웨일즈 에이레족은 피정복된 켈트족이고.

강력한 대결구도가 없으면 축구는 재미가 없을것 같소.

 

[레벨:4]토마스

2012.05.30 (09:57:38)

 

축구는 경기자체의 재미는 없고 대결구도 같은 외적인 요소의 재미같습니다.

그래서 국내리그는 인기가 바닥을 기고 국가대표경기가 되어야 재미가 있지요.

 

하지만 야구는 경기 자체가 워낙 재미있는 예술품이라서 국내리그 자체도 재미가

있습니다.  우리랑 아무 상관없는 메이저리그도 재미있고.

 

야구는 공 하나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수십가지가 되지만

축구는 오로지 골 넣는냐 못 넣는냐....

 

오프사이드룰을 만들지 않았다면 축구는 정말 재미없을뻔.

 

개인적인 의문인데 국가대표라 함은 그 나라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왜 국가대표들의 대항전에서 보면 동네축구에서도

쉽게 골 넣는 골대 앞 슈팅중 상당수가 한참 골문을 빗나가는 경우가 많을까요?

동네축구에서도 그냥 골 넣는 지점인데. 

 

동네축구장 가보면 골대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넓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골대가 넓다보니 골목이 아닌 동네정식 축구장에서 축구하면 골이 많이 들어가죠.

오죽하면 정식 골대가 아닌 '핸드볼 골대(훨씬 작죠)'에서 해도 골이 나올까요?

 

그런데 국가대표들은 왜 그런 넓디넓은 골을 향해 하는 슈팅조차 반은 빗나갈까요?

 

우리나라 A매치를 보면 상대가 선방해서 득점을 못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공이 골대밖으로 빗나가는 경우가 참 많더군요.  저걸 슛이라고 인정해야 하는지

그냥 개발짓으로 봐야 하는지 구분이 애매한.  왜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오래전에 어느 대학교 야구부에서 후보로만 있던 아는 형님이 동네야구하는데

와서 장난삼아 타석에 들어서서 타격을 하는데 거의 매번 홈런이었습니다.

정식 야구단 후보만해도 동네수준이랑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마찬가지로 정식 격투기 선수라면 맨날 지는 선수라고 해도 일반인과 붙으면

3초면 기절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축구는 왜?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30 (11:07:01)

결 때문이지요.

결따라 가면 다 넣을 수 있습니다.

 

수비가 방해만 안 한다면 골 넣을 수 있습니다.

0.1초 차이인데 공을 세게 차야 수비가 못 건드립니다.

 

보스나의 120킬로짜리 슛을 봐야 이야기가 되는데.

한국선수들은 공을 잡아세워놓고 세게 차니까 당연히 골대를 빗나가죠.

 

공이 느리니까 세게 차려고 너무 많은 힘을 주고, 이때 힘을 주느라 0.1초를 손해보고

시간을 손해본만큼 볼 스피드를 올리려니까 너무 세게 차서 공이 뜨는 거죠.

 

공을 살살 차면 0.1초 차이로 수비가 다 막지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라온 크로스를 논스톱으로 때리는 겁니다.

 

공의 방향만 살짝 바꿔주는 건데 이때는 수비가 헷갈려서 못 막습니다.

수비수 고개 돌아가는 속도보다 공 들어가는 속도가 빠르니까.

 

근데 이 때는 크로스의 질이 좋고 빨라야 합니다.

느린 크로스는 수비가 눈치채고 방어 들어가서 이미 실패입니다.

 

고수들이 쓰는 방법은 수비를 등지면서 골키퍼가 수비수에 가려서

못 보게 하는 방법을 쓰는데 이건 개인기가 뛰어나야 합니다.

 

영리한 선수들은 수비 빈 공간을 잘 파고드는데 일정한 공격루트를 만들어놓고

계속 그 루트로 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버립니다.

 

이건 동작도 빨라야 하지만 당구실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지요. 축구지능이 높다는 거.

 

박지성은 공을 잡아서 한번 튕겼다가 각도를 틀어서 넣는 방법을 쓰는데

좋은 기술이긴 하나 이게 세계무대에서는 잘 안 먹히지요.

 

1) 세고 정확하게 차는 연습을 한다.

2) 빠른 크로스에 논스톱슛으로 넣는다.

3) 수비수 제치는 기술로 골키퍼 시야를 가린다.

4) 순간적으로 공간을 창출한다.

 

이런 방법으로 0.1초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0.1초의 시간을 만들어내느냐에 골을 넣느냐 못넣느냐가 결정됩니다.

 

한국선수들은 일단 볼스피드가 느리고,

그거 의식해서 세게 차면 공이 뜨고

 

크로스가 너무 느리거나 높고

공간이 아닌 사람을 보고 크로스를 올리고  

 

수비수 한 명을 못 제껴서 골키퍼에게 다 읽히고

순간동작이 느린데다 축구지능이 낮아서 공간을 만들지 못해요.

  

결국은 모든게 느리다는거.

빨라야 이깁니다.

 

한국 축구 이해 안 되는게 마지막에 크로스 올려야 할 사람이

공 세워놓고 한번 두리번거린 후에 찬다는 겁니다.

 

당연히 뒤통수에 눈이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뒤통수에 눈 없는 사람이 무슨 축구를 해?

 

축구를 한 십년 하다보면

골대쪽을 안 봐도 골대가 어디쯤이고

 

각도가 어떻게 되고 수비수가 어디에 있고

다 시뮬레이션이 될거 같은데.

 

제가 옛날에 자전거를 타고 많이 돌아다녔는데

귀가 열려서 소리만 듣고 후방상황을 대충 압니다.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길을 가는 습관이 있어서

앞을 안 보고도 걸어가는데 별 지장이 없어요.

 

공을 한 10년 차면 소리만 듣고도 선수들 위치를 다 알거 같은데

한국선수들은 그게 안 되는 거 같소.

 

당연히 축구는 귀로 해야하는거 아닌가?

 

참 한국선수가 느린 이유는 웨이트를 안 해서

상하체 밸런스가 안 맞기 때문이라는건 나의 추측입니다.

 

골 잘 넣는 선수들 보면 몸이 동글동글해서 잘 굴러다닙니다.

이런 선수들은 어떤 각도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습니다.

 

수비수에 떠밀려 자빠지면서도 공은 정확하게 차넣습니다.

한국선수들은 슬쩍 밀어버리면 비틀하면서 공을 엉뚱한데로 차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7]신현균

2012.05.30 (04:49:54)

축구는 골 넣기가 어렵다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인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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