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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154 vote 0 2012.12.23 (22:18:24)

 

    구조론 게시판의 글 ‘구조론 문제’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과연 지구는 멸망할 것인가?

 

    여기에는 두 개의 답이 준비되어 있다. 사실 지구는 멸망한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지구는 지금 멸망한다. 다를 바 있나? 그러나 알아야 한다.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은 뜻밖에 평온하다는 사실을.

 

    사실 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 멸망하는 것은 그대의 지구일 뿐이다. 우주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지구들이 있다.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너의 지구가 멸망할 뿐 진정한 지구는 멸망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활약은 작가에 의해 보장된다. 설사 주인공이 죽었다 해도 작가는 주인공을 되살려낼 수 있다. 설사 지구가 멸망했다 해도 초능력자는 시간을 되돌려서 지구를 구할 거다. 걱정마시라.

 

    사실 얼마나 여러번 시간이 되돌려졌는지 모른다. 어쩌면 지구는 백억번쯤 멸망했다가 다시 되살아나기를 반복했을지도 모른다. 뭐 그딴건 중요하지 않다. 필자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다른 거다.

 

    지구가 망하는 날 사람의 얼굴은 평온하다.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얼굴도 평온하다. 일대소동은 희망 때문에 일어난다. 완벽한 절망의 날에 사람들은 무심하다. 우리의 고통은 희망 때문이다.

 

    왜 김기덕 감독은 완벽한 절망을 선사하는가? 바로 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구는 망해도 지구는 망하지 않는다. 진리가 깨뜨려지지 않는 한 지구가 망해도 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만화에는 죽음을 앞두고 이것저것 해보는 설정이 많지만 그건 소설이고 만화라서 그런 거고, 인간은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전쟁터의 병사들도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인다.

 

    마지막까지 하던 일을 하거나 여행을 떠난다. 발악하고 난동 피우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더 허무하니까. 군대 제대하는 날 선임하사 서랍에 똥 싸놓고 간다고 말들은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다.

 

    누구든 자신의 마지막은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 한다. 난동을 부리다가 더럽게 죽느니, 꽃송이에 파묻혀 예쁘게 죽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유종의 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화의 등장인물들은 사실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어떻게든 작가가 대본을 뜯어고쳐서라도 마지막에는 지구를 구해낼 것을 알기에 저런 진솔한 연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장준하를 타살한 범인이나 김구선생을 살해한 범인이나 끝까지 진실을 숨기는 것이 정석이다. 더럽게 죽고 싶지는 않으니까. 만화의 솔직함은 사실 만화의 비밀을 아는 등장인물의 것이다.

 

    “다 죽어도 주인공 한 사람만은 끝까지 산다. 어떻게든 주인공이 되고 보자. 그들 4인은 혼신의 힘을 짜내 맹연기를 시작했던 것이다.”

 

    깨달음은 뒤집어 생각하기다. 지구가 망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만화의 인물들은 시간을 거슬러 아기 때의 모습을 들추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엔카남의 벌거벗은 모습은 아기다.

 

    아이돌녀의 한심한 이야기 역시 아기의 투정이다. 시간이 거꾸로 흘렀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말하자면 낡은 앨범에서 아기 사진을 찾아낸 것과 같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완성된다.

 

    완성된 죽음으로부터 삶은 시작된다. 아기의 공포는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필자는 한 살때 그 이전의 과거가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깊은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나이가 꽤 들어서도 잠들때마다 그 생각을 했다. 내 과거가 지워져 버리고 없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것은 죽음의 공포와 정확히 같다. 세계의 완전한 부재.

 

    내가 죽는건 겁나지 않고 세계가 없는 것이 무섭다. 까마득한 과거 우주가 생겨나기 전에 아무 것도 없었지 않은가? 먼 미래에 우주가 멸망하고 난 다음에도 아무것도 없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먼 과거나 먼 훗날의 일인가? 지금 현재의 문제다.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국제미아로 살아서 부모도 모르고 조국도 모른다면 크게 상심하게 될 것이다. 그런 거다. 허무와 무의미의 공포.

 

    하얀 백지보다 두려운 것이 있을까? 과거도 끝없이 이어지고 미래도 끝없이 이어진다고 해야 안정감을 느낄텐데 말이다. 인간은 노력하여 왕이 되기보다 원래 왕자로 태어나기를 원한다.

 

    노력하여 왕잡는다는 것은 억지로 뜯어고친 소설의 결말과 같다. ‘여주인공은 왕자님과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끝.’ 이거 만족하는가? 젠장 이건 왕자 좋은 일만 시키는 거다.

 

    결론은 이렇다. 관객은 ‘지구가 파멸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영화를 본다. 영화 ‘노잉’은 지구가 파멸하는 설정이지만 생각해보면 아담과 이브가 지구로 오는 과정의 이야기임을 알 수가 있다.

 

    노잉은 지구를 파멸시키지 못했다. 왜? 작가가 쫄았다. 어쨌든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지구를 파멸시킨다. 그런데 당황하는 관객은 없다. 지구가 파괴되는 장면을 너무 어설프게 찍어서인가?

 

    믿음 때문이다. 파괴된건 지구이지 ‘지구’가 아니다. 파괴된건 ‘어떤 지구’일 뿐이다. 설사 진짜로 지구가 파괴된다 해도 진리가 깨지기 전까지는 진정한 파멸이 아니다. ‘노잉’은 결정론을 말한다.

 

    그 지점에서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그렇다. 당신이 보고 있는 영화는 필름 안에 모두 결정되어 있다. 결정되어 있지 않은 것은 당신의 어떤 지구의 어떤 미래일 뿐이다. 그러므로 깨달을 일이다.

 

    진리도 결정되어 있고 완전성도 결정되어 있다. 진리로부터 그대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개되어 온 전체과정은 완전하게 결정되어 있다.

 

    ◎ 지구(진리)는 멸망하지 않는다.
    ◎ 멸망해도 누군가의 어떤 지구가 멸망할 뿐이다.
    ◎ 만화의 등장인물들은 작가가 주인공을 막판에 구제한다는 사실을 안다.
    ◎ 죽어가는 암환자들은 진리의 영속성을 믿기에 편안하게 떠난다.
    ◎ 인간이 진정으로 염려하는 부분은 모두 결정되어 있다.
    ◎ 결정되어 있지 않은 부분은 의미없다.
    ◎ 이를 깨달으면 태연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필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대략 감잡았을 것이다. 그렇다. 필자는 결정론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결정론이 흔히 말하는 그 결정론은 아니다. 운명론, 숙명론 따위는 아니다.

 

    완전론이다. 인간이 무서워 하는 것은 불완전성이다. 무엇인가? 인간이 두려워하는 것은 호랑이도 아니고, 호랑이에 잡아먹힌다는 사실도 아니다. 소리를 질러 마을에 알려야 하는 것이 문제다.

 

    마지만 순간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만화에는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 무언가 하려고 찾아다니는 모습이다. 뭘 해야 하지? 뭘하긴 뭘해?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죽음의 두려움은 없다. 신, 진리, 완전성으로부터 전개하여 지금 이 상황, 이 순간까지 오게된 루트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죽음의 두려움은 극복된다.

 

    ###

 

    김기덕 감독은 완벽한 절망에서 진정한 희망을 보는데 사람들은 대개 그렇지 않다면 유감! 예컨대 장인이 석가탑을 만드는 와중에 애인이 도망갔다면 완벽한 절망 끝에 완벽한 탑을 만들었을거 같다든가 그런거.

 

    계백이 가족을 베고 황산벌로 나아갔다든가 그런거. 거기서 사회의 도덕을 논하면 치기고 예술이란 것, 미학이란 것은 원래 그런거. 위대한 걸작이 태어난다면 지구가 쪼개지는 정도의 난산이어야 하지 않나?

 

 

    P.S.  기어이 지구의 종말은 오고야 말았소. 한국인의 수준은 만천하에 폭로되고야 말았소. 자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요?

 

    1) 천국을 간다.

    2) 만국을 간다.

    3) 화성으로 탈출한다.

    4) 사과나무나 심는다.

    5) 크리스마스 카드를 쓴다.

    6) 솔로대첩을 기획한다.

    .

    .


[레벨:15]오세

2012.12.23 (22:29:45)

새신을 신고 뛰어야죠. 팔짝. 

머리가 하늘에 닿을때까지. 


그렇게 지구공을 들고 하느님 앞에 인유어페이스 덩크!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3 (22:44:50)

밑에 몇 자 추가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개똥이

2012.12.23 (22:55:14)

끝이 밋밋하다면

하던 거 마무리 짓는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7]以人爲先也

2012.12.23 (23:56:46)

그렇다면

흔히 말하는 '노탐(老貪)'이니 '노욕(老慾)'이니 하는 것은

완전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한화갑처럼 진리의 길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부리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는 것인가요?


그리고

김동렬님 나이도 많으신 것 같은데

'개그만화 일화'를 아신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거의 6년 만에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군요.

'개그만화 일화' 다보고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도 연달아 봤습니다.

예전에는 소녀시대가 아름다워서 인기가 많은 줄 알았는데

이제 다시 보니 

사람들이 '젊음', '청춘', 여성성'의 이데아를

소녀시대를 통해서 투영하려 했다는 것이 

실감이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유 보다 소녀시대가 더 상급의 쿠마리 같습니다.

제목 없음.png



지구멸망과 같은 완벽한 절망에서도 희망을 보는 

사람이라야만이

절대적인 미학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이명박근혜의 10년이라는 절망에서도

우리가 동요하지 않고

진리의 길을 가야하는 그 이유!

마음 속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첨부
[레벨:9]길옆

2012.12.24 (00:28:26)

일본 작가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중에 쿠모노이토(거미줄)라는 것이 있는데
내용인즉 부처님이 어느날 산책을 하시다가 연못을 보시게 되는데
연못아래에 지옥이 있었어요.
그 지옥에는 한 남자가 있었는데
부처님이 그 남자의 전생을 살펴보니
착한 일을 한 번 한 적이 있는 걸 보고
이 사람을 구해야 되겠다 해서
거미줄을 한 가닥 지옥으로 내려주십니다.
결국은 이 남자는 거미줄을 타고 탈출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거미줄이 끊어져 다시 지옥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부처님은 그 광경을 지켜보시다가 다시 산책을 계속하신다는 것으로 끝나는 얘기인데요.

 

그 남자가 다시 지옥으로 갔으니 그 남자의 실패인가?
아니면 거미줄을 늘어뜨려준 부처님의 실패인가?

십수년전 이 소설을 읽으며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부처님은 내일 또 산책을 나와서 지옥을 발견하고
또 다시 거미줄 한 가닥 내려주시고 지켜보시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죠.

 

김기덕 감독님도 이처럼 쓰레기더미를 헤쳐왔고, 내일도 쓰레기더미를 헤치고 있겠지요.

 

쓰레기더미를 헤치면 향기가 난다.  - 김기덕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00:33:28)

그 남자는 적응해서 지옥이 체질에 맞았던거 같고

부처님은 신형 거미줄 테스트 교보재로 그 남자를 써먹었을테고.

그렇게라도 부처님을 만났으면 성공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00:47:08)

오세님은 구조분석에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듯 한데

작가의 의도를 헤아리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듯.


큰스님이 

'차 한잔 하게'

설마 차를 마시라는 뜻이겠소?


'여기는 어떻게 왔누?'

'버스 타고 왔는디유?!'


이런 식으로 대답하다가는 경을 치는 법.

여기는 어떻게 왔느냐는 물음은 보나마나

그대가 불문에 발을 들여놓게 된 연유가 무엇인가를 묻는거 아니겠소?

 

항상 메타포가 있소.

답도 정해져 있소.

완전성.

[레벨:15]오세

2012.12.24 (01:46:52)

위의 글을 보니 그냥 생각나서

상부구조의 결정이 하부구조의 결과를 낳기 때문에 결정론.
이 둘이 형틀과 주물처럼 서로 닮아서 메타포.
아버지를 닮은 아들이 또다시 자신을 닮은 아들을 낳아서 부족을 국가를 세계를 낳듯이 낳고 또 낳아서 완전성.
------
그동안 아둔하여 동렬님이 무엇을 묻는지 모르고 동문서답하였구여
문제에 눈이 붙어있었소.
끝끝내 손가락을 보았구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2.12.24 (04:52:45)

인류 멸망 후 지구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했던 생각...
제목이 인류 멸망 후 지구인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되면 나는 어찌 살아가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소.

신발이 좋은거 있어야 하는데, 옷도, 칼도, 책도, 노트도, 실과 바늘도...등등...
그런데 나혼자 혹은 몇명 몇십명 몇만명 살아 남는다 해서, 그 이전의 문명 생활을 누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물건을 확보하고 보관한다 하여도, 그것은 한정되어 있고 언젠가는 바닥날 것이며 멸망 이후의 물건들을 더 쓸 수는 없다는 것이오. 만들 기술도 자원도 인력도 없기 때문에.... 다시 인간이 문명을 가질려면 자연상태에 의존하면서 인간의 집단지성을 건설해야만 점차로 기술과 사유의 축적이 일어난다고 생각되어졌소.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일단 영화를 보는 나는 관객이자 주인공이오. 절대로 내가 죽을리는 없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소.
인류는 멸망 했으나 지구는 자기 길 가고 있었고, 살아남은 나도 어쨌든 뭔가 어떻게 살지? 하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소. 또한 기존 문명의 혜택을 아주 짧은 시간 밖에 볼 수 없고, 그 다음은 자연에 의존해야 한다면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계속 머릿속에서 뭔가 자기 마음대로 궁리가 진행되고 있었소.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남겨 놓아야 하기에 쉽게 사라지지 않은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거였소.

또한 환경이 변했는데 주거는 어떻게 하지, 일단 빈집을 찾아내어 살까? 고층 아파트는 처음은 괜찮지만, 빠르게 부식되고 이물질이 끼게되면 금방 무너지므로 안돼. 그럼 평지는 ..동물들 땜에 안돼... 방법은 변한 환경과 교감 하는거뿐...

지구가 멸망하면과...
인류가 멸망한 지구와...
영화는 후자의 제목을 붙여 놓았지만... 내 생각은 전자의 제목이나 후자의 제목과 상관없이 ... 다음 계획이 머릿속에서 진행되더라는 것.
죽으면 죽겠지만, 그런 마음과 상관없이 머릿속은 어떻게든 살아나가는 인간의 모습이 계속 그려지고 있더라는 것.

이것이 인간의 생명력이자 동시에 완전성이 아닌가 생각해 보네요.
살아남은자가 꼭 내가 아니더라도...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2.24 (10:23:44)

오세/

이 게임의 묘미는

첫째 패턴추출-둘째 모형조립-셋째 자기언어 태우기에 있소.

 

어떤 질문자가 상황을 던져주면 

그 상황에서 보편적인 모형을 추출하고 거기에 자기 진실을 태우는 것이오.

 

애초에 진술할 자기 진실이 없는 자는 발언권이 없소.

그냥 남의 진술에 심사나 하고 딴지나 걸겠다는 식으로 나오면 강퇴를 면치 못하오.

 

그리고 모형은 어차피 똑같기 때문에 답은 뻔한 것이오.

보나마나 답은 완전성이오.

 

그럼 이 게임이 왜 즐거운가?

특수에서 보편을 찾기 때문이오.

 

결과에서 원인을 보는 것이오.

우리에게 주어진 단서는 과녁에 박힌 화살 뿐이오.

 

그러나 그 화살을 쏜 사람은 보나마나 신이오.

스님이 '야반 삼경에 대문 빗장을 만져 보거라' 하면

 

'먼 개소리야?' 하고 뜬금없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은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오.

삼경이 아니고 이경이면 어떻고 빗장이 아니고 기둥이면 어떻겠소?

 

야반 삼경에 대문 빗장을 만져보고 그 때의 느낌

세상의 중심에서 자기의 이 순간까지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전체가 한 덩어리로 작동한다는 이미지를 획득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겠소.

그 순간 은하수가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포착하기 바라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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