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51 vote 0 2021.12.26 (11:09:40)

3c4a03fb5883c6bdeabcd8dc55c0814b.jpg


    윤석열의 행태는 지난 세기에 나온 고전영화 '넘버 3'의 송강호를 연상시킨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영화 포스터부터 딱 윤석열이네. '넘버 3'는 삼류에 대한 영화다. 조폭만 삼류가 아니다. 한석규가 분한 서태주의 아내로 나온 박현지는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삼류다. 


    어? 쥴리잖아. 쥴리에게 시를 가르치는 랭보도 3류 시인이다. 어? 진중권이잖아.

3류 중에 3류는 송강호가 연기한 '조필'이다. 조필이라는 이름부터 뭔가 '조삐리'스럽다. 그의 행동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장 정도 지위에 있는 사람이 부하들 모아놓고 건들거리는 행동이다. 


    딱 윤석열이다. 헝그리 정신이니 무대뽀 정신이니 하며 뭔가 철학이 있는 것처럼 개소리를 하지만 그냥 깡패다. 무식한 주제에 아는 척을 하고 사람을 가르치려 든다. 그렇다. 윤석열은 영화에서 툭 튀어나온 3류 깡패 실사판이다. 그의 행동, 사상, 습관이 모두 '넘버 3'다.


maxresdefault.jpg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가장 역겨운 캐릭터인 조필이 떴다. 관객들은 조필을 보고 열광했다. 어? 이건 아니잖아. 관객이 영화를 거꾸로 해석하는 사태를 보고 감독 송능한은 뒤집어졌다. 그래서 본심을 밝혔다. 영화 세기말이 만들어진 이유다. 세기말은 넘버 3의 해설판이다.


    니들이 돌대가리라서 이해를 못한다면 이해시켜 주지. 평론가를 욕하는 영화 세기말을 찍고 한국을 떠났다. 평론가는 개새끼다. 그런 내용이다. 똑똑한 놈은 무식한 놈에게 깨진다. 무식한 넘은 더 무식한 넘에게 깨진다. 세상이 너무 엿같다. 


    재떨이=전두환 같은 무식한 넘들
    서태주=희망이 없는 나라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믿고 있는 불쌍한 군상
    랭보=진중권=고자가 된다.
    마동팔=홍준표=타락하여 술집을 전전. 같은 아파트에 살던 여운환을 잡아넣은 홍준표의 실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것.
    불사파=3류 밑에는 4류가 있다. 그래서 희망이 있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랭보다. 랭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평론가들이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송능한은 세기말을 찍었다. 그리고 파멸했다. 랭보는 빌어먹을 평론가들이었던 거다.


    "자네는 마누라한테도 별을 주고 그러나? 마누라 얼굴은 두 개 반, 젖퉁이는 별 세 개. 사랑하는 대상이라면 신중해야지. 영화를 밥그릇으로 보니까 함부로 별을 주고 그러는 거 아냐? 천박한 짓이야. 그런 짓 하지 마." "20자평이라면서 20자도 못 지키는 인간들.."


    송능한은 누구처럼 타살되었다. 아니 자살이라도 나쁘지 않다. 캐나다에 피둥피둥 살아있다. 3류가 자신이 3류라는 사실을 알아챌 때 희망이 있다. 넘버 3는 희망에 관한 영화다. 랭보가 고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희망이 없는 세상에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게 희망이라는 아이러니.


프로필 이미지 [레벨:6]블루

2021.12.26 (23:54:36)

https://youtu.be/LOwHUDFmG8w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565 테크노 낙관주의 비판 1 김동렬 2023-11-24 1298
6564 백마 타고 오는 사람 1 김동렬 2023-11-24 1593
6563 전두환 11월에 죽다 1 김동렬 2023-11-23 1743
6562 중국 축구 수수께끼 풀렸다 1 김동렬 2023-11-23 1701
6561 클린스만 잘한다 김동렬 2023-11-23 1258
6560 의사결정 원리 김동렬 2023-11-22 1345
6559 한국인들에게 고함 1 김동렬 2023-11-22 1762
6558 허세의 종말 3 김동렬 2023-11-21 1754
6557 인류 최고의 발명 1 김동렬 2023-11-20 1916
6556 클린스만의 명암 김동렬 2023-11-20 1603
6555 시공간은 휘어지지 않는다 김동렬 2023-11-19 1494
6554 LG 구광모 회장 잘할까? 김동렬 2023-11-19 1475
6553 인간의 응답 김동렬 2023-11-16 2067
6552 재벌야구 실패 차명석 야구 성공 김동렬 2023-11-16 1832
6551 신의 진화 김동렬 2023-11-15 1587
6550 인요한님 맞을래요 김동렬 2023-11-14 2179
6549 염경엽 야구의 해악 김동렬 2023-11-14 1602
6548 슈뢰딩거의 고양이 3 김동렬 2023-11-13 2023
6547 인간의 비극 김동렬 2023-11-12 1760
6546 말씀과 약속 김동렬 2023-11-10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