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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07 vote 1 2022.01.08 (11:56:06)

    인간들이 개소리를 하는 이유는 지식보다 권력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지식에는 권력이 따르고, 권력은 때로 재앙이다. 사람들은 선지자에게 권력을 주기 싫어서 지식을 외면한다. 지식은 사람을 움직이고, 사람이 움직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 일어난다. 


    좋은 일은 천천히 일어나고 나쁜 일은 빨리 일어난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인간이 지식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시련이 따른다. 어설프게 아는 지식은 위험하다. 사실이냐 사건이냐다. 우리는 지식을 사실의 문제로 좁혀서 보지만 지식은 하나의 사건이다.


    우리가 사건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지식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서세동점의 시대다. 서양인이 몇 가지 기특한 재주를 선보였다고 하나 그들이 가지고 오는 전염병과 풍속의 변화와 질서의 변화는 커다란 충격이다. 이런 때 인간은 퇴행행동을 한다.


    서양의 눈부신 과학을 보고 중국인은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켜서 1차대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었다. 선교사의 성경책에 묻어오는 서양의 지식보다 후방효과로 얻어지는 권력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은 일제히 서당을 열어 한학을 배웠다.


    서양의 지식에는 관심이 없고 권력에는 관심이 있었다. 권력을 얻으려면 일단 한자를 배워야 한다. 중국인들은 서구의 신문물을 접하고 일제히 권법을 배웠다. 중국의 각종 고무술은 근래에 유행한 것이다. 인간의 퇴행행동이다. 지식의 부정적 측면에 주목하게 된다. 


    반지성, 반과학, 허무주의 유혹에 끌리게 된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다른 모든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증명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식의 발견은 지갑을 줍는 것이다. 약간의 행운과 예리한 감각이 필요할 뿐이다. 


    지식권력은 본의 아니게 사람을 해친다. 대중은 자신을 방어하며 지식인을 공격한다. 지식은 힘들고 무식은 쉽다. 무식인이 지식을 가장하여 권력을 조직하는 방법은 자기보다 띨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진실은 모두를 이겨야 하지만 거짓은 한 명만 이겨도 된다. 


    사람들은 매우 져주고 싶어 한다. 거짓 지식 뒤에 따라붙는 권력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제발 나를 속여줘 하고 애걸한다. 다단계 마케팅에 낚인 사람들 말이다. 사이비 종교나 주술사들의 수법 말이다. 기성종교도 마찬가지. 그게 거짓임을 뻔히 알지만 만족한다. 


    거짓은 심리적 비용이 적게 든다. 무당에게 현찰을 뺏겨도 스트레스를 덜어낸 만큼 만족한다. 십일조가 아깝지 않다. 권력적인 동기에 의한 대표적인 거짓말의 예가 라파누이섬의 모아이 거짓말이다. 모아이 석상을 옮기는 데는 대략 나무 열 그루 정도면 충분하다. 


    아홉 그루는 장식에 쓰이고 실제로는 지렛대로 사용할 나무 한 그루만 있으면 된다. 경주 창림사지 삼층석탑을 보수하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데 노동자 세 사람이 나무기둥 하나로 지렛대를 만들어 쓰러진 3층석탑을 다시 세우더라. 이스터섬에 모아이가 많지 않다. 


    모아이 제작에는 노동자 5명 정도가 필요하다. 작업공간이 좁아서 많은 노동자가 투입될 수 없다. 모아이 숫자는 800여 개인데 3.5미터 높이에 20톤 정도가 보통이고 큰 것은 많지 않다. 20톤이면 고인돌 정도다. 1년에 한두 개 세웠을 텐데 그게 잠시 반짝 유행이다. 


    모아이가 해먹은 나무는 1년에 한두 그루다. 목재는 재활용되므로 나무 한 그루로 모아이 열 개를 세울 수도 있다. 모아이를 만든 이유는 화산암이 조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할 수 있으니까 한 것이다. 그럼 무얼 하지? 인간은 그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동물이다. 


    피라밋 건설에 많은 노동자가 몰리면 교통사고가 난다. 앞 팀이 전진하지 못하면 뒤 팀이 가지 못한다. 현장이 좁아서 대규모 인원투입은 불가능하다. 모아이는 열 명이 3개월이면 만든다. 나무는 지렛대로 쓰이지만 기본적으로 모아이와 야자나무는 그다지 관계없다. 


    이스터섬이 황폐화 된 이유는 마라도가 황폐화 된 이유와 같다. 어디든 사람이 가는 곳은 황폐해진다. 고립된 섬에 1만 명이 산다면 그중에 한 명이 딴생각을 해도 황폐화 된다. 산불이 일어날 수도 있고 불을 지를 수도 있다. 쥐가 야자수 열매를 파먹었을 수도 있다. 


    대규모 농경은 환경을 급속도로 파괴한다. 농경에 의한 황폐화와 대규모 기근은 세계 도처에서 무수히 일어난다. 지식인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먹히기 때문이다. 다단계 마케팅과 같다. 환경파괴에 의한 기후위기를 경고하기에 이스터 섬의 모아이가 적당한 거다. 


    결정적으로 권력 때문이다. 지식에 의한 재앙은 무수히 많다. 마녀사냥도 무능한 카톨릭을 성토할 의도로 개신교 지식인이 주도한 것이다. 금속활자에 의한 출판물의 대량 보급 때문이다. 지식은 없는데 글자는 아는 사람이 마녀감별법 36가지 이런 제목에 낚인다. 


    왜 마녀를 죽였을까? 살릴 수 없으므로 죽인 것이다. 살리려면 의학지식이 필요하지만 죽이는 데는 지식이 필요없다. 그냥 죽이면 된다. 출판물에 의한 문자의 보급이 민중에게 권력을 주었다. 한국을 망치는 기레기들의 미디어 권력과 같다. 권력은 사람을 모은다. 


   광장에 모인 사람이 흩어지면 안타깝다. 어렵게 모였는데 말이다. 그들을 붙잡아 놓으려면 뭔가 해야 한다. 살릴 수 없으므로 죽인다. 소련의 실패와 중국의 폭주, 북한과 쿠바의 퇴행은 섣부른 지식권력이 가져온 재앙의 예다. 트럼프의 무식권력도 똑같은 재앙이다.


    구조론을 배워서 자연의 돌아가는 이치를 알아내는 것으로 부족하고 새로운 권력의 조직에 가담해야 한다. 구조론의 제자가 되어야 한다. 낡은 지식권력을 타도하고 새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 그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우리는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견뎌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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