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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34 vote 0 2022.02.02 (17:28:18)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산 위에서 보면 보인다. 곡률이 포착된다는 말이다. 평지에서 봐도 느낌이 있다. 내 눈에 뻔히 보이는데 안 보인다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겠는가? 답답한 일이다. 사람의 눈은 높이에 민감하다. 수직 50미터와 거리 50미터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길어 보이겠는가? 전방은 실제보다 짧아 보인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백 미터는 코앞이다. 그런데 90도로 꺾어서 수평으로 백 미터는 거리가 멀고 수직은 더 높게 느껴진다. 분명히 착시가 일어난다. 지구가 평평하면 시야의 정면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물속에서 눈만 내놓고 있을 때의 느낌이다. 눈만 내놓으면 시야의 좌우가 답답하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다. 


    필자가 초등학생 때 느꼈기 때문이다. 지구가 평평하다면 수평선은 좌우가 답답해서 어색하다. 평지에서도 알 수 있다. 정면을 바라볼 때 45도로 사선 방향이 더 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통은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우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산이 아니라도 넓은 곳은 좌우가 내려앉아서 가운데 정면 시야가 탁 트인다. 


    좌우가 더 멀리까지 보여서 주변이 뿌옇고 답답해야 하는데 말이다. 수평선을 똑바로 봤을 때 좌우 끝단이 더 멀다. 1미터 높이에서는 수평선 전방이 3.6킬로까지 보이고 성인의 눈높이인 1.6미터에서는 4.5킬로, 10미터만 올라가도 11킬로가 보인다. 건물 3층 옥상에서 본다면 세 배가 길어진다.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지구가 둥글다는 증거는 많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게 시야각이다. 1초 만에 느낌이 오기 때문이다. 검색해 보면 지구가 둥글다는 10가지 증거 중에서 이 핵심이 빠져 있다. 왜냐하면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색맹이라는 말이 없을 때는 뭔가 이상함을 느껴도 설명하기 어렵다. 익은 사과나 안 익은 사과나 뭐가 달라?


    할 말이 없다. 화려한 컬러의 세계를 믿지 않는다. 색각교정 안경을 선물하고 감동의 눈물을 받아내는 동영상이 많은 이유다. 날씨가 좋으면 미시건호 건너편에서 시카고의 즐비한 고층빌딩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100킬로 밖의 고층빌딩이 잘 보인다. 몽골인들은 시력이 좋아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 


    7.0 시력으로는 둥근 것이 그냥 보인다. 나는 보이는데 왜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을까?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무시한다. 폴리네시아 섬의 부족민은 수평선의 작은 카누를 잘 포착하지만 커다란 범선은 보지 못한다. 섬 주변을 지나가는 백인들의 범선을 봤다는 사람이 없다. 


    구름을 보듯이 무시하는 것이다. 인간은 눈에 뻔히 보여도 그게 뭔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구조론이 그렇다. 아는 사람은 직관적으로 아는데 설명을 못한다. 설명을 못하면 무시한다. 필자는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다. 평범한 사람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대단한 과학자도 뻔한 거짓말에 속아넘어간다. 세 사람이 바람잡이 짓을 하면 속아넘어가는게 인간이다. 노숙자가 서울역 앞에서 노숙을 하는 이유는 세 사람이 거기에 노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 사람이 설득하면 집으로 돌아간다. 의지할 만한 가족들과 협력해 줄 동료와 따르는 자식이 필요한 것이다. 


    세 사람에게 설명할 자신이 없으면 본 것도 보지 않은 것이다. 구조론은 필자가 초등학생 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과학은 초등학생 수준을 넘지 않는다. 어차피 인간은 지어낼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해당하는 거짓말을 지어낸다. 꾸며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100이면 거짓도 100이다. 돈이 들지 않으니까. 


    어떤 하나의 독립적인 주장이 거짓일 확률은 100퍼센트에 가깝다. 거짓이 아닌 것은 다른 주장과 연결된다. 연결고리를 계속 추적하여 끝까지 가게 되며 중간과정에는 결론을 유보된다. 당신이 어떤 주장을 한다면 결론이 유보되거나 거짓말이거나 둘 중에 하나다. 즉 어떤 사람의 어떤 주장은 보나마나 거짓말이다. 


    진리는 개별적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구조론의 모든 주장은 구조라는 하나의 중심과 연결된다. 수학을 떠난 물리, 물리를 떠난 화학, 화학을 떠난 생물학, 생물학을 떠난 심리학, 심리학을 떠난 사회학은 가짜다. 지구는 돈다는 갈릴레이 말 한마디로 끝나는게 아니다. 다른 별들에 대해서도 조사해봐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사람들은 다른 사실과 연결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진리탐구를 포기한다. 지구가 둥글다면 반대쪽 사람들은 어떻게 천장에 매달려있지? 난감하다. 진리를 봤지만 포기한다. 진리는 다른 사실과 연결되고 거짓은 단절된다. 연결인가 단절인가 판단만으로 진리는 가려진다. 에너지의 방향만 보고 판단한다. 


    수렴이면 진리고 확산이면 거짓이다. 과학의 오류는 무수하다. 지식은 고구마 줄기처럼 주렁주렁 열려서 무수히 따라온다. 다 챙겨가자니 부담스러워서 진리의 고구마밭을 그냥 지나쳐 버리는게 인간이다. 동료 설득할 자신이 없다. 반대로 연결고리 그 자체를 해명한다면? 그렇게 지나친 고구마들을 단번에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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