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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입니다.
물론 노무현 흠집내려고 만든 게 너무 뻔하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사실성이 있다면, 문제가 있지 않나요?
대학 졸업한 지가 오래되서 감각이 떨어졌는지, 전 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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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프리즘] 대선과 감춰진 여론


선거가 접전 양상을 띠면서 한때 풀죽었던 구여권 지지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누가 이기느냐 내기도 심심찮다. 동창모임 등에선 모의(模擬)투표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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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모의투표는 이른바 감성(感性)세대의 성향을 짐작케 해준다. 경기도 내 K대학 李모 교수는 "지난주 강의 때 '전날 과에서 모의투표를 실시했는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표는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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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전 서울 한 여자대학 신방과에서 특강을 한 L씨도 민주당 노무현.통합21 정몽준 후보에게 집중되더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젊으니까"라고 답하더라는 것이다. 李교수가 전하는 이유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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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 나타난 盧후보에 대한 젊은 층의 높은 지지가 이해된다. 그러나 李후보 지지가 '전무하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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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답의 일부를 서울 S대학에서 사회과학을 강의하는 金모 교수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40여명의 과 학생들이 거수(擧手)로 모의투표를 했는데 李후보 표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학생들 스스로도 결과를 의아해했다. 그러기에 비밀투표를 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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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상은 같은 학생들이다. 결과는 '李 21-盧 20-鄭 3-권영길(민노당) 2'. 학생들은 너무나 판이한 결과에 놀라워했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학생들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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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투표 방법따라 다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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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교수는 모의투표에 이은 토론에서 "젊은이들은 아무개를 지지한다는 세간의 분위기가 일종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한 학생의 논평이 특히 기억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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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교수 등이 전한 여러 투표의 방법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金교수가 말한 '0-21'이란 모순이 대표성을 갖는 것도 아니다. 또 캠퍼스의 특수성엔 진보라는 단어 자체에 강박감까지 느끼는 일부 '연(然)'하는 교수들의 편향 논리가 한몫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검증 안된 일방적 주장일 수 있다. 다만 한가지, 모의투표에서조차 감춰진 속내가 우리 정치의 불가측성을 함축하는 것은 분명하다. 조사와 동떨어진 선거결과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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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性세대 마음끌기 후보들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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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교수는 "한나라당 내에 진보세력이 상당하고, 그게 아니라도 李후보가 보수 일변도의 정책추구는 못할 것"이라는 등 학생들의 논평을 예시하며 젊은 세대를 마치 충동적 감성에 의해 움직이는 그룹으로 평가하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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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지털 시대답게 감성이 강조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젊은 세대나 여성 등에게 이미지(image)나 느낌(feel)은 선택의 결정적 동인이다. 그 때문에 후보들은 감성시대에 걸맞은 매무새를 갖추느라 부산하다. 넥타이 고르기, 미소 짓는 연습도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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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손질도 열심이다. 李후보는 개혁, 盧후보는 보수의 색깔을 각기 덧칠하고 있다. 그러나 李후보는 보수강경, 盧후보는 급진모험으로 각인된 탓에 효과는 미지수다. 李후보는 공권력을 동원한 여권과 친여 언론매체의 흠집내기 음모에 의한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비판자들은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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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후보의 경우 한화갑 대표까지 그를 운동권에 빗대며 "우리와 생각이 너무 다르다"고 단언한 등으로 이미지 바꾸는 게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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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승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으나 19일 이후 우리 사회가 엄청난 지역.계층.세대 간 갈등을 겪으리라는 것은 장담이 가능하다. 딱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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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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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1 18: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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