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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04 vote 0 2022.07.13 (17:07:30)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인공지능은 짚신벌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퀴벌레 근처에도 못 간다.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이 문명은, 학계는, 지식은 근본이 틀어져 있다.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딱 봐도 아니잖아. 불일치가 느껴지잖아.


    까마귀가 병뚜껑을 연다고 치자. 몇 개의 선택지가 있을까? 까마귀가 할 수 있는 동작은 많아야 서너 개다. 수도꼭지라면 밀고, 돌리고, 당기고, 누르고, 비틀고, 뽑고, 제껴볼 수 있다. 할 수 있는 동작이 많지 않다. 이 정도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쉽게 커버가 된다.


    인간의 선택은 대부분 왼쪽 아니면 오른쪽인데 왼쪽으로 해봐서 안 되면 오른쪽을 시도하는게 아니라 그냥 포기한다. 인간이 바퀴벌레보다 낫다는 증거는 없다. 조금 하는 것은 학습에 의한 것이다. 지능은 별로 대단한게 아니다. 모기 눈알 정도 뉴런으로 커버된다.


    인간의 두뇌가 하는 일은 대부분 신체의 유지와 관리다. 지능을 결정하는 판단에 개입하는 뇌세포는 없다시피 하다. 치명적인 것은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인간에게 과연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할까? 운전을 한다면 이성적인 판단력보다 충분한 숙달이 필요한 것이다.


    머리로 생각하면 늦고 본능적으로 깜빡이 넣고, 핸들 꺾고, 브레이크 밟고, 수신호 보고, 룸미러 확인하고, 정지선 지켜야 한다. 1초에 서너 가지 동작을 해야 한다. 판단이 필요한가? 자판을 쳐도 그렇다. 1분에 300타를 치는데 머리로 판단하는가? 그냥 되는 것이다.


    지능은 무엇일까? 지능은 도구다. 1초 안에 깜빡이 넣고, 핸들 돌리고, 브레이크 밟는 것은 연동시켜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피아니스트는 1초에 스무 개의 음을 쳐야 한다. 어떻게 1초에 20개를 치지? 손가락이 열 개니까 쉽다. 기계적으로 된다. 손가락이 도구다.


    지능의 본질은 예측이다. 인류가 인공지능에 실패하는 이유는 예측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측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예측하지 않는다. 타자는 공의 궤적을 읽는다. 투구폼만 보고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안다. 직구가 오는지 변화구가 오는지 예측타격을 한다.


    알파고는 이세돌의 다음 수를 예측하지 않는다. 상관없다. 이세돌이 어디에 두든 알파고는 가장 승리할 확률이 높은 자리를 찾아낸다. 예측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예측을 하지? 알파고는 너무 많은 자원을 쓴다. 너무 많은 반도체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거다.


    뇌는 그럴 수 없다. 뇌는 예측을 통해 자원을 절약한다. 치명적인 것은 뇌는 예측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짚신벌레는 섬모운동을 한다. 섬모가 도구다. 자극하면 반응한다. 도구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쿡쿡 찔러대므로 반응해야만 한다. 


    막대기를 도구로 써 보자. 상대가 막대기의 맞은편 끝을 쥐고 있다면? 상대의 대응을 예측할 수 있다. 씨름을 한다고 치자. 서로 샅바를 잡고 있다. 힘을 넣어보면 상대의 기술을 예측할 수 있다. 강호동이 이만기를 이긴 방법이다. 일부러 부상이 있는 척 움찔해본다.


    이만기가 그쪽으로 공격해 오면 되치기를 한다. 막대기는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상대의 반응이 예측된다. 긴 막대기로 나무에 달린 과일을 딴다. 우리는 막대기의 이쪽 끝을 쥐고 반대편 끝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도구는 예측의 수단이다. 


    단 헷갈리긴 한다. 거울처럼 반대로 움직이지만 익숙하면 내 몸처럼 잘 알아챈다. 거울을 보고 여드름을 짤 수 있다. 코털 깎다가 코피 좀 나고. 내가 막대기의 이쪽 끝을 돌렸는데 저쪽 끝에서 감나무의 감이 떨어진다. 대칭의 상호작용을 통해 예측이 되는 것이다. 


    지능은 외부환경의 내면화다. 눈코귀입은 외부환경과 접촉한다. 그것을 인체 내부로 들여온다. 맨손으로 잡는 것과 집게로 잡는 것 중에 어느 쪽이 확실한가? 맨손이 낫다. 손에 기름이 묻지 않는다면 젓가락 없이 맨손으로 음식을 먹는 게 낫다. 그런데 손도 도구다.


    뇌의 입장에서는 몸도 도구다. 도구 아닌 게 없다. 도구의 한쪽 끝을 쥐고 있으면 반대쪽 사정이 예측된다. 예측되면 대비한다. 대비하면 비용이 절감된다. 예측이 빗나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흥분한다. 에너지가 업된다. 예측이 많은 것을 한다.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막대기가 있으면 예측된다. 도구를 통해 예측한다. 낚싯대는 물속과 연결된다. 찌를 보고 조황을 예측한다. 낚싯대가 없으면? 연결이 안 되면? 예측할 수 없다. 탁구를 친다면 서로 연결이 안 되는데도 예측된다. 상호작용의 랠리로 연결된다.


    우리는 눈치로 연결하고, 분위기로 연결하고, 뉘앙스로 연결하고, 호르몬으로 연결하고, 감정으로 연결한다. 연주자와 청중은 감동으로 연결된다. 선수와 관객은 연결되어 있다. 상호작용이 세상을 연결한다. 집단에서 누가 죽으면 모두가 숙연해진다. 연결된 것이다. 


    연결되면 반응한다. 반응하려면 코어를 장악해야 한다. A와 연결된 채로 B와 연결하려면 대칭은 균형이라야 한다. 실력에 차이가 나면 예측되지 않는다. 팽팽해야 예측된다. 대칭 때문이다. 세상은 A 아니면 B다. 대칭이라야 한다. 밀어서 안 된다면 당겨보면 된다.


    좌 아니면 우, 상 아니면 하, 전 아니면 후, 안 아니면 밖이다. 대칭을 이루므로 우리는 예측할 수 있다. 대칭에 대칭을 겹겹이 쌓으면 많은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대칭은 마주보는 점 두 개다. 내가 이쪽 끝을 잡고 맞은편 끝의 반응을 예측한다. 낚싯대 끝을 잡는 거다.


    인간이 말을 알아듣는 이유는 언어에 대칭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영어는 동사를 고리로 목적어를 찾고 한국어는 목적어를 고리로 동사를 찾는다. 지능은 물리적 도구 대신에 추상적인 도구를 쓰는 것이다. A의 균형과 B의 균형을 연결하는 C의 균형이 곧 지능이다.


    내가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다. 밥을 많이 먹으면 배가 많이 부르다. 식사량의 균형과 배부름의 균형에 조절장치의 균형이 있다. 이때 하나의 접점이 통제된다. 한 점을 움직여서 상호작용 전체가 커버된다. 내가 던지는 떡밥의 균형과 낚여지는 물고기의 균형이다.


    이럴 때 외부를 연결할 수 있다. 균형점이 없으면 낚시에 등산을 추가할 수 없다. 하나의 균형점과 다른 균형점을 대칭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조절된다. 이 방법으로 두뇌는 에너지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동물이 영역에 민감한 이유는 영역을 장악해야 많은 대칭들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권력에 민감한 이유와 같다. 무언가 많이 추가할 수 있다. 부부의 대칭, 자녀와의 대칭, 동료와의 대칭, 적군과의 대칭을 새로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에 민감한 거다.


    컴퓨터는 노이만이 만들었다. 암호장치가 원시적인 컴퓨터다. 자판에 A를 치면 모니터에 B가 찍힌다. 반대로 B를 치면 A가 찍히는게 암호해독이다. A와 B 사이에는 한 칸 이동이 있다. 가라고 치면 너라고 찍힌다. ㄱ에서 한 칸 가면 ㄴ이고 ㅏ에서 한 칸 가면 ㅓ다. 


   이렇게 칸을 옮겨서 찍히면 문장이 성립되지 않으니 당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이 정도면 컴퓨터로 금방 해독되지만 이차대전 때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니 100칸쯤 이동하면 100번쯤 쳐봐야 한다. 뭔가 의미 있는 문장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자판을 쳐본다.


    중간에 가짜 암호를 섞어 넣기 때문에 헷갈린다. 그런데 문장 끝에는 독일군 암호병이 언제나 히틀러 만세를 치니까 들킨다. 게다가 쓸데없이 애인 이름을 써넣는 바람에 들켰다. 이건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 나오는 내용이고. A와 B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있는 거다.


    간격을 알면 암호가 풀린다. 몇 칸을 건너뛰어야 암호가 풀리는지다. 그 간격은 매일 바꾼다. 간격을 막대기라고 치자. 긴 막대기로 감을 딴다면? 요리사는 칼의 손잡이를 움직이는데 칼날에서는 요리가 탄생한다. 이쪽에서 건드려서 반대쪽에서 답을 취하는 것이다.


    이쪽과 저쪽 사이의 연결이 도구다. 밸런스를 이용하여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때 작용이 전달된다. 도구가 자극을 전달한다. 마음을 도구로 쓰는게 지능이다. 생각을 도구로 쓴다. 내가 A를 하면 상대는 B를 한다는 규칙을 도구로 쓴다. 1+X=3이면?


    X가 막대기다. 막대기는 밸런스가 작동하므로 결국 한 점이다. 접점이 통제된다. 천칭저울의 두 접시에 사람이 올라 있다. 한 사람이 뒤로 가면 그쪽으로 기울어진다. 맞은편 사람도 뒤로 가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면 그 게임에서 이긴다.


    도구는 물리적으로 연결되지만 관계는 떨어져 있다. 떨어져 있는데도 연결되는 것이 추상이다. 인간은 추상하는 방법으로 거리가 떨어져 있는 것을 대칭시켜 연결할 수 있다.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상대가 뭘 하는지 지켜보고 있으며 관계로 연결된 것이 지능이다. 


    관계가 균형을 이룰 때 새로운 관계를 추가할 수 있다. 부부의 관계가 균형일 때 자녀와의 관계를 추가할 수 있다. 관계에 관계를 추가하고 균형에 균형을 추가하고 대칭에 대칭을 추가하여 확장시켜 가는 것이 지능이다. 사실 인간은 서투르다. 까마귀보다 멍청하다.


    수도꼭지를 오른쪽으로 돌려보고 안 되면 왼쪽으로 돌려보면 되는데 그 정도 하는 사람이 잘 없다. 안철수든 윤석열이든 이쪽이 아니면 저쪽인데 방향전환을 못 한다. 왜? 대칭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과 대칭시키지 않으므로 맞은편의 국민이 보이지 않는 거다.


    대본만 읽으면 되잖아? 내부에 불균형이므로 외부와 대칭시키지 못한다. 내부에서 김건희에 쥐여살기 때문에 외부의 국민과 대칭이 성립되지 않는다. 연결되지 않는다. 겉도는 것이다. 안철수는 아스퍼거라서 자기 자신을 보고 있으므로 국민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내부에 대칭이 붕괴된 것이다. 한쪽 팔이 없으면 대칭이 깨진다. 대칭이 깨지면 배트를 휘두를 수 없고 릴을 풀어서 낚시를 던질 수도 없다. 내부가 비대칭이면 외부와 연결되는 촉수를 잃게 된다. 관동과 관서가 비대칭으므로 외부에는 관심을 끊어버린 일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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