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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27 vote 0 2021.09.17 (11:40:15)

    세상은 마이너스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우리는 마이너스 사고를 익혀야 한다. 바둑을 둔다면 내 집을 플러스 하기보다 상대방이 집을 못 짓도록 훼방을 놓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축구든 야구든 마찬가지다. 상대의 흐름을 끊고 기세를 차단하는게 고급 기술이다.


    이게 자연스럽게 되어야 한다. 국대의 빌드업 축구가 안 되는 이유도 패스를 연결하는 플러스에 빠져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는 마이너스가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잘하는데 드는 비용이 2라면 적을 방해하는데 드는 비용은 1이다. 적이 지나다니는 길목만 틀어막으면 된다.


    급소만 찌르면 된다. 약한 고리만 공략하면 비용절감으로 이긴다. 근본 세상이 마이너스라는 관점을 얻어야 한다. 창조과학회나 음모론 바보들이 삽질하는 이유는 마이너스의 효율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천안함이든 세월호든 그 거대한 선박이 순식간에 맥없이 전복된다고?


    10만톤의 힘이 필요할텐데? 보나마나 미국 잠수함의 거대한 힘이 플러스 되었군.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마이너스로 보면 쉽다. 1만톤의 배가 가속을 받으면 10만톤의 힘을 가진다. 외부에서 10만톤의 힘을 가해야 쓰러뜨릴 수 있다. 그런데 스탭이 꼬여 제풀에 자빠진다면?


    최홍만은 혼자 자빠져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160킬로의 거구를 쓰러뜨리는데는 몇 킬로의 힘이 필요하지? 0킬로다. 외부 타격의 플러스가 아니라 내부 밸런스의 마이너스였던 것이다. 지적 설계론 하는 바보들은 시계의 구조가 복잡하므로 저절로 생겨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천만에. 시계는 간단하다. 왜 시계가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해시계나 물시계나 모래시계나 원리가 같고 구조가 간단하잖아? 손목시계가 복잡한건 보다 정확한 시간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플러스 된 까닭이다. 시계에 달력까지 박아놨다. 시침 분침 초침으로 잘게 나눴다. 


    장인이 가격을 올려서 팔아먹으려고 괜히 복잡하게 꼬아놓은 것이다. 우리가 세상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상을 일방작용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필자가 마이너스라는 개념을 썼는데 독자들이 잘 이해를 못하는듯 하여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보기로 한 것이다. 


    동물의 본능은 복잡하다. 개미와 벌은 정교한 건축을 해낸다. 누가 건축기술을 가르쳐줬지? 일방작용으로 보면 어렵지만 상호작용으로 보면 쉽다. 개는 땅만 보면 파고 싶고, 파다보면 굴이 되고, 살다보면 요령이 생겨서 풍수지리를 이용한 완벽한 개굴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토끼는 고도차를 이용한 환기시설을 만든다. 여우도 지나치게 복잡한 미로를 만든다. 단순본능이 아니라 이것들이 취미생활을 즐기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비버의 건축기술도 대단한 거다. 그런데 왜 인간은 저런 본능이 없지? 아니다. 인간에게도 본능은 분명히 있다. 


    아기는 태어날때부터 수영을 할줄 알고 매달릴줄 안다. 인간에게 본능이 없는듯이 보이는 이유는 본능이 환경과의 상호작용 형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시인의 생존환경과 멀어졌다. 자연은 일방작용이 아니다. 누가 토스를 받아만 주면 랠리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환경이 받쳐주면 복잡한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냥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뭐라도 해보라고 하면 할 수 있는게 없지만 레고블럭이라도 던져주면 뭔가 뚝딱 만들어낸다. 자연은 상호작용으로 복잡한 행동을 쉽게 해낸다. 사막이나 남극처럼 환경이 단조로우면 못한다.


    그런데 복잡한 정글보다 메마른 사헬지대에 오히려 식생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방해자가 없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활발해진다. 오히려 정글이 더 단조롭다. 정글에는 원숭이나 몇 마리 살고 있을 뿐 아무 것도 없다. 정글이 녹색사막이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우리가 플러스 사고에 빠진 것은 세상을 일방작용으로 보는데서 오류가 일어난 것이다. 상호작용으로 보는게 마이너스 사고다.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방해자를 하나씩 제거하다보면 복잡한 건축도 이루어진다. 인간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인간이라는 방해자 때문이다. 


    유럽은 페스트로 인구가 급감하여 방해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미국은 백인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인디언이 죄다 죽어서 방해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떼부자가 되었다. 언제나 발목잡는 방해자가 문제다. 방해자를 제거하여 확률을 높여가야 한다.


    무엇을 획득하기보다 목 좋은 자리에 가서 진을 치고 방해자를 제거한 다음 운을 기다려야 한다. 1에서 2로 가는 플러스는 일방작용이고 2에서 1로 가는 마이너스는 상호작용이다. 세상은 처음부터 2였다. 2가 아니라고? 주변을 잘 살펴보자. 주변환경을 잘 이용하면 2다. 


    우리는 환경 속의 존재다. 나의 기회는 상대의 실수에서 찾아야 한다. 축구든 야구든 바둑이든. 상대가 실수하도록 유도하면 찬스가 온다.


[레벨:30]스마일

2021.09.17 (12:11:56)

특히 금융과 부동산은 방해자를 먼저 제거해야한다.

돈이 빠져나가게 만들어 놓고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니 잘 안되는 것이다.

방해자를 제거하지 않고 이상에 의한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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