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77 vote 0 2021.01.31 (19:14:24)

      

    세상은 존재하는가? 어째서 세상은 무가 아니고 유인가? 세상은 없다. 적어도 내가 1분 전에 깎은 코털 속에는 없다. 세상은 무수히 없다. 여기에도 없고 저기에도 없다. 뒷주머니에도 없고 앞주머니에도 없다. 가방에도 없고 지갑에도 없다.


    찬장에도 없고 서랍에도 없다. 도처에 없다. 없음은 무한히 많이 없다. 무는 무한이 많다. 유는 그렇지 않다. 유는 하나다. 세상의 없음은 이곳에도 있고 저곳에도 있지만 세상의 있음은 단수다. 세상이 무한히 많을 수 없다. 세상은 하나다.


    하나는 연결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연결이다. 세상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물음은 존재는 연결되는가 하는 물음으로 바꿔진다. 존재는 연결이 아니면 단절이고 단절이면 무고 연결이면 유다. 어떤 것은 연결되므로 유다. 단절될 수 없다.


    단절되면 존재가 불성립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어떤 상태는 연결된 상태다. 모든 존재는 연결된 존재다. 단절은 연결을 반대편에서 본 것이다. 우리는 오로지 연결과 단절만 생각할 수 있다. 다른 것은 단절되므로 그것을 생각할 수 없다. 


    세상은 있을까 없을까? 세상이 없다면 편하다. 왜 존재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있으면 힘들다. 세상이 왜 있는지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연결이기 때문에 존재한다. 세상이 연결이면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한다.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지? 이런 질문은 당혹스럽다. 신의 신은 누구지? 회피기동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훌라후프를 돌려보자. 파동이 훌라후프라면 이중슬릿을 통과한다. 파동이 입자에 갇혀 있다는 말이다. 인과는 대칭에 갇혀 있다.


    두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간다. 톱니의 관점에서는 시간의 인과지만 바퀴의 관점에서는 공간의 대칭이다. 시간으로 보면 신의 신은 누구인가, 빅뱅 이전은 무엇인가 하고 묻게 되지만 공간으로 보면 존재하는 자는 인식하는 자와 대칭이다.


    신은 거울을 보고 있다. 질문하는 자와 대답하는 자는 마주보고 있다. 근원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세상은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이 세상을 알 수 있을까?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세상은 어떤 기술을 사용해서 존재에 성공했을까?


   세상의 존재하기 기술을 간파한다면 인간이 그 기술을 카피하여 써먹지 못할 이유도 없다. 세상이 스스로 존재하는 기술과 인간이 세상을 알아내는 기술은 정확히 같다. 그것은 연결이다. 연결은 시간의 인과다. 공간의 인과는 무엇인가? 


    그것은 대칭이다. 대칭이 구조다. 세상이 널리 연결되는 것은 대칭구조라는 연결고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근원의 응답이다. 다른 잡다한 견해는 필요없다. 이런 주의 저런 주의 무슨 주의 필요없다. 엎어 치든 메치든 상관없다. 


    본질이 되는 하나로 승부 보는 것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배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 말이다. 그것은 연결과 단절이다. 대칭과 인과다. 질서와 무질서가 된다. 유와 무가 된다. 태초에 대칭의 연결이 있었다. 그것은 빅뱅 이전부터의 소식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5508 바퀴벌레의 아이큐 1 김동렬 2011-06-21 16954
5507 광화문 1만 인파의 외침이 조중동의 귀에도 들렸을까? 김동렬 2002-12-01 16951
5506 예술의 본질 김동렬 2008-08-14 16924
5505 Re..태풍 루사에 저항하고 있는 거인의 손 image 김동렬 2002-09-14 16899
5504 이회창이 TV토론에서 헤메는 이유 skynomad 2002-11-08 16880
5503 지식인의 견제와 노무현의 도전 2005-09-06 16878
5502 유시민의 도발에 사래들려 재채기한 군상들 image 김동렬 2003-05-02 16877
5501 안희정의 경우는 이렇게 생각하세요. 김동렬 2003-03-26 16877
5500 노무현 죽어야 산다 image 김동렬 2003-08-28 16870
5499 소통이란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7-02-22 16849
5498 우리 어디로 가야하는가? 김동렬 2005-10-05 16842
5497 조흥은행 노조 파업 타결의 이면 image 김동렬 2003-06-22 16839
5496 그림설명 image 김동렬 2010-07-03 16831
5495 후보 선택권을 유권자가 가지는 방식으로 조사해야 한다 SkyNomad 2002-11-18 16816
5494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모양입니까? 김동렬 2007-09-10 16815
5493 Re.. 확실한 패전처리입니다. 김동렬 2002-12-09 16810
5492 구조론의 완전성 김동렬 2010-04-02 16799
5491 노무현의 지지율 50프로가 의미하는 것 김동렬 2003-06-01 16795
5490 노무현호의 개혁철학 image 김동렬 2003-01-10 16777
5489 추미애 너 까지도? image 김동렬 2004-03-06 16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