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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21 vote 0 2022.03.29 (11:56:56)

    인생의 게임은 내가 잘해서 이길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잘못해서 이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링에 오르는 일이다. 링에 오르지 않으면 무승부가 아니라 패배다. 언젠가는 인생이라는 링에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난타전이 벌어진다. 개별적인 판단은 중요하지 않다. 


    상호작용 과정에서 용해되기 때문이다. 새옹지마와 같다. 화가 굴러서 복이 되고 복이 굴러서 화가 된다. 이긴 만큼 지고 진 만큼 이긴다. 큰 방향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링 위에 올라가는 것이다. 부단한 상호작용을 이어가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정답은 만남과 열림과 연결이다. 인간은 단지 그것만 결정할 수 있다. 다른 부분은 당신의 소관이 아니다.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물이 흐르는 것은 물의 뜻이다. 바람이 부는 것은 바람의 뜻이다. 인간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만날 수 있는 위치에 가 있는 것뿐이다. 


    그 만남은 사람과의 만남뿐 아니라 모든 것의 만남이다. 역사와의 만남, 진리와의 만남, 신과의 만남이라야 한다. 만나려면 먼저 열어야 한다. 열면 연결된다. 연결되면 상호작용한다. 우리가 얻어야 할 진짜는 그 상호작용 가운데 있다. 상호작용은 내게 속하지 않는다. 


    피아간에 걸쳐져 있다. 인간은 성과의 절반만 소유한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재화든 행복이든 쾌락이든 불로장수든 명성이든 내게 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다. 진짜는 너와 나 사이에 겹쳐져 있어야 한다. 길은 너와 나를 연결한다. 진리는 길과 같아서 연결할 뿐이고 인간은 길에서 만난다.


    문제는 역설이다. 역설은 의도와 반대로 되는 것이다. 세상의 결은 마이너스다. 마이너스를 실행하면 그것은 마이너스 된다. 반대로 플러스를 실행하면 나중에 청구서를 받는다. 결국 마이너스 된다. 인간은 당장의 마이너스와 나중에 청구되는 마이너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뿐이다. 


    인간은 사건의 닫힌계 안에서 자력으로 플러스를 할 수 없다. 무조건 마이너스다. 수렁에 빠진 사람과 같다. 수렁에서 어떻게 움직이든 결과는 마이너스다. 외부의 힘을 빌어와야 한다. 상부구조와 라인을 연결해 놓고 위에서 뭔가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 있다. 그것은 확률이 결정한다. 연결이 촘촘할수록 확률은 높아진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내게 가져올 수는 없고 집단과 연결하였다가 집단에서 마이너스 된 것이 내게로 흘러들 확률을 높이는 기동을 할 수는 있다. 그것은 목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플러스는 불가능하지만 간접적인 플러스 효과를 얻는 방법은 있다. 역설의 답은 이중의 역설이다.


    이중의 역설은 상부구조에 유익한 것이 확률적으로 내게 플러스 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떼면 떨어진다. 반대로 무언가를 붙이면 반대쪽에서 하나가 떨어져 나간다. 도로아미타불이다. 어느 쪽에 작용하든 떨어지는 것은 같다. 그것이 풍선효과다. 이쪽에서 바로 떨어지거나 저쪽에서 약간이 시차를 두고 나중에 떨어지거나.


    인간은 상부구조를 이롭게 해야 한다. 가족을 이롭게 하고, 집단을 이롭게 하고, 국가를 이롭게 하고, 인류를 이롭게 하면 내게도 이롭다. 동료를 이롭게 하는 것은 의리다. 자연을 이롭게 하는 것은 도리다. 의리로 인간의 결을 따르고 도리로 자연의 결을 따른다. 궁극적으로는 에너지의 결을 따라야 한다. 


    에너지의 성질은 역설이다. 에너지는 내부에 숨은 축과 대칭이 작동하여 의도와 반대로 된다. 얻으려고 하면 잃을 것이고 잃으려고 하면 당연히 잃는다. 어느 쪽이든 잃는다. 그러나 좋은 팀에 들면 의도하지 않게 얻는다. 단 내가 얻으려고 의도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얻게 되는게 보통이다.


    세상은 역설이나 인간이 역설을 역이용하는 것은 이중의 역설이다. 내 안에서는 어떤 결정도 좋지 않지만 내가 속한 집단과 긴밀한 연결을 유지하면 어떤 결정도 좋다. 단 뜻밖에 좋다. 내가 바라는 곳은 좋지 않고 다른 곳이 좋은게 보통이다. 큰 틀에서 보면 결국 좋아진다. 팀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의리를 지키고 환경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도리를 지켜야 한다.


    우리는 열림과 닫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열림을 선택하고 닫힘을 피해야 한다. 비관, 부정, 허무, 퇴행, 경직됨, 고립, 폐쇄, 차별, 혐오, 수동을 피하고 낙관, 긍정, 의미, 전진, 유연함, 소통, 개방, 포용, 사랑, 능동을 향해야 한다. 그것이 방향성의 판단이자 확률을 높이는 기동이다. 표면의 옳고 그름에 매몰되지 말고 밑바닥에 고인 에너지 총량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면은 반대로 되기 때문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상호작용을 끌어내고 상호작용은 대칭에 의하여 작동하며 대칭의 배후에는 천칭저울이 숨어 있다. 자연의 균형력이 상호작용의 랠리에 따른 기세와 이윤과 권력을 만든다. 그것이 우리의 장악할 핸들이 되고 도구가 된다. 도구의 힘을 긍정하고 통제하고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적인 중립과 균형을 지양하고 자연의 활력과 호흡과 맥박과 생명성을 이어가야 한다. 그것은 기세에 올라타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오는게 아니라 자연이 가는 방향을 나의 방향으로 삼는 것이다.


    인생에 운명적인 만남의 기회는 많아야 다섯이다. 탄생과 진학과 취업과 결혼과 친구와 이념을 만난다. 혹은 종교를 만날 수도 있다. 자연과 산업과 사회의 환경변화를 만나기도 한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이후로도 계속 잘못된다. 그 만남의 현장에서 우리가 방향판단을 잘해야 한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인생도 마이너스다. 그것은 고갈된다. 지속가능하지 않다. 플러스로 가면 자원이 고갈되어 죽고 마이너스로 가면 역시 고갈되지만 자연에 묻어가므로 겨우 산다. 그러나 맨 처음 게임장에 입장하는 것은 플러스다. 그것은 자신의 플러스가 아니라 팀에 의한 플러스다. 좋은 팀에 드는 것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전부다. 


    팀 위에 더 높은 팀이 있다. 가족 위에 집단 있고 국가 있고 인류 있다. 정상에서 신과 만나야 모두 만난다. 신을 대표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완전하다. 인간은 그저 윗선과의 라인을 연결할 뿐이다. 연결된 라인이 팽팽하게 당겨질 때 현악기는 제 소리를 토해낸다. 그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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