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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20 vote 0 2022.03.24 (17:44:57)

    점집을 찾는 사람은 이사나 취업이나 결혼이나 승진이나 진학문제를 물으러 온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문제라는 점이다. 점집을 철학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새로운 것 앞에서 인간은 당황한다. 철학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문제다.


    시작하려면 대상과 연결되어야 한다. 철학의 문제는 연결의 문제다. 연결과 단절은 동전의 양면이다. 연결을 늘리면 단절도 같이 늘어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라 무에서 유가 생겨나지 않으므로 새로운 연결에 필요한 자원을 단절에서 구하기 때문이다.


    연결과 단절은 상호작용하며 50 대 50으로 교착된다. 사건의 닫힌계 안에서는 단절이 연결보다 크다는게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자연에서는 자연히 단절된다. 단절은 자연스럽고 연결은 특별한 것이며 연결은 열린계로 외부에서 무언가 들어와야만 가능하다.


    연결은 처음 시작할 때 권력을 생성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한번 창구를 개설해 두면 뒤에 따르는 무리들이 같은 라인을 반복해서 이용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연결되었는데도 계속 로열티를 챙기는게 권력남용이다. 연결의 권력은 초기단계에만 인정해야 한다.


    사회의 문제는 처음 연결한 사람이 왕이니 귀족이니 하면서 권력을 남용하고 세습하기 때문이다. 연결의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데 말이다. 연결측의 권력은 인정하되 지나친 권력남용을 견제하는게 정치의 다스림이다. 세상 모든 문제는 연결과 단절의 문제다.


    연결과 단절을 합치면 그게 구조다. 자연에서는 단절의 우위다. 인간은 연결의 우위로 만들어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연결우위를 끌어내는 힘은 관성력, 권력, 이윤, 기세 따위다. 도미노의 연결에 따른 시너지 효과다. 이때 흐름이 만들어지고 탄력을 받는다.


    역사이래 모든 철학은 단절의 철학이다. 연결의 철학으로 갈아타야 한다. 연결하는 것은 생산력이다. 문제는 권력이라는 이름의 플러스 알파다. 그냥 생산력이 아니라 부단한 생산력 혁신이라야 한다. 생산력이 시스템에 반영되면 다시 균형에 이르기 때문이다.


    나무가 봄이 되면 새 가지를 내밀듯이 부단히 외부를 향해 새로운 연결의 촉수를 내밀어야 한다. 연결측이 가져가는 권력과 이윤은 그 새로운 촉수의 생산에 투자되어야 한다. 나무가 새로운 가지를 내밀지 않으면서 잎에서 전해져오는 영양만 챙기면 배반이다.


    거기에 상호작용의 균형이 있다. 인류는 연결을 통해서, 혁신을 통해서, 그 혁신을 핸들링하는 권력의 다스림에 의해서, 연결의 접점을 유지하는 상호작용에 의해 구원된다. 나머지는 모두 개소리다. 연결은 부정이 아닌 긍정이다. 연결은 허무가 아닌 의미다.


    연결은 문을 활짝 여는 것이다. 열린사상이 필요하다. 역사 이래 모든 사상은 연결을 부정하는 닫힌사상이었다. 무언가 있는 것을 부정하고, 회의하고, 단절하고, 허무하고, 조롱하고, 비판하는 것이었다. 사건의 시작이 아니라 사건의 종결에 주목하는 거였다.


    그것은 철학이 아니다.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 철학이다. 첫 도전, 첫 탄생, 첫 출근, 첫 승진, 첫 등교, 첫 키스에는 철학이 필요하고 두 번째부터는 철학이 필요 없다. 그냥 앞에 가는 사람을 흉내 내면 된다. 짝퉁과 모방과 복제에 철학은 필요 없다.


    한국의 지식은 통째로 서구에서 수입한 짝퉁에 표절에 복제에 모방이다. 철학이 필요 없다. 그들은 뇌를 사용하지 않는다. 후진국이라면 어설픈 창의보다 확실한 모방이 낫기 때문이다. 만인이 모두 얌체 생각을 하다가 인류 문명이 통째로 교착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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