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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54 vote 0 2022.02.21 (12:18:24)

    구조론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여러분은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어리광은 걷어치우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자. 떠먹여주는 것은 여기까지. 옹알이 시즌은 인큐베이터 안에서 끝나야 한다. 인생은 실전이고 현장은 살벌하다. 아군 아니면 적군이다. 살아남으려면 도구가 필요하다. 동물에게는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은? 도구다. 동물도 도구를 쓰는 수가 있지만 인간은 그 도구를 발전시켜 가는 점이 다르다.


    구조론은 사람의 도리를 가르친다. 인간의 행색을 하고 있다고 다 인간은 아니다. 인간대접을 받아야 인간이다. 스스로 대접하지 않으면 남도 대접하지 않는다. 작은 사람은 깔보고 큰 사람은 우러러보는 세상이다. 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도구를 사용하여 환경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인간은 동물과 다른 큰 존재가 된다. 


    인간은 누구나 동물로 태어나지만 누구나 동물로 죽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동물 사이에 분별이 있듯이 인간들 사이에도 분별이 있다. 사람의 도리를 알아야 사람이다. 사람대접을 받아야 사람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특별한 도구다. 그것은 생각과 언어와 문자다.


    도구는 어떤 둘을 연결한다. 그 방법으로 인간은 환경을 장악하고 주변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몸뚱이만 내가 아니다. 나의 밖에도 나의 지점이 개설되어 있다. 나의 일부가 외부에 파견되어 있는 것이다. 나의 영향력이 작용하는 영역이 모두 나의 자아에 속한다. 인간은 사회로 침투하고 환경으로 침투하여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는 방법으로 더 큰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언어를 도구로 삼아 동물과 다른 존재가 되고, 문자를 얻어서 문명을 이루었다. 인간다움의 뿌리는 생각이다. 생각과 언어와 문명이야말로 인간이 인간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증거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할 줄 모르는 동물이다. 지구촌의 어떤 학교도 생각하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인간은 반응하는 동물이다. 문명은 자극과 반응이 상호작용한 결과다. 반응은 확률에 달려 있다. 상생도 되고 상극도 된다. 악순환 끝에 전쟁으로 절멸하기도 하고 반대로 선순환이 계속되며 부흥하기도 한다.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확률의 방법으로 고도화된 현대문명을 감당할 수 없다.


    인류의 진보는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의 연속이다. 인류 전체는 그렇게 해도 되지만 선장은 달라야 한다. 이것저것 다 시도해 보고 그중에 먹히는 것을 선택하는게 인간이다. 대중은 그렇게 해도 되지만 지도자가 그렇게 하면 나라가 망한다. 로또의 당첨확률은 1/2이라고 생각한다. 당첨되거나 당첨되지 않거나. 이런 식으로는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유지할 수 없다. 운전기사가 확률에 의지하면 안 된다. 도구를 손에 쥔 사람은 달라야 한다.


    구조론은 의미는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는데 있다. 집단에 묻어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사유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생각은 대칭을 따른다. 대칭은 축이 있다. 그 축의 맞은 편에서 또다른 축을 발견하는게 생각이다. 대칭 위의 또다른 대칭을 찾아내기다. 더 높은 층위로 올라서야 한다. 좌우의 수평적 균형에서 상하의 수직적 균형으로 도약하기다. 보통은 그렇게 못한다. 왜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는 춤으로 때우는가? 왜 중국의 경극은 장국영 혼자 원맨쇼를 하는가? 왜 한국의 젊은이는 앞이마를 가리는 찐따머리를 하는가? 그런 식으로는 세계와 연결될 수 없다. 인도에만 있다는, 중국에만 있다는, 일본에만 있다는, 한국에만 있다는 괴상한 표지는 문명의 주류에서 벗어나 변방에서 고립되는 갈라파고스 현상이다. 보편주의를 잃고 괴력난신을 추종하는 소인배 심리를 들킨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미국인의 뻘짓도 마찬가지다. 마약 먹고, 노숙 하고, 유리창 깨고, 낙서 한다. 장발에 통기타에 맨발에 LSD에 프리섹스가 좋을씨고. 한두 번은 재미로 그럴 수 있지만 반복되면 수준을 들킨다. 문명의 방향이 틀어진다. 왜 그런 짓을 하는가? 집단과 각을 세우고 대칭을 유지하려는 무의식의 발로다. 이준석의 찐따머리 반대편에 김어준의 사자머리가 있다. 이준석 머리는 권위에 순종한다는 표지다. 김어준의 경우는 머리를 크게 보이려는 무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집단과 대칭을 세우고 그렇게 부여잡은 끈을 절대로 놓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다. 양아치들은 자기들만 아는 은어와 몸짓신호를 쓰는 방법으로 분리한다. 주도하지 못하므로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 소인배 심리다. 좌파든 우파든 극단에 서서 대칭의 끝단을 붙잡는다. 수평에서 교착되고 수직으로 도약하지 못한다. 서로의 변발을 움켜잡고 30분간 씩씩거리며 꼼짝 못하고 교착된 아Q와 소D 신세가 되고마는 것이다.


    대칭시키고 자극으로 신호를 보내야 상대의 반응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다 비참해진다. 그런 식이라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인간이 비참해지는 이유는 생산력의 부재 때문이다. 손에 쥔 도구가 없고, 지렛대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은 눈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구가 둥근 것은 그냥 보면 보인다. 99퍼센트가 왼쪽을 가리켜도 한 사람이 오른쪽을 가리키면 어쩔 것인가? 막연히 대세를 따르지 말고 내 눈으로 진실을 봐야 한다.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해야 한다. 방향전환을 훈련해야 한다. 왼쪽 아니면 오른쪽이다. 벌거숭이 임금님을 보고 벌거숭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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