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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49 vote 0 2019.11.07 (16:55:11)


    구조와 자연


    자연自然은 저절로 되는 것이다. 사물의 근본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본래 형태가 없는데 어쩌다가 저절로 형태가 만들어졌다. 무위자연이라고 한다. 자연의 저절로 되는 원리를 이용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터이다. 그러나 좋지 않다. 저절로 좋아질 일은 없고 저절로 나빠질 일은 많다.


    자연은 마이너스다. 뭐든 나빠진다. 의사결정비용 때문이다. 뭐가 되든 저절로 되는 데는 비용이 들어가므로 그 비용을 충당하다 보면 조금씩 나빠져 있다. 반대의 경우는 없을까? 이쪽이 마이너스면 저쪽은 플러스다. 대칭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빠질 일이 있다면 좋아질 일도 있는 거다.


    확률로 보자. 어떤 둘을 플러스하는 라인은 하나다. 그러나 마이너스하는 라인은 무한대다. A에서 B로 가는 길은 하나다. A에서 B로 가지 않는 길은 무한대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려면 하나의 정해진 코스를 선택해야 하지만 부산이 아닌 곳으로 가려면 눈 감고 대충 아무 데로나 가도 된다.


    자연의 저절로 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이득을 보고자 하면 반드시 그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특정한 시공간적 위치다. 하천에 사금이 모이는 장소가 있다. 비중의 차이로 결정된다. 금속탐지기로 동전을 찾는 사람은 어린이 놀이터의 모래밭을 공략한다. 그것은 특정한 장소이다.


    그러므로 무위자연의 이익을 취하려면 인위적으로 장소와 시점을 찍어야 하는 것이다. 극소수의 행운아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무위자연에 실패한다. 쇠는 놔두면 녹이 슬어서 망가진다. 음식을 놔두면 곰팡이가 핀다. 가만두면 망가져 있다. 가만 놔뒀더니 좋아지는 경우는 자연에 잘 없다.


    그러나 이 원리를 역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대방을 통제하는 데 써먹을 수 있다. 자신의 이득을 꾀하는 데는 쓸모없지만 상대방을 견제하는 데는 쓸모 있다. 자한당은 놔두면 저절로 망한다. 우리는 무위자연으로 자한당을 멸망시킬 수 있다. 우리가 이길 방법은 없지만 적이 지게 할 수 있다.


    외연을 차단하고 에너지 루트를 끊으면 내부에서 지들끼리 지지고 볶다가 자멸한다. 에너지는 외부에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진보가 보수를 공략하는 데만 쓸 수 있다. 진보는 인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진보는 에너지가 들어오는 외부가 열려 있다. 젊은 인구의 유입 때문이다.


    보수는 무위를 추구한다. 보수가 추구하는 작은 정부는 무위자연의 철학과 같다. 노자는 꼴통 보수주의자였던 것이다. 놔두면 시장원리에 의해 저절로 경제가 잘된다는 생각이다. 그럴 리가 없잖아. 가만 놔두면 반칙과 부패와 독점으로 시장은 붕괴한다. 시장원리는 특정 조건에서 성립한다.


    시장의 규모가 크고 정부가 시장을 통제할 수 있을 때만 시장원리가 작동한다. 고립된 지역에서 가만 놔두면 시장이 스스로 괴물이 된다. 자연의 모든 것은 방해자가 나설 때까지 폭주하게 되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이철희든 금태섭이든 놔두면 무한폭주하다가 자멸한다. 혼자 안 죽는다.


    자기 집을 태워 먹고 같이 죽는다. 얼굴마담 노릇 이미지 노릇 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를 영입한 자를 찌르고 공멸한다. 그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세상의 법칙은 망하는 법칙이다. 그런데 왜 흥할까? 아홉이 망해야 하나가 흥하는 것이다. 모두 같이 흥하는 일은 자연에 없다는 데 비극성이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11.07 (23:57:07)

"가만 놔두면 반칙과 부패와 독점으로 시장은 붕괴한다. 시장원리는 특정조건에서 성립한다. 시장의 규모가 크고 정부가 시장을 통제할 수 있을 때만 시장원리가 작동한다."

- http://gujoron.com/xe/1139423

프로필 이미지 [레벨:9]systema

2019.11.08 (01:46:43)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538000.html

메기효과 > 직관적으로는 맞는데 의외로 메기효과가 틀렸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닫힌 생태계에 강자가 나타나면 약자는 죽는다 > 한겨레 관점 부분적 사실

메기효과가 통하려면, 계가 충분히 커야하고 청어에게 먹이가 충분히 공급되야 하고 메기를 만났을때

피할수 있는 최소한의 안식처가 계 내부에 존재하여야 하고, 메기를 직면했을 때 대처법이 훈련되어야 하고

기타 등등 이 되서야 메기로 인해 청어가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메기만 만나도 죽고

메기가 없으면 백프로 죽고, 메기가 있을때 단계별로 조율해야 간신히 챔피언 청어만 남게 됩니다. 


메기효과는 구조동일성이 있는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컨데 개방이냐 쇄국이냐? 쇄국하면 백프로 죽고

개방하면 확률적으로 죽는데 개방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챔피언이 될수 있다. 그러므로 보호무역주의는

백프로 죽는길이고 개방주의는 사는 길인데 전면 개방하지말고 일부개방한 다음에 산업의 기초체력을 쌓아가면서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정답. 문제는 이러한 정밀항해는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고 인간은

스트레스 회피심리에 의해 양자택일을 하려는 성향이 발달해서 정밀항해라는 본질을 무시하게 된다는 것.

약자의 대칭심리 > 저쪽은 틀렸으니까 반대인 나는 옳다 > 둘다 바보

예컨데 물을 구할수 없는 사막에서는 오줌을 버리는 것은 바보짓 > 나는 바보가 아니니까 오줌을 먹어야지 >

병나서 탈수로 죽음 > 버리면 백프로 죽고 먹으면 확률적으로 죽는데 정수해서 먹으면 삽니다. 


약자의 대칭심리가 바보짓이라는 것을 천명해야 할듯합니다. 정의당 심리 > 새누리는 기업편이니까

나는 노동자편. 복지만 주장하면 복지를 못한다는게 함정. 민주당 전략 > 외교를 잘해서 시장을 열고

자원을 싸게 들여온다음에 통일로 기업에 장미빛 미래를 제시하고 최저임금을 챙기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9.11.08 (10:53:54)

메기효과는 맞는 말이지만 비유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 에피소드 자체는 어떤 사람이 꾸며낸 거짓말로 봐야 합니다.

옛날에는 미꾸라지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청어로 바뀌었는가 본데 하여간 

과학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을때까지 실험조건을 계속 바꾸곤 합니다.

메기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효과가 나타날때까지 실험조건을 맞춰낸다는 거지요.

그러므로 적절한 실험조건에서는 당연히 메기효과가 나타납니다.

깨진 유리창 효과를 실험하려면 부자동네가 아닌 슬럼가에서 실험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메기효과보다 역메기효과를 더 쉽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사바나에서 사자와 사슴이 공진화를 하는 것은 메기효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피엔스가 빙하 후퇴 이후 급격하게 발전한 것은 역메기효과입니다.

즉 생존경쟁이 오히려 하나의 장벽이 되어 인간의 진화를 가로막았으며

인류는 경쟁에 의해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 거꾸로 경쟁에 의해 퇴행해 왔으며

자한당이 말하는 무한경쟁은 무한퇴행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며 

빙하후퇴로 임자없는 땅이 미국 중서부처럼 활짝 열려버렸고

메기가 없으므로 인간은 무한전진하여 급격하게 진보했고

미국이 발전한 이유도 서부에 인디언이 있을 뿐 포식자인 메기가 없었기 때문이고 

메기는 인류의 발전을 가로막고 종의 진화를 그 지점에서 멈추게 하는 것이며

생태계에 메기와 같은 절대강자의 등장은 시장에 대기업의 독점과 같은 것이고 

정치로 말하면 공산당의 독재가 바로 메기노릇을 하는 것이며

전두환이 때려잡아야 할 메기인 것이며 

생태계에 절대강자의 등장은 절대멸망의 지름길이며 

한국도 재벌 때문에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그렇다고 재벌을 때려잡으면 미국 대기업이라는 더 큰 왕메기를 끌어들여서 곤란해지는 것이며

여기에는 절절한 밸런스의 균형이 있을 뿐 정답은 없는 것이며

환경변화가 일어나면 메기는 독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메기를 앞세우고 미국과 중국을 쳐부술 수도 있고 반대로 메기의 횡포에 질식할수도 있고

중요한 것은 절대 고립되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통제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

메기가 설치게 놔두면 안 되지만 전혀 없어도 안 되고

메기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도둑도 있어야 한다는 말처럼 헛소리가 되는 것이며

인간은 메기가 없으면 또다른 무엇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메기는 항상 존재하며

인류의 진보는 메기를 제거해가는 과정인 것이며

보호논리와 경쟁논리는 밸런스의 문제 그리고 타이밍의 문제이며

선보호 후경쟁으로 가는게 정답인 것이며

약할 때는 보호하고 강할 때는 경쟁시키고 너무 강해지면 때려잡고

환경변화와 함께 부단히 재조정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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