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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80 vote 1 2022.01.13 (14:57:31)


    1위 존 포드의 역마차. 인간은 왜 영화를 보는가? 답은 스펙타클


    2위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 역마차가 관객의 입장이라면 반대로 감독의 입장에서 나는 왜 영화를 찍는가? 답은 영향력. 영화는 권력이다.


    3위. 히치코크의 싸이코. 역마차의 스펙타클에 스릴러와 서스펜스 추가.


    4위. 잭 니콜슨 주연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영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답은 캐릭터의 제공.       


    5위. 버스터 키튼의 제너럴. 인간의 뇌는 어디에 반응하는가? 답은 자연의 밸런스.


    6위.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인간의 감정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위 밸런스에 인간의 감정을 추가.


    7위 이소룡의 맹룡과강. 인간의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위에 육체를 추가.


    8위. 스필버그의 죠스. 위에 특수효과 추가.


    9위. 쇼생크 탈출. 뻐꾸기의 해설판. 추장의 분량을 늘려놓았음.


    10위. 스타워즈. 뻐꾸기 및 쇼생크의 어린이 버전.



    니체는 인생을 삼단계로 구분했다. 첫째 갇혀 있는 낙타의 단계. 둘째 탈출하는 사자의 단계. 셋째 퇴행하는 어린이의 단계. 엥? 왜 퇴행이야? 뻐꾸기의 잭 니콜슨은 어린이다. 그것은 퇴행이다. 그러나 뻐꾸기의 진짜 주인공은 추장이다. 맥머피와 추장은 둘이 아니라 한 사람 속의 두 인격이다. 맥머피가 죽고 추장으로 부활한다. 그렇게 인간은 어른이 되어간다. 소인배는 죽고 군자로 부활한다. 


    니체가 틀렸다. 스르타쿠스를 따르던 노예 검투사들처럼 자유를 얻고 곧장 죽음으로 달려가는 것은 답이 아니다.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거듭나야 한다. 쇼생크에서 추장은 모건 프리먼으로 바뀐다. 추장의 역할을 조금 더 보여준다. 뻐꾸기의 진주인공은 추장이니까. 뻐꾸기를 먼저 보고 쇼생크를 다음 보면 완벽하다. 스타워즈는 어린이를 위한 뻐꾸기 둥지다. 스타워즈에서는 추장이 주인공이다. 


    R2D2가 추장이고 말 많은 맥머피는 C3PO다. 결론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위버맨쉬다. 쇼생크 감옥을 탈출하든, 뻐꾸기 둥지 정신병원을 탈출하든, 뒤뚱거리는 로봇의 몸에 갇힌 어린이의 한계를 탈출하든 그것은 위버맨쉬다. 보다 높은 세계로 도약한다. 니체는 맥머피처럼 짖궂은 어린이와 쇼생크를 탈출하는 나폴레옹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는데 구조론의 정답은 어른이 되라는 공자 말씀이다. 


    평론가들은 시민 케인을 첫째로 꼽는다. 잘난 척하려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영화다. 문제는 엘리트의 허위의식이다. 시민 케인은 왜 영화를 찍는가? 그야 영화는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지. 미장센의 힘, 편집술의 힘을 보여주마. 이런 거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이 우선이다. 지식인은 겸허해야 한다. 영화의 주인은 궁극적으로 관객이다. 관객이 돈을 안 내면 누가 영화를 찍겠는가?


    관객은 왜 영화를 보는가? 스펙타클, 서스펜스, 스릴러다. 존 포드와 히치코크가 답을 했다. 이걸로 영화가 무엇인지는 정리된다. 영화는 이미지의 승부다. 소설과 다르다는 말이다. 그럼 영화가 아닌 것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벤허. 쉰들러 리스트. 콰이강의 다리. 클레오파트라. 십계. 스파르타쿠스 따위들이다. 공통점은 3시간 넘어가는 영화에 돈을 왕창 쏟아부은 대작. 


    원작소설이 있으며 인간을 제압하고 기죽이려는 것이며 계몽주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컬러TV를 이겨보려고 생쇼를 한 것이다. 영화는 이미지로 승부해야 한다. 말이 많으면 안 된다. 무성영화는 대사가 없다. 인간의 뇌구조가 어디에 반응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어야 한다. 


    존 포드의 역마차는 스펙타클의 발견이다. 히치코크의 사이코는 서스펜스와 스릴러의 발견이다. 어라? 인간의 뇌가 여기에 반응하네? 여기가 스팟이다. 버스터 키튼은 인간이 자연의 무게중심에 반응한다는 본질을 꿰뚫은 것이다. 동작의 코어에 물리적으로 반응한다. 찰리 채플린은 감정의 반응공식을 찾아낸다. 이소룡은 육체의 반응공식을 찾아낸다. 이걸로 재료는 갖추어졌다. 공식 찾았다. 


    도구는 갖추어졌다. 육체와 감정의 반응점을 알아냈다. 연주하면 된다. 스펙타클과 스릴러와 서스펜스와 뇌구조와 감정과 육체를 찾았다면 영화를 찍으면 된다. 그런데 뭘 찍지? 바보야! 답은 캐릭터라구. 아하 그렇구나. 캐릭터를 만들면 되는구나. 근데 캐릭터가 뭐지? 니체가 말했잖아. 낙타가 사자가 되고 사자가 어린이가 되는 거야. 그게 캐릭터라구. 돈 키호테를 봐. 어린이가 되잖아. 


    근데 어린이가 되면 어쩌지? 참 그건 아니지. 어른이 되어야 해. 군자가 되어야 한다구. 어른이라고 하면 대통령도 되고 신도 되는 모건 프리먼이지. 생긴게 딱 넬슨 만델라잖아. 그렇지만 영화는 애들이 보는데? 그렇다면 스타워즈지. 캐릭터는 사람에게만 있나? 자연물에도 캐릭터가 있어. 그건 스필버그지. 끝. 이 정도면 나올 이야기는 다 나왔다구. 전함 포템킨 편집 이야기도 끼워줄 만해. 


    미장센 같은 것은 뭐 기술적인 거구. 본질은 인물의 캐릭터. 영화는 딱 두 가지야. 뇌구조라는 건축자재로 캐릭터라는 요리를 하는 거지. 그 외에는 다 개소리야. 돈 잔뜩 처바르면 영화는 만들 수 있지만 그게 우리가 가는 길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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