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03 vote 0 2020.03.01 (08:25:37)

      
    방향성
  


    존재가 계를 이루고 외력의 작용에 대해 일점으로 행세하는 성질이 방향성이다. 형태있는 존재는 언제나 일점을 지향한다. 구체적인 형태가 없어도 에너지적으로 연결되면 모두 일점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우주의 근본 방향은 전체에서 부분으로 작아지고 확산에서 수렴으로 좁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에 별들이 탄생하고 은하계에 모여 있는 것이다. 

    

    구조론은 한마디로 방향성의 판단이다. 사건의 방향성을 알면 다 아는 것이다. 사건은 머리와 꼬리가 있다. 에너지의 입력부와 출력부가 있다. 가만히 서 있는 물체도 내부적으로는 지구의 중력에 맞서 자기를 보존하며 치열하게 대응하고 있다. 외력의 작용에 맞서 내부에서 부단히 의사결정하고 있다.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있다. 주변과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물체 개념에는 그러한 존재의 내부사정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사건이 아닌 사물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돌고 있는 팽이와 쓰러져 있는 팽이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달리고 있는 차와 정지해 있는 자동차는 다른 것이다. 정지해 있는 것도 내부적으로는 운동하고 있다. 우주에 완전히 정지되어 있는 것은 없다. 


    존재가 외력의 작용에 맞서는 방법은 대칭을 쓰는 것이다. 외력의 작용에 따른 계 내부의 에너지적 모순을 어떻게 처리하여 자기를 보존할 것인가다. 처리하지 못하면 깨진다. 그러므로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모두 대칭을 갖추고 의사결정하고 있다. 반대로 플라즈마나 유체는 외력을 처리하지 못하므로 형태가 깨져 있다. 형태있는 것은 모두 구조가 있다.


    구조는 대칭구조이며 이때 대칭된 둘을 통일하는 제 3자가 반드시 있다. 그 3자와 대칭된 둘 사이에 비대칭성이 성립한다. 구조로 엮여서 대칭된 둘은 에너지 공급원이 되는 토대 하나를 공유한다. 토대로부터 대칭된 둘로 에너지가 갈 수는 있어도 그 반대는 없다는 것이 엔트로피의 법칙 곧 방향성이다. 바다가 배를 흔들 수 있어도 배는 바다를 흔들 수 없다.


    배는 이물과 고물이 있지만 바다는 하나다. 에너지의 공급원은 언제나 하나다. 에너지는 일방적으로 줄 뿐 받지 않으므로 비대칭성을 가진다. 에너지가 공급되면 작용과 반작용의 둘로 쪼개져서 내부적인 대칭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외부적으로 비대칭이며 내부적으로 대칭이다. 외부에 맞서는 머리는 하나이고 내부를 지탱하는 손발은 둘이다. 


    링 위의 두 선수가 심판 하나를 공유한다. 심판이 선수에게 지시할 수 있어도 선수가 심판에게 룰의 변경을 요구할 수는 없다. 후건이 전건을 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심판의 룰이 먼저 정해지고 시합은 다음에 정해진다. 이미 시간이 지나버렸다. 두 선수가 합의해서 룰을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은 다음 시합에나 적용된다. 국민은 얼마든지 여야를 다그칠 수 있다.


    그러나 여야는 국민을 추궁할 수 없다. 국민이 여야의 대표를 선출한 일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입력이 출력에 앞선다. 우주의 근본은 대칭성이다. 우주는 전방위로 대칭되어 있다. 그러나 닫힌계 안에서는 비대칭성이 성립한다. 계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돌지 않는 팽이는 좌우가 대칭이다. 회전하는 팽이는 일점이 전체를 대표하므로 비대칭적이다.


    죽은 뱀은 머리와 꼬리가 있지만 살아있는 뱀은 언제나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으므로 꼬리에 신경 쓸 수 없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닫힌계를 이루고 에너지적으로 대표하여 일점으로 행세한다. 정치에는 여야가 있고 항상 반대의견이 있지만 대통령은 한 명이며 외교전에서는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한 명으로 행세한다. 사건의 방향성은 언제나 비대칭이다.


    비대칭성은 존재가 외력의 작용에 대해 내부적인 50 대 50의 대칭구조를 무시하고 언제나 하나의 점으로 행세하는 것이다. 그 1점은 취약하므로 끊임없이 움직인다. 밀도, 입체, 각, 선, 점의 차원은 그 새로 움직여간 1점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내가 손으로 물체를 밀고 있다면 물체도 내 손을 밀고 있다. 이때 미는 쪽으로 에너지의 중심이 약간 이동해 있다. 


    물체의 낙하는 무게중심의 이동 때문이다. 지구가 물체를 밀고 물체도 지구를 민다. 서로 밀면 그만큼 다가서 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밀어대고 있다면 둘은 가까워져 있다. 그것이 인력이다. 인력은 척력의 방향전환이다. 존재는 처음 계를 이루거나 아니면 깨진다. 깨지면 플라즈마나 유체가 된다. 형태가 있는 것은 모두 계를 이루고 외력의 작용에 맞선다. 


    외력의 작용에 맞서 1점으로 대항하므로 사건의 방향성이 있다. 방향성은 일점의 도출과정이다. 일점은 작으므로 에너지는 언제나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대칭은 그 일점의 도출과정에서 방향전환으로 내부적인 50 대 50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50 대 50이 되어야 방향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꺾으려면 왼쪽으로 밀어 버텨야 한다. 


    왼발을 내딛으려면 오른발로 버텨야 한다. 그러므로 방향전환을 하는 것은 모두 내부에 대칭을 가진다. 그것은 처음 닫힌계에서 에너지의 방향을 확산에서 수렴으로 꺾는 것이다. 확산에서 수렴으로 바뀌면 입체가 되고, 그 수렴된 에너지를 다시 내부적으로 수렴하여 꺾으면 각, 선, 점이 차례로 도출되며 그 한 점이 전체를 대표하여 외력에 맞서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외부와 관계를 맺고 있다. 외력이 1이므로 1로 대응한다. 대응하려면 일점을 도출해야 하며 그 일점은 움직여야 한다. 외력이 내쪽으로 진입하면 나도 그만큼 전방으로 이동해야 한다. 인민군이 휴전선을 넘어오면 국군도 전방으로 배치된다. 계 안에서 에너지는 언제나 점으로 바뀌며 보다 작아진다. 그것이 우주의 근본방향이며 엔트로피다. 


    이는 외력에 저항하는 닫힌계에서 일어나며 열린계는 반대다. 즉 아기가 부모의 도움을 받듯이 저항하지 않고 에너지를 받아들이면 엔트로피는 감소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의사결정권이 없다. 즉 통제할 수 없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것이다. 아기는 대항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공부하는 것은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것이므로 마이너스의 방향이다.


    우리가 에너지를 컨트롤하려면 외부에 맞서 계를 닫아걸고 내부를 단속해야 한다. 즉 열린계는 공부할 이유가 없다. 운전사는 공부하지만 승객은 공부하지 않는다. 운전기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운전술은 있어도 승객술은 없다. 부모는 자격이 필요하지만 아기는 자격요건이 필요 없다. 우리는 계를 통제하는 에너지의 수렴방향만 공부하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3.01 (11:57:35)

"저항하지 않고 에너지를 받아들이면 엔트로피는 감소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의사결정권이 없다. 즉 통제할 수 없다."

http://gujoron.com/xe/1173518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706 문명과 야만 김동렬 2024-02-29 949
6705 직관의 힘 김동렬 2024-02-17 969
6704 신과 인간 김동렬 2023-11-27 1000
6703 외왕내제의 진실 김동렬 2024-02-21 1006
6702 양면전쟁과 예방전쟁 김동렬 2024-03-02 1020
6701 소크라테스 김동렬 2024-02-22 1021
6700 바보를 바보라고 불러야 한다 김동렬 2024-03-22 1023
6699 유권자의 갑질 김동렬 2024-02-26 1028
6698 오자병법 손자병법 2 김동렬 2024-02-26 1030
6697 존재는 도구다 김동렬 2024-02-01 1031
6696 한동훈의 늙은 침팬지 행동 김동렬 2024-03-26 1035
6695 기정과 탱킹 2 김동렬 2024-02-27 1042
6694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란다 김동렬 2024-03-12 1044
6693 조국이냐 한동훈이냐 김동렬 2024-03-21 1046
6692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김동렬 2024-03-24 1046
6691 교언영색 한동훈 image 김동렬 2024-03-13 1051
6690 과학자의 조국 image 1 김동렬 2024-03-21 1055
6689 신의 권력 김동렬 2023-11-29 1057
6688 인간의 고통 김동렬 2023-11-28 1058
6687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치의 진실 김동렬 2024-03-19 1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