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10 vote 0 2021.12.18 (09:46:13)

    사람들은 대선후보의 단점을 지적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그보다는 장점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솔직히 문재인은 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강제로 소환된 사람이므로 기대하지 않았다. 뭘 잘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잘못한게 많지만 그게 다 좌파들 눈치보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진보진영이 다 같이 잘못한 거다.


    청와대에 질이 안 좋은 자가 몇 있다. 사람을 쓰는 폭이 좁다. 초기의 높은 지지율이 위험신호인데 안이하게 대응했다. 사람 좋은 사람은 좋은 대통령이 못 된다. 독종이라야 한다. 한신은 명장이지만 남의 가랑이 밑을 기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머뭇거렸다. 트로츠키도 한신과 비슷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가만 있었다. 


    왜? 보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신과 트로츠키가 이긴 것은 머리가 좋기 때문이고 진 것은 주변에 자기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윤석열은 머리가 비었지만 주변에 자기사람이 있다고 덤비는 거다. 한신과 트로츠키는 왜 자기사람을 만들지 않았나? 원래 그런 것을 잘 못하는 천재들이 있다. 레닌도 비슷하다.


    죽으면서 유언을 남겼는데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고 부하를 전부 디스했다. 좌파들이 다 그렇다. 진중권이든 유시민이든 자기사람을 못 키운다. 말로 따지다 보면 적을 만든다. 문재인은 자기사람이 없고 남을 믿다가 당했다. 삼철은 문재인의 사람이었을까? 이호철은 쑥맥이고 양정철과 전해철은 문재인을 이용했다. 


    이재명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사람이 있는가?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사람을 제압하는 카리스마가 있는가? 이런 거다. 문재인이 영입한 인재는 죄다 배신했다. 충성맹세를 하지 않았다. 사람 좋은 문재인이 그런 것을 할 리도 없고. 자기사람 만들려면 매일 전화해야 한다. 문재인이 치아도 안 좋은데 그러겠나?


    나는 문재인에게 기대하지 않았듯이 이재명에게도 기대하지 않는다. 이재명은 매일 전화할 사람인가? 원래 좌파는 전화기에 공구리 쳐놓은 자들이다. 진보는 개인기로 안 되고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지도자에게 기대지 말고 우리가 잘해야 한다. 괴철은 어리석은 자다. 아스퍼거 한신을 계몽하여 보스 만든다고?


    보스는 타고나는 것이다. 지금은 민주주의 시대다. 보스 필요없고 우리가 잘해야 한다. 정의선이 뭔가를 보여줬다. 과거의 이건희를 연상시킨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내각을 40대 이하로 맞춘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장에 나와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이승만도 백마고지를 두 번 방문했다.


    그래서 이긴 것이다. 현리전투에 패배한 이유는? 대장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국군만 그런 것은 아니다. 중공군은 지옥에서 온 악귀들처럼 맨몸으로 미군에게 달려들었다. 다음날 대거 항복했다. 이놈들이 절대 항복할 놈들이 아닌데? 중공군 대장이 자리 비웠다. 중공군은 지휘관만 잡으면 된다. 일본군도 비슷하다.


    히로히또 하나만 잡으면 1억 총 옥쇄에서 1억 총 항복으로 바뀐다. 미군은 국군이나 중공군과 달리 포위되어도 싸운다. 왜냐하면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들은 교범대로 행동한다. 장교단이 받쳐주면 그렇게 된다. 독일군은 장교와 하사관이 강했다. 왜? 1차대전에 져서 군대를 보유하지 못하므로 장교만 키운 것이다.


    소련군은 원래 포위만 되면 바로 항복한다. 독일군은 너무 많은 포로를 잡았다. 그런 소련군이 왜 모스크바 방어전에서 이겼을까? 스탈린이 도망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군은 모스크바 공방전에도 60만이나 포로를 잡았다. 소련군 120만 중에 60만 잡고 60만이 남았는데 또 두 곳에서 대규모로 포위를 성공시켰다. 


    그런데 이번에는 항복을 안 한다. 예전에는 미친 듯이 항복했는데 왜 갑자기 항복을 안 해? 소련군은 원래 포위만 되면 자동항복이잖아. 그때는 스탈린이 가까운 곳에서 연락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항복을 안 한 것이다. 스탈린의 대숙청으로 장교들의 씨가 말랐기 때문에 미친 듯이 항복했는데 스탈린이 지켜보자 달라졌다.


    국군과 중공군은 미친 듯이 싸우거나 아니면 미친 듯이 항복하거나다. 왜? 장교가 없기 때문에. 소대장이라는 것들은 갓 입대한 열아홉 살짜리다. 어린애가 한두 달 교육받고 소대장 달고 무슨 지휘를 하겠는가? 인간은 대장이 지켜보면 목숨을 내던지고 싸우지만 대장이 안 보이면 갑자기 얼이 빠져서 일제히 도주한다.


    나폴레옹은 잠시도 전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딱 한 번 눈을 떼고 자리를 비웠다. 그게 워털루 전투다. 무적의 근위대가 영국군 진지 코앞에서 도망친다. 15세 소년병만 제자리를 지켰다. 소년병은 왜 제자리를 지켰을까? 도망가지 마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근위대는 왜 도망쳤나? 나폴레옹이 보이지 않아서.


    나폴레옹이 배가 아파서 잠시 막사로 들어가 있었는데 그사이에 상황종료. 장교단의 양성이 중요하다. 잘 교육받은 장교는 지휘관이 보이지 않으면 자신이 지휘관이 된다. 짜르시대 러시아군 장교는 귀족이므로 절대 전투현장에 가지 않았다. 포탄의 사정거리인 4키로 밖에 머물렀다. 그래서 일본군한테 깨진 것이다. 


    왜 나폴레옹은 많은 군제개혁을 했을까? 지휘관은 귀족이고 귀족은 봉변당할까봐 사병들 근처에 안 가는데 평민출신 나폴레옹은 병사들과 같은 공간에 머물렀고 병사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어떤가? 병사들을 지켜보고 있는가? 장교단을 양성하고 있는가? 병사들과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가? 


    몽구는 늙어서 현장에 가지 않았다. 병사들은 윗사람이 현장에 나타나면 짜증낸다. 청소를 해야 하니까. 의전이 피곤하니까. 몽구가 나타나면 비상이 걸린다. 다들 스트레스 받는다. 제발 오지마라고. 피곤하다고. 그래서 안 간다. 그리고 망한다. 현장에 가야 한다. 유능과 무능의 차이는 병사와 지휘관의 거리에 있다.


    보수는 지게 되어 있다. 귀족은 원래 현장에 안 가기 때문이다. 현장에 가면 신고식을 해야 한다. 봉변 당한다. 흙 묻은 오이를 기어코 먹이는 거다. 인간의 동물적인 무의식이 문제가 된다. 박근혜는 현장에 갈 수 없다. 나이프와 포크 없이 햄버거를 맨 손으로 못 먹기 때문에. 한 침대에서 자고 한솥밥을 먹어야 한다. 


    의전이나 할 바에는 안 오는게 낫다. 인도라고 치자. 지휘관이 바라문 계급이고 현장에 불가촉천민들이 있다면? 제발 오지마라고 사정할 것이다. 물체에 손이 닿을 때마다 향을 사르고 정화의식을 해야 한다. 안 오는게 돕는 거다. 피곤한 절차 없이 자연스럽게 현장에 올 수 있는 자는 드물다. 진짜 리더는 원래 잘 없다.


     문재인은 현장에 충분히 왔는가? 코로나 때문에 올 수 없었지만 더 왔어야 했다. 인간들은 지휘관이 눈에 보이느냐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행동이 180도로 달라진다. 의선이는 일단 잘하고 있다. 재용이는 해외출장을 핑계로 열심히 도망치고 있다. 지휘관은 일단 현장에 살아야 한다. 그리고 장교를 양성해야 한다. 


    이재명은 그럴 수 있는가? 싹수가 보이는가? 문재인보다 나아야 한다. 박원순, 김경수, 안희정, 조국, 이낙연, 김부겸 중에서 의전 없이 24시간 무시로 현장을 찾고, 부하들에게 매일 전화하고, 30대 젊은이 위주로 장교단을 키울 사람은? 유감스럽지만 없다. 노무현만 한 사람이 없다. 그런 역사의 흐름이 있는데 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21 문명과 야만의 차이 1 김동렬 2023-11-10 1612
6620 방향과 압박 김동렬 2023-11-09 1616
6619 민주당 전략은 허허실실 김동렬 2023-12-06 1621
6618 구조론의 첫 단추 김동렬 2023-12-23 1622
6617 에너지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08-27 1633
6616 권력과 의미 김동렬 2023-12-18 1636
6615 훈요십조의 진실 image 김동렬 2023-12-13 1638
6614 국민명령 윤한퇴출 김동렬 2024-04-10 1639
6613 세상은 변화다 김동렬 2023-01-27 1640
6612 함흥차사 인요한 김동렬 2023-11-05 1642
6611 생각의 기술 김동렬 2023-01-24 1644
6610 물리적 실재 김동렬 2022-11-27 1645
6609 부정과 긍정 김동렬 2023-12-19 1646
6608 긍정적 사고의 힘 1 김동렬 2023-12-21 1646
6607 죽은 나얼 김동렬 2024-02-13 1648
6606 영웅 죽이기 스티브 잡스편 김동렬 2023-12-17 1649
6605 하나가 더 있다 김동렬 2023-07-31 1652
6604 믿음의 의미 김동렬 2023-11-05 1654
6603 차령산맥은 없다 image 김동렬 2023-12-15 1656
6602 직관의 힘 김동렬 2023-12-06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