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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509 vote 0 2022.08.16 (19:50:40)

    때로는 간신이 나라를 구한다. 오대십국 시대의 풍도는 다섯 나라의 황제 11명을 섬겼다. 왕조는 바뀌어도 재상은 바뀌지 않았다. 능력 없는 황제나 너무 어린 황제는 서슴없이 갈아치웠다. 연산군이 몰락한 이유는 풍도와 같은 능력 있는 간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산군도 초반에는 잘했다. 주변에서 심기경호를 못한 것이 폭주로 이어졌다. 삼사의 대간들이 '마마 아니 되옵니다.'를 연발하여 연산군의 부아를 돋운 것이다. 연산군의 막장 행각은 대부분 막판 1년 동안에 일어난 일이다. 그전에는 그럭저럭 밥값은 했다. 


    대부분의 왕이 초반 10년 정도 잘하다가 막판에는 의자왕의 길로 가고, 나폴레옹의 길로 간다. 박정희도 그렇고, 김일성도 그렇고 초반에는 지지를 받았다. 벌여놓은 일은 많은데 수습을 못 한다. 장기집권이야말로 왕이 망가지는 원인이다. 스트레스 때문이다. 


    젊은 시절은 에너지가 넘치므로 스트레스를 극복한다. 나이가 들어 몸에 한군데씩 탈이 나기 시작하면 스스로 무너진다. 카이사르가 암살된 것도 지쳐서 긴장을 풀어버렸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은 심리다. 윤석열도 조로해서 자신에게 상을 주고 있다.


    이준석은 유자광 같은 자다. 그는 예종의 속마음을 읽고 남이 장군을 모함했다. 연산군의 속마음을 읽고 무오사화를 일으켰다. 연산군에게 토사구팽 될 위협을 느끼자 연산군을 제거했다. 지금은 스테레오 타입으로 유자광을 까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출신이 한미한 얼자 출신에다 유교 사회에서 차별받던 무사 신분으로 모두의 미움을 받는 왕의 사냥개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다. 유자광은 문벌귀족도 아니고 사림파도 아니라서 낄 데가 없다. 모두가 유자광을 미워했다. 살려고 임금에게 아부할 수밖에 없었던 거. 


    이준석은 0선이다. 누군가에게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일회용으로 이용해먹고 버려지기 딱 좋은 캐릭터다. 유자광이 역대 왕들의 총애를 받은 이유와 정확히 같다. 세조는 유자광을 총애해서 신숙주가 과거시험에 떨어뜨렸는데 억지로 장원급제를 시켜주었다.


    유자광이 희대의 간신으로 알려진 것은 얼자 신분에 대한 후대의 편견이고 실제로는 왕들이 권력강화 목적으로 만만해 보이는 유자광을 이용한 것이다. 유자광이 충신은 당연히 아니지만 열심히 줄타기를 했다. 좋게 보면 신분의 한계를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유자광은 한명회에게 찍혀서 짤린 적도 있고 역모로 몰려서 투옥된 일도 있다. 왕들은 유자광을 의심하지 않았다. 세력이 없으니까. 유자광을 미워하던 신하들도 급하면 유자광을 불렀다. 무사 신분이라서 군대를 움직일 줄 아니까. 이준석은 유자광보다 못한 자다.


    유자광은 그래도 연산군은 제꼈잖아. 충신이냐 간신이냐가 중요한건 아니다.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풍도는 간신이지만 능력이 있었고 유자광도 나름 능력이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의리다. 유자광은 간신배가 아닌데 의리가 없었기 때문에 간신이 된 것이다.


    유자광은 세조, 예종, 성종, 연산, 중종에게 모두 충성했다. 막판에 연산군을 배신했지만 연산군은 모든 신하를 때려죽일 기세였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능력이 있든가 의리가 있든가 둘 중에 하나는 있어야 한다. 이준석이 짤린 진짜 이유는 무능 때문이다.


    조중동이 분칠해준 이준석의 캐릭터를 이용한 자가 유능했던 것이다. 이준석은 윤석열의 입당을 방해했고, 안철수의 입당을 막아 대선에 패배하게 만들 뻔했고, 여성을 적으로 돌려 격차를 0.7퍼센트로 줄였다. 이준석의 약점을 잡아 안철수와 딜을 친 자가 유능했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정치인은 의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한다. 이준석같이 세 치 혓바닥을 놀려서 판을 흔들어대는 박쥐가 가장 나쁘다.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없게 만든다. 국민으로 하여금 잘못된 투표를 하도록 하는 자가 가장 나쁜 자다.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은 자다. 풍도는 임금을 여럿 갈아치웠지만 능력을 인정받았고 유자광은 그래도 왕에게는 충성했는데 의리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희대의 간신으로 몰렸다. 천하와의 열린 의리가 아니면 안 된다. 개인에게 충성하는 것은 의리가 아니다. 


    희생해야 할 때 희생하는 것이 의리다.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는 것이 의리다. 당에 민폐를 끼치고 있으면서 윤핵관 탓을 하는 것은 비겁하다. 윤핵관의 무능보다 이준석의 의리없음이 더 큰 해악이다. 윤석열의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는데 어찌 윤핵관을 탓하겠는가? 


[레벨:30]스마일

2022.08.17 (10:23:01)

지금도 이준석은 굥을 개고기정권으로 만들고 있는 데

자신이 그런 개고기를 팔았다고 얘기해도

언론들은 그런 이준석을 비판하지 않는다.

이준석이 언론전을 하는 것도

자신이 아무 말이나 하면 언론이 예쁘게 써 줄 것이라는 믿기때문에

기자들 앞에서 굥한테 도발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헷갈리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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