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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창이 대북관계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가볍게 건너가는 군요. 몽당이 뜨니까 급하긴 급했나 봅니다.

국민 80퍼센트가 햇볕정책을 지지합니다. 아니 100프로입니다. 총론에서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어요.

다만 당근과 채찍이죠. 지난 5년간 당근만 있었고 채찍이 부족했습니다. 퍼주기논란의 본질은 퍼주기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실은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수세력 일각에서 햇볕정책을 반대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햇볕정책은 대한민국의 국시에 관한 문제입니다.

명시적으로는 아니지만, 내막적으로 통일은 대한민국의 국시입니다. 이 점에서는 국민적 합의가 끝난 것입니다. 이건 건드리면 안되는 거죠.

부시가 북한을 압박해서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햇볕정책을 비판하려면 당근과 채찍의 차원에서 당근이 충분했으니까 이제는 채찍을 쓰자는 차원이어야 합니다.

회창의 개념없는 대북시비는 본질을 건드린 거에요. 본질을 건드린다는건 신뢰를 깼다는 겁니다. 이건 김대중정권을 건드린 것이 아니라 김정일을 때린 사건입니다.

국시를 어긴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고정표를 단속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실이 득보다 큰 사건입니다.

당근이든 채찍이든 좋습니다. 그러나 신뢰관계를 깨부셔서는 안됩니다. 이건 모든 일을 근본에서 틀어지게 하거든요.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그 자본주의체제 자체가 가지는 신뢰가 깨졌다는 점에서 중대한 사건입니다.

닉슨대통령이 모택동과 비밀협약을 맺었다 해도 카터대통령이 이걸 깨지 못합니다. 전 정권의 잘못이 있더라도 상대국과의 신뢰를 깨는건 다른 차원이거든요.

사실 지금까지 남북대화가 잘 안된 이유는 북한의 체제 자체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어서입니다. 북한이라는 국가체제를 근본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죠.

신뢰할 수 없는 행동으로 북한이 얻은 이익은 없습니다. 최악이죠. 그리고 지금 그런 어리석은 짓을 회창이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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