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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720 vote 0 2011.08.19 (00:29:00)

 

세상은 상호작용이다

기차의 차창 너머로 다른 기차를 보면 착각이 일어난다. 자신이 탄 기차가 앞으로 가는지, 아니면 나란히 있는 다른 기차가 뒤로 가는지 헷갈린다. 사건 안에 들어가 있으면 주관적 사고를 하게 된다.

 

축에 연동되어 자신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 경우 상황의 지배를 받게 된다. 높은 곳에 서면 모든 것이 낮아보이고 낮은 곳에 머무르면 모든 것이 높아 보인다. 이런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거기서 발을 빼야 한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객관화 해야 한다. 자유롭게 관점을 이동시켜 가며 다양한 각도에서 시뮬레이션 해보아야 한다. 객관화 하면 보인다. 세상이 작동하는 모형이. 메커니즘이.

 

‘이게 이렇게 되면 저게 저렇게 되는’ 구조가 보인다. 그 바닥의 생리가 읽혀진다. 사람의 생각과 판단과 이념이 아니라 상황의 논리, 포지션 원리, 역할놀이가 인간을 바보 만들어서 끌고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것은 무엇인가? 상호작용이다. 조직의 생리, 팀의 원리, 바닥의 법칙이 있다. 어떤 작용하는 힘과 거기에 대항하는 힘이 있다. 대항의 원리, 응수의 원리, 맞섬의 법칙이 있다. 바닥의 법칙이다.

 

정치판에도 경제판에도 사회판에도 문화판에도 지역판에도, 갑과을, 강자와 약자, 주류와 비주류, 중앙과 지방, 권력측과 저항측이 서로 맞서서 팽팽하게 겨루며 주거니 받거니로 끌고 가는 모습이 있다.

 

바로 그것을 포착해야 한다. 바닥이 돌아가는 판도다. 사람들의 생각, 윤리, 이념 따위는 장식에 불과하다. 현장은 결을 따라간다. 결은 그러한 밀고당기기의 메커니즘이다. 이게 이렇게 돌면 저건 저렇게 도는.

 

바둑이든 축구든 정치든 내가 여기에 두면 상대는 저기에 두는 식으로 응수한다.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인간의 생각, 윤리, 관념, 이념이 아니라 그 맞물림과 대항행동의 메커니즘이 바닥판도를 끌고간다.

 

남자와 여자든 부자와 빈자든 승자와 패자든 진보와 보수든 그러한 상호작용의 메커니즘 속에서 긴밀하게 운동하고 있다. 바로 그것을 포착해야 한다. 그 작동원리를 구조의 모형으로 인식해야 한다.

 

◎ 상호작용 - 이게 이렇게 하면 저건 저렇게 응수한다.
◎ 세상 모든 것은 작용측과 거기에 맞서는 대항행동으로 조직된다.
◎ 인간의 생각, 판단, 관념, 도덕, 이념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한 것이고, 상호작용에 따른 그 대항행동의 상황논리가 바닥의 생리가 되고 사건의 결이 되어, 존재의 메커니즘을 구성하고 바닥의 판도를 끌고가며 인간은 거기에 끌려간다.
◎ 그 상황의 메커니즘을 조직하는 짝짓기가 열역학 1법칙이다.
◎ 그 상황을 풀어내는 펼치기가 열역학 2법칙이다.

 

세상은 그러한 존재의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짝짓기에서 펼치기로의 일방향으로만 작동하며 그것은 한 마디로 마이너스다. 플러스는 그것을 반대편에서 바라본 것이며 과학적 탐구에서는 제외해야 한다.

 

이는 부가세를 최종소비자만 부담하는 이치와 같다. 수출용 원자재에 과세하면 곤란하다. 독일의 한자동맹이 관세협정을 맺은 것도 마찬가지다. 작은 도시국가들이 관문마다 세금을 받으면 곤란한 거다.

 

사건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보고 방향성을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작용과 거기에 맞서는 대항행동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보는 사고, 포지션 중심의 사고, 모형을 통한 사고, 연역적 사고, 마이너스 사고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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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오세

2011.08.19 (11: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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