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76 vote 0 2023.03.21 (14:56:20)

    이미지 001.jpg


    인상주의 그림을 설명해 달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 그림을 보고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긴 뱀 한 마리가 보이지 않나? 불쾌한 골짜기 이론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도 난 불쾌하지 않은데 하고 반문하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하는가? 


    모션 캡처를 통해 사람 캐릭터를 실제 인간과 흡사하게 표현한 3D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가 개봉했을 때, 이걸 극장에서 보던 아이들이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린 일이 많았다고 한다. 개인차 있겠지만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뱀이나 쥐가 불쾌하듯이 이 그림은 불편해야 한다. 



    한국인은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자신 있었다. 히딩크에게 체력과 정신력을 지적받은 한국인들은 당황했다. 믿지 못하겠다는 푸념이 쏟아졌지만 결과가 증명했다. 히딩크가 옳았다. 지금 프로야구는 과학적인 체력관리가 안 되는 사실을 지적받고 있다. 그때와 같다.


    나는 인간들이 생각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전에 눈으로 보는 게 안 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무지의 지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지식의 출발점이다. 공룡의 짧은 앞발은 왜 있을까? 여러 가지 설이 쏟아졌지만 납득할만한 아이디어는 없었다.


    트리케라톱스가 자세를 낮추고 티라노사우루스의 배를 공격하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진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자세를 낮추고 짧은 앞발로 배를 방어해야 한다. 앞발이 쓸모가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체중으로 밀어붙여 트리케라톱스을 뒤집어 배를 드러내야 이긴다.


    등에 갑옷이 있는 공룡은 모두 키가 작다고 봐야 한다. 고슴도치 전략을 써야 한다. 몸을 낮추고 뒤집히지 않으면 이긴다. 포유류 중에 키가 큰 맹수는 없다. 과거에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사냥하지 않고 시체를 먹는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신체구조에 문제가 보였다.


    허벅지의 각도를 오판했기 때문이다. 비전문가인 필자가 잔소리를 해야 할 정도로 과학자들이 생각을 안 한다. 생각하는 방정식이 없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생각하는 방정식이다. 그냥 생각하는건 말이 안 된다. 공식에 대입해야 한다. 근본이 되는 규칙이 필요하다.


    내시균형과 엔트로피다. 마술사는 사람을 톱으로 자른다. 입구와 출구만 보자. 열역학은 닫힌계를 닫아서 중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입구와 출구만 보면 속일 수가 없다. 처음에도 미녀가 있고 마지막에도 미녀가 있다. 미녀를 자르는 속임수는 그 중간에 등장한다.


    중간을 보지 않으면 마술사는 절대 속일 수 없다. 동양인은 5천 년간 소실점을 보지 못했다. 서양인은 다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삼일치의 법칙이 그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 등장인물이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다들 몸을 뒤틀고 있다. 이게 불쾌하지 않은가?


    현대차 못생긴 디자인을 보면 화가 나지 않는가? 미인을 보면 기분이 좋고 화난 얼굴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본능이다. 인간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다. 아기를 보면 기운이 난다. 고양이를 보면 행복해진다. 개가 사람 품에 안기면 행복감을 느끼는건 물리다.


    나는 서양의 고전명화를 보면 매우 괴롭다. 인상주의 그림을 보자 그 괴로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누가 인상주의를 설명해주지 않아도 너무나 행복하다. 왜? 괴로움이 켜켜이 쌓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인상주의를 설명해달라는 사람이 있다. 뭘 설명하라고?


    고흐 그림을 보면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지 않나? 전통 고전 명화는 매우 괴롭다. 앵그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는 허리를 너무 길게 그려서 사람이 아니라 뱀처럼 느껴진다. 다른 부분도 각도가 틀어지고 인체 비례에 맞지 않다. 일부러 그렇게 그렸다는데 괴롭다.


    목에 가시처럼 걸려서 호흡할 수 없다. 눈을 크게 그린 순정만화를 태연하게 보는 강심장들도 있다. 괴롭지 않다면 할 말이 없다. 중요한건 보는게 되어야 한다는 거다. 생각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거다. 히딩크는 분명히 체력이 안 된다고 진단했다.


    한국 선수는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자신있다고 우기면 할 말 없다. 전문가를 존중해야 한다. 못 보는 사람은 보는 사람을 존중하고 못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3일치의 법칙은 미술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인물의 눈은 한 방향에 모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괴롭다. 안 괴로운 사람과는 대화할 수 없다. 시력이 뛰어난 사람이 적군이 왔다고 하면 온 거다. 시력이 나쁜 사람이 내 눈에는 안 보이는데 하고 우기면 할 말이 없다. 이건 물리다. 최종적으로 물리학이 답을 낸다. 인류는 이 규칙에 합의해야 한다.


    구조론은 필자가 초딩시절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왜? 괴로워서다. 구조 부재의 어색함 때문이다. 눈이 나쁜 사람은 눈 밝은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안 괴로운 사람은 괴로운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괴로운 사람이 먼저 본다. 먼저 본 사람이 저울추를 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984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9994
6273 시스템적 아이디어 김동렬 2023-04-18 2460
6272 초기 신라사의 수수께끼 김동렬 2023-04-17 3726
6271 원인 중심의 사유 2 김동렬 2023-04-16 2727
6270 에너지와 권력 김동렬 2023-04-14 2902
6269 권력과 균형 김동렬 2023-04-14 2401
6268 코끼리를 고질라로 키우는 김기현 2 김동렬 2023-04-13 3022
6267 원자설과 원소설 김동렬 2023-04-12 2365
6266 초보자용 구조론 김동렬 2023-04-11 2521
6265 전광훈이 폭주하는 이유 김동렬 2023-04-11 3083
6264 신라가 흥한 이유 김동렬 2023-04-10 3077
6263 독고다이 윤석열 김동렬 2023-04-10 3125
6262 흉노와 신라 김동렬 2023-04-10 2465
6261 갈문왕의 수수께끼 김동렬 2023-04-09 2422
6260 구조론 1분 스피치 김동렬 2023-04-08 2392
6259 추신수와 이소연 김동렬 2023-04-07 2994
6258 량이 결정한다 김동렬 2023-04-04 3056
6257 내시균형 엔트로피 구조론 3 김동렬 2023-04-04 4306
6256 4.3 그리고 빨갱이 1 김동렬 2023-04-03 4324
6255 노재헌과 전우원의 깨우침 김동렬 2023-03-31 4113
6254 구조학 출범 김동렬 2023-03-31 2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