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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60 vote 0 2021.04.21 (17:54:05)

    졌기 때문에 진 것이다.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오만해지지 말아야 할 것이며 지면 지는 대로 추태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조국 때문이다, 이낙연 때문이다, 김어준 때문이다 하고 남탓하는 것은 패닉에 빠져 추태를 부리는 것이다. 우리가 한두 번 져봤냐? 


    40연패를 잊었는가? 저쪽은 충성스러운 지지자가 있고 우리쪽은 까다로운 지지자가 있다. 애초에 불리한 싸움이다. 각오하고 뛰어들지 않았던가? 저쪽은 현실에서 이겨있는 승자들의 모임이고 우리쪽은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새내기 도전자의 모임이다.


    애초에 우리가 불리한 싸움이다. 저쪽은 백신 못 믿겠다 하고 뒹굴다가 백신만이 살길이다 하고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꾼다. 당내의 나경원에서 외부의 오세훈으로 순식간에 갈아탄다. 우리쪽은 쓸데없이 일관성을 찾고 원리원칙 따지느라 의사결정이 느리다. 


    저쪽은 힘의 논리 곧 싸움의 논리를 들고 나오는데 우리는 평화의 논리를 들고 나온다. 말로 하면 평화의 논리가 이기는데 싸움으로 하면 싸움의 논리가 이긴다. 그런데 선거는 싸움이다. 싸움에는 싸움의 논리가 유리하다. 유권자는 그냥 이겨먹고 싶은 것이다.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냥 이기고 싶으면 힘센 놈 뒤에 붙으면 된다. 우리는 그 이상을 원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졌다. 왜 졌을까? 졌기 때문에 진 것이다. 윤석열 마피아에 깨지고, 부동산세력에게 깨지고, 조중동한경오에게 깨지고, 백신싸움에도 졌다. 


    특권세력과의 싸움에 졌다. 조국과 윤석열의 경우는 문재인이 인사를 잘못한 것이다. 부동산 싸움에 진 것은 진보가 죄다 잘못한 거다. 진보는 노무현 시절부터 부동산 자체를 반대했다. 유시민이 코인을 반대하듯이 반대했다. 유시민은 왜 코인을 반대했을까?


    이유는 없다. 젊은이들이 코인에 빠져 있다니까 그냥 반대한 것이다. 누군가 반대해야 할 거 같은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누구지? 없구나. 음 나뿐인가? 그럼 내가 총대를 메야 되겠네. 난 반댈세. 이랬던 거다, 경제학과 출신이 경제논리로 반대한 게 아니다. 


   그냥 시끄러우니까 반대한 것이다. 김용옥은 인터넷을 반대한 적이 있다. 김훈은 연필로 원고지를 꾹꾹 눌러써야 한다며 컴퓨터를 반대한 적이 있다. 왜 그랬을까? 김용옥은 아직도 인터넷을 반대할까? 김훈은 아직도 연필로 쓸까? 꾹꾹 누르는 맛이 좋더냐?


    그냥 반대한 것이다. 왜? 반대할 수 있으니까. 진보진영 전체의 기세에 문재인이 끌려간 것인데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 문재인이 진보세력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하면 노무현 꼴 난다. 전쟁은 진보나 보수의 이념으로 하는게 아니라 전쟁기술로 하는 것이다. 


    경제도 부동산도 이념으로 하는게 아니라 현장을 아는 기술자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그 기술자들이 죄다 마피아화 되어 있다. 게다가 보수꼴통이다. 리더가 실무자, 기술자에 끌려가면 죽는다. 좌파이념에 끌려가도 죽는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 


    좌파가 한바탕 개혁을 하고, 개혁의 역풍으로 초토화되고, 우파로 정권이 넘어가고, 다시 우파가 개판을 치고, 세월이 흘러 그때 그 시절 개혁이 옳았구나 하고 되돌아가는게 정권교체 패턴이다. 정치는 언제나 지그재그로 간다. 시행착오를 경쟁하는게 정치다.


    생각 없이 경제 자체를 반대하는 무개념 좌파가 많다. 저쪽은 산업, 이쪽은 문화로 프레임을 걸어놓고 무조건 반대한다. 유시민이 코인이라는게 뭔지 내막을 알아보고 반대했나? 그냥 반대하는 것이다. 왜? 시끄러우니까. 그냥 남이 안 하니까 내가 하는 것이다. 


    강금실, 한명숙, 박영선 셋 다 약체 여성후보다. 애초에 약체후보를 내는 것은 이길 생각이 없는 것이다. 외국을 보더라도 뉴욕시장이나 캘리포니아 주지사 캐릭터는 뻔하다. 대통령은 외교를 하지만 시장은 내치를 한다. 범죄자를 잡고 시민의 재산을 지킨다.


    외교를 하는 데는 진보적이고, 젠틀하고, 영리한 사람이 먹히지만, 범죄자를 때려잡고 시민의 재산을 지키는 데는 마초 남자가 제격이다. 조순, 고건, 이명박, 박원순, 오세훈 모두 연부역강한 마초 캐릭터다. 박원순도 백두대간 종주를 무시로 하는 수염쟁이다.


    클린턴은 아칸소주 출신이다. 미국에서 제일 가난한 시골이다. 뉴욕시장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좋은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이 맞다. 오거돈, 안희정, 박원순은 돌발악재가 터진 것이다. 이명박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이나 박근혜의 세월호나 모두 악재를 만났다. 


    문재인이 백신을 못 구한 것도 자국 우선주의 악재를 만난 것이다. 악재가 연거푸 터지고 싸움에 지면 지는 것이다. 악재는 집권여당에 터질 확률이 높다. 이겨야 이긴다.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물이 들어와야 한다. 물 들어올 때까지는 재정비다. 


    이기는 방법을 알면 언제라도 이길 수 있다. 이기는 방법은 진보적인 엘리트와 보수적인 대중이 손을 잡는 것이다. 그것이 노무현의 열린주의다. 대중은 문재인이 노무현의 열린주의를 계승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너무 좌파 모험주의 떴다방 세력에 끌려다녔다.


    엘리트와 대중을 이간질하는 진중권서민들이 우리의 적이다. 엘리트 특유의 옹졸함을 걷어내고 열려야 한다.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대중의 마음을 알아채야 한다. 대중은 화를 내지만 왜 화가 났는지 자신도 모른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므로 화가 난다.


    노인들은 자녀의 효도를 믿다가 빈곤노인이 되었다. 갑자기 평균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녀 탓을 하겠는가? 20대들은 고학력, 고스펙만 믿다가 궁지에 몰렸다. 모든 사람이 4년제 대학을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취업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생산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 번 방향이 그리로 정해지면 어쩔 수 없다. 국힘당은 북한을 이겨서 장기집권을 했고 우리는 일본을 이겨야 장기집권을 한다. 계속 이기는 수밖에 없다. 다음 라운드는 악재가 안 터지고 쉬운 상대를 만나기 바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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