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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27 vote 0 2021.04.16 (09:17:28)

    MSG는 몸에 좋다


    https://news.v.daum.net/v/20210416073204333


    진보는 과학이다. 과학을 부정하면서 진보장사 하는 돌팔이들이 문제다. 이번 선거의 패인은 상당 부분 우리 안의 반지성주의에 있다. 원래는 보수가 반지성주의다. 방역을 방해하고 백신을 거부하는 트럼프들이 그렇다. 그러다가 잽싸게 백신찬양으로 돌아섰지만. 


    진보진영 일각의 종교화된 생태주의는 반지성주의다. 과학도 비판되고 감시되어야 하지만 선을 넘었다. 문제는 이들이 권력화된 것이다. 아직도 천안함 음모론에 세월호 음모론을 주장하는 바보들이 널려 있다. 달착륙 음모론, 지구평면설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다. 모르면 아는 사람에게 좀 물어보라고. 나는 등 돌리고 앉아있을 테니까 니가 나를 설득해봐 하는 태도불량, 자세불량이 문제다. 지성인이라면 그런 삐딱한 자세로 인생을 살면 안 된다. 문제는 정치적 프레임을 걸어서 오만해진 거다.


    지식은 겸허해야 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달려들어야 한다. 스스로 탐구하고 주도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오판을 인정하고 방향수정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적극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문제는 정치적 권력게임 들어가면 일관성을 지켜야 추종자가 붙는 점이다.


    지식인이 이랬다저랬다 하면 쪽을 팔게 되고, 한 번 쪽을 팔면 추종자가 떠나고 그러므로 초지일관 안티로 밀어붙일밖에. 천안함이든 세월호든 처음에는 이명박이 무슨 짓을 했나 하고 의심하는게 맞다. 과학적인 증거가 나오면 태도를 바꿔야 하는데 초지일관이다.


    어쩌다가 모르는게 진보진영의 권력이 되어버렸는가? 나는 모르겠네. 니가 나를 설득시켜 봐. 나는 아무래도 의심스러워. 이러면 주도권 잡는다. 강경할수록 추종자가 늘어난다. 안티권력에 도취되는 것이다. 무지를 무기로 갑질을 하는 것이 진보의 유행이 되었다. 


    원래는 보수가 그랬다. 보수가 문명을 거부하고, 개화를 거부하고, 과학을 불신하고, 봉건주의로 나자빠져 있었는데 보수가 버린 것을 진보가 물었다. 과학을 불신하는 안아키들은 인간이 아니다. 유사 안아키가 너무 많다. MSG나 사카린이 몸에 해롭다는 근거는 없다. 


    어떤 바보가 주목받으려고 관종짓 한 것이다. 술이나 담배는 해롭다고 해도 꾸역꾸역 먹는데 조미료는 대체재가 있으니까. 먹는거 가지고 유난을 떠는 이유는 거기서 권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누구든 하루 세 끼를 먹으니 음식투정을 하면 하루에 세 번 갑질할 수 있다. 


    1) 비건을 타인에게 강요하며 갑질. 

    2) 난 이걸 못 먹네 저걸 못 먹네 하며 못 먹네 시리즈로 갑질. 

    3) 유기농이 몸에 좋다니 하며 근거 없이 개소리. 

    4) 죽염이 어떻고 하며 개소리. 

    5) 벌집이나 뱀 따위로 담금주 만들어 몸에 좋다고 개소리.


    이게 다 소인배의 권력행동이다.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보수꼴통이 이런 짓을 하면 비웃어주면 되는데 진보 쪽에서 이런 말이 나오면 슬프다. 진보는 공부를 해야 한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권력을 쥐는게 진보의 장점이다.


    고기 3, 곡물 3, 야채 3으로 333을 지키는 것이 좋다. 인간은 원래 육식동물이고 곡물식은 진화의 특별한 결과이며 곡물 위주로 먹으면 장이 길어져서 허리만 길고 팔다리가 짧아진다. 생식은 소화가 어려우므로 체내에 독이 쌓인다. 익혀먹는 게 장에 부담을 덜 준다.


    몸에 좋다는건 대략 거짓말이다. 균형이 가장 좋다. 바보들 약올리려고 MSG는 몸에 좋다고 써놨지만 몸에 좋은 것은 없고 균형이 있을 뿐이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태도가 비뚤어진 것이 문제다. 과학과 맞서는 자는 비뚤어진 사람이다. 


    나는 어차피 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존재니까 포기하고 안티 쪽으로 한 번 가보겠어 하고 결정한 것이다. 세상과의 정면승부를 피하려는 심리적 도피. 주연이 못되니까 악역이라도 따내겠다는 비뚤어진 심리.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지 말라. 그게 말하자면 정신병이다. 


    남이야 호밀밭에서 떡을 치든, 뽕밭에서 님을 보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미세먼지든 뭐든 과민반응으로 권력을 잡아보겠다는 식은 좋지 않다. 자신을 탄광 속의 카나리아로 규정하는 짓이다. 스스로 자신을 소외시켜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비뚤어진 심리다. 


    자본이 인간을 소외시킬 뿐만 아니라 서열본능이 스스로를 소외시킨다. 나는 삐딱한 쪽으로 갈 테니까 니들이 나를 설득해봐. 나는 심통만 부릴 테니까 너희가 나를 잘 달래봐. 인생을 이런 식으로 거지같이 살면 안 된다. 자신을 집단의 도구로 규정하는 퇴행행동들. 


    자기 대상화, 자기 도구화는 인간의 서열본능에 따른 행동인데 자신의 서열을 낮추고 미성숙한 존재로 규정하고 타인이 자기를 감시하도록 유도한다. 나는 오늘부터 똘짓을 할 테니까 너희들은 나를 잘 지켜봐라. 이런 심리다. 이명박근혜나 일베충이 그런 짓을 한다. 


    며칠 전에 죽은 영국의 필립공.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켜야 타인들이 나를 주목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남을 성가시게 한다. 그런데 장점도 있다. 어쨌든 집단의 상호작용을 증가시킨다. 남을 성가시게 하려면 누구나 하루에 세 번 먹어야 하는 음식이 적당한 오브제다.


    소동을 부리지 않으면 자신이 사라져도 아무도 찾지 않을 테니까. 어린이는 어떻게든 어른들이 자신을 감시하도록 유도한다. 아무도 나를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불안을 극복하려면? 안방에서는 그릇을 깨고, 마당에서는 닭똥을 집어먹고 퇴행행동을 한다. 


    강아지가 자기 똥을 먹는 심리다. 똥을 먹을 때마다 주인이 내게 눈길을 줬어. 식분증. 꼬맹이가 밥을 안 먹으면 할매가 쩔쩔맨다는 사실을 알아낸 순간 보검을 손에 쥔 셈이다. 월트 디즈니병, 하워드 휴즈병이다. 원래 멀쩡했는데 부자가 되자 증세가 발현된다.


    하인들을 성가시게 해서 주변의 시선을 붙잡아놓는게 기술이다. 너희는 하루종일 나를 지켜봐.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가난할 때는 괜찮은데 돈만 벌면 결벽증에 걸린다. 하워드 휴즈나 필립공이나 월트 디즈니는 또라이라서 그렇다 치고 진보는 그러지 말자.


    자기를 집단 내부 상호작용 증대를 위한 도구로 쓰지 마라. 도구가 아닌 주체가 돼라. 자신을 개성 있는 조연으로 규정하지 마라. 괴력난신을 추구하지 마라. 동물의 서열본능을 극복하고 인간이 돼라. 진보는 과학으로 비과학을 이기고 지성으로 반지성을 이겨야 한다. 


    어차피 진보가 집단의 서열 1위다. 겁먹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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