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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067 vote 0 2003.03.03 (10:38:00)

라디오21에 서프라이즈칼럼이 신설되었군요. 어젯밤 10시에 연락받고 부랴부랴 원고를 써서 오늘 오전 10시부터 10분간 진행을 했습니다. 출근하고 한숨 돌리기도 전에 전화로 연결해서 방송을 하게 되었는데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혹시 방송사고나 안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동렬입니다. 원래 이 시간에는 유시민칼럼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프라이즈칼럼으로 변경이 되었군요. 유시민님은 아마 고양갑 보궐선거 문제로 라디오21에서 방송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하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서프라이즈 필진들이 돌아가면서 방송을 하게 될것 같은데 어쩌면 매주 월요일 이시간에 제가 칼럼을 진행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잘 부탁드립니다.

라디오칼럼을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담당 PD에게 물어보았더니 『니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잘 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겠습니다.

뭘 할까요? 제일 재미있는 것이 사람 씹는거죠. 씹을만한 논객으로는 뭐 진중권, 김용옥, 이문열, 박노자, 홍세화, 강준만, 김규항 또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신기남의원도 있는데, 우리편을 씹었다간 절단나겠고, 에라이 만만한 조선일보 김대중기자나 한번 씹어볼랍니다.

김대중주필 이양반이 선거에 지고 미국으로 쫓겨가더니 최근에 나오는 칼럼이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오늘 올라온 칼럼 제목을 보니 『웃고 즐기는 토론』이렇게 제목을 붙여놨습니다. 웃고 즐기자?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말이 있죠. 이양반이 이거 내가 씹을라고 작정을 하니까 벌써 눈치를 깠는지 이상한 방법으로 엉기고 있네 이거.

김대중칼럼을 읽어보니까 이 양반이 선거에 깨지고 나서 큰 깨달음이라도 얻은 모양입니다. 갑자기 도가 터졌는지, 철이 들었는지 세상에 김대중기자가 맞는 말을 다 하고 있어요. 맞는 말을.

김대중칼럼을 약간 인용해 보겠습니다.

『제대로 된 세상이라면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것이 정상이고 상식이다. 늙은 견해도 있고 젊은 생각도 있어야 한다. 보수도 있고 리버럴도 있고, 좌도 있고 우도 있고, 개혁도 있고 기득도 있고, 그리고 중도도 있고 급진도 있을 수 있다.』

이거 맞는 말입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김대중기자 말대로 좌도 있고 우도 있어야 해요. 어깃장 잘놓고 악담 잘 퍼붓기로 유명한 김대중주필이 맞는 말을 다하는거 보니까, 미국에는 해가 서쪽에서 뜨는 모양입니다.

 근데 그래놓고는 막판에 또 요런 말을 붙여놨어요.

 『‘노무현’이 이겼다고 ‘이회창’은 다 없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노무현’이 그토록 배척했다는 또 다른 독선이다.』

 어! 여기서 갑자기 이회창이 왜나와? 잘 나가다가 이거 삼천포로 안가고 이회창으로 빠졌구만. 이건 안맞습니다. 안맞고요. 노무현이 이겼으면 이회창은 미국으로 가야되고, 김대중기자는 비행기표 끊어야 됩니다. 중앙일보 왈순아지매도 열차표 끊어서 대구 내려가더니 영남일보에 쏘가리나 그리고 있지 않습니까?

어쨌든 오늘 김대중기자 칼럼은 재미 없습니다. 이 칼럼은 아마 골수 조선일보 독자가 봐도 재미없는 칼럼일 겁니다. 김대중기자 오늘 김대중 답지않게 바른말을 많이 했지만, 원래 바른말은 재미없어요.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 그거 재미있습니까? 바른 말은 원래 재미가 없는 거에요.

그럼 어떤 말이 재미가 있는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재미가 있습니다. 시비를 걸어야죠. 세상을 향해 비딱한 자세로 싸움을 걸어가야 해요. 판을 뒤집어 엎어야지요. 조선일보 김대중기자가 그동안은 DJ정권을 향해서 독한 싸움을 많이 걸어왔는데 지금은 이게 뭡니까? 이거 변명이에요. 최근 김대중칼럼은 가만이 읽어보면 이게 다 패자의 변명이에요.

패장은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졌으면 깨끗하게 입 닥쳐야지 왜 말이 많아? 구시렁구시렁구시렁. 그 잘하던 거 있지 않습니까? 허위, 날조, 왜곡, 남의 허폐 히떡 뒤집기, 지랄옆차기, 염장지르기, 그거 다 어디가고 이게 뭡니까? 아니 누가 이회창보고 없어지라고 했습니까? 누가 김대중기자보고 없어지라고 했습니까? 나는 그런말 안했어요.  

네! 이회창도 있어야 되고 김대중도 있어야 됩니다. 이회창이 또 나오면 대선에 또 이기죠. 김대중기자가 조선일보에 계속 칼럼을 쓰는 한 안티조선은 번창할 것이고 오마이뉴스가 크고 서프라이즈가 뜹니다. 이회창과 김대중기자는 서프라이즈의 일용할 양식인데 없어지면 됩니까?

하여간 그렇다치고 자! 왼쪽과 오른쪽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재미있습니까? 독하게 싸움을 걸고 불꽃을 튀기고 그러는 쪽이 재미가 있고 장사가 되겠지요. 그런데 항상 진보와 개혁이 먼저 싸움을 겁니다. 왜? 명분이 있으니까.

보수는? 수구는? 그쪽 동네는 먼저 쌈을 걸어오는 쪽이 아닙니다. 방어죠. 기득권지키기에 급급한데 어떻게 싸움을 걸어옵니까? 그런데 그렇게하면 신문이 안팔리죠. 신문이 안팔리면? 신문사 문닫아야죠. 그런데 왜 조선일보는 아직도 신문을 잘도 팔아먹는가 이겁니다.

지역감정! 그겁니다. 안보불안 조성. 이겁니다. 이 양반들은 사회에 공포와, 불신과, 증오를 조장해서 그걸 상업화하고 있는 겁니다. 증오의 상업주의에요. 자 생각해보세요. 오늘 김대중기자 칼럼은 90프로 맞고 10프로 틀린 말인데 이렇게 바른 말 많이 하면 앞으로 조선일보 신문 안팔립니다.

조선일보가 신문을 팔아먹으려면 옛날처럼 악담을 퍼붓고 독하게 싸움을 걸어와야 됩니다. 날마다 어긋난소리를 해야 신문이 팔립니다. 근데 진보와 개혁은 언제든지 싸움을 걸 수 있어요. 왜? 세상이 잘못되어 있으니까. 이걸 바로잡기 위해서 싸움을 거는 겁니다. 그러므로 진보와 개혁은 언제나 신문이 팔립니다.

그런데 수구와 보수는 본질에서 공격이 아니고 방어에요.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지킨다 이거죠. 지키는 쪽은 선제공격을 못합니다. 그러므로 수구와 보수는 신문이 안팔리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왜 조선일보 신문이 잘팔리는가?

 그건 지역감정 조장하고, 안보상업주의 악용하고, 매카시즘 선동하고, 이렇게 못된 짓을 도맡아서 하니까 신문이 팔리는 겁니다.

김대중칼럼을 또 인용해보겠습니다.

『이제 우리도 다양성을 수용하고 활용하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것과 공존하며 타협하는 게임을 즐기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아! 좋은 말입니다. 맞는 말이에요. 김대중기자가 갑자기 사람 됐어요.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러나 이거 거짓말입니다. 공존할게 따로있지 지역감정과는 절대로 공존 안합니다. 공존할게 따로있지 전쟁하자고 설치는 사람하고는 절대로 공존 안합니다. 타협할게 따로있지 수구세력, 친일세력과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저는 타협 안합니다.

선과 악은 본래 타협 안합니다. 선과 악은 본래 공존 안합니다. 악과 공존하지 않기 때문에 선이 선일 수 있는 것입니다. 불의와 타협하고, 지역감정과 화합하고, 전쟁세력과 공존하고, 이건 선이 아니라 악이에요.

김대중주필! 말 한번 잘했네. 공존하고 타협하자고요? 주객이 전도됐어요! 누가 할소리를 하고있는 거에요 지금. 근데 미안하지만 세상 모든 것과 타협해도 저는 조선일보 하고는 절대로 타협 안합니다.

김대중기자! 요즘 칼럼 재미 없네요. 옛날처럼 독한 칼럼 좀 써보지 그래요. 그 잘하는거 있잖아요. 지역감정 조장하기, 안보위협 과장하기, 사대매국, 독재찬양, 친일반역 김대중기자 주특기 다 어디갔습니까? 아니 이렇게 맹숭맹숭한 칼럼을 써가지고 조선일보 신문이 팔리겠어요? 조선일보 앞날이 걱정됩니다.

네 이상 김동렬이었습니다.

덧글..

지난주부터 라디오21에 서영석기자가 칼럼을 많이 했군요. 저도 조금 전에 알았습니다.  칼럼을 라디오로 읽는다는 개념이 이거 시장에서 먹히는 건지는 저도 판단이 잘 안섭니다. 재미있게 한답시고 일상적인 용어를 많이 썼는데 경상도사투리가 혹시 부담이 안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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