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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에 관해서는 과거에 수도없이 이야기해서 이제는 지쳐버렸는데 이거 무시해서 안됩니다. 최근에 군, 검, 경, 국정원 등 여기저기서 관료들이 야당에 투항하는거 보이죠.

이거 권력누수인데 특정지역 인사 아니면 절대로 비밀유지가 안됩니다. 권력장악이 안되는 거에요. 이거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겪어보면 알겁니다. 아주 사소한 것 예를 들면 말투가 다르다든지, 억양이 차이 난다든지 이런 거 가지고도 파벌이 나눠지고 정보가 공유되거나 차단되고 합니다. 그게 조직의 생리에요. 심지어는 다른 대학을 나왔다는 것만 가지고도 벽이 생깁니다. 술자리문화만 달라도 금이 그어집니다. 그게 조직이라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인사에 문제가 생깁니다. 탕평인사 말로는 가능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억지로 지역별 안배하여 골고루 나눠가지면 조직이 붕괴됩니다. 일을 못해요.

DJ정권들어 호남편중인사한 결과가 어떻습니까? 인재를 좁게 쓰다보니 아이디어가 죽고 창의력이 죽고 업무추진이 안되고 기능이 마비되고 곳곳에서 에러가 나고 고장이 나지 않습니까?

그럼 호남위주 인사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 탕평하여 골고루 하면? 마찬가지입니다. 업무추진이 안됩니다. 완벽한 복지부동이 됩니다.

어떤 조직이든 마찬가지에요. 사람 셋만 보이면 파가 나뉘고 정보가 차단되고 벽이 생기고 업무가 안됩니다. 이번에 국방부에서 북한 도발조짐가지고 알았니 몰랐니 말이 많은데, 이런 것도 같은 지역, 같은 학교 출신 선후배가 상사와 부하였다면 문제 안생깁니다.

다른 지역사람이 예컨데 호남은 중장, 영남은 소장이면 군 장성끼리 대화가 안되어서 사소한 에러로 국방이 망가집니다. 그 현장이 이번에 서해교전 도발조짐 사건 아닙니까?

젊은 사람은 잘 모르지만 나이많은 사람은 이런 문제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세상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것 너무나 잘 알아요. 이건 거대한 암입니다. 그럼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느냐? 없습니다. 계속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틀을 만들어가는 수 밖에 없어요.

편한대로 해서 안됩니다. 선후배끼리 같은 지역끼리 맘 통하는 사람, 손발 잘 맞는 사람끼리 일하면 좋지 않느냐. 좋습니다. 그거 포기해야 합니다. 좋은거 포기해야 합니다. 맘이 안맞고 손발 안맞고 의기투합 안되고 업무추진 안되어도 원칙대로 가야 합니다.

당장은 잘 안되고 버벅거리지만 길게 보면 잘되는 길을 택해야 하는데 그걸 결단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지역감정은 단순히 소외된 사람의 한풀이가 아니고 실체가 있는 '조직의 생리'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오히려 엘리뜨일수록 주류일수록 이런 권력의 생리에 민감합니다.

이건 단순한 계몽으로 안되고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중의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해결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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