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172 vote 0 2008.12.29 (12:32:01)

이 그림을 머리 속에 세팅하기 바란다. 멀리 광원이 있고, 광원에서 빛이 나오며, 노즐과 만나, 스크린에 그림자를 연출한다. 우리는 낮은 그림자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의 빛이 되기를 희망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어줄 때 완성된다. 그 완전성이 존재한다. 저 높은 곳에 빛처럼 존재한다. 그 정상에서의 완전성을 열망한다. 그것이 사랑이다. 그 사랑의 크기만큼 인간의 존재는 뚜렷해진다.

본래 인간의 존재는 희미한 것이다. 그림자이므로 희미하다. 이슬같고 풀잎같은 것이다. 더 높은 포지션으로 성큼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의 빛이 되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그림을 온전히 이해하느냐다. 반드시 동그라미가 있다. 계를 이루고 있다. 그곳에는 밀도가 걸려 있다. 그림이라면 소실점으로 있다. 그러므로 한꺼번에 전부 연동되어 있다. 그 연동되어 있음을 이해하느냐다.

깨닫지 못한 사람은 전시한다. 그림을 그리되 눈과 귀와 코와 입을 이곳저곳에 배치한다. 펼쳐놓는다. 그 그림에는 광원도 빛도 노즐도 스크린도 드러나 있지 않다. 깨달아야 한다. 한 줄에 꿰어내야 한다.

전시하지 말아야 한다. 선 위에 나열하지 말아야 한다. 눈동자가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입의 모양이 변한다. 그리기는 그 ‘A면 B다’의 과학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나를 움직이면 전체가 움직인다. 그것을 드러내기다.

그것이 있다. 가만있는 돌멩이에는 중력이 걸려 있어서 하나가 움직이면 전부 움직인다. 고여 있는 물에는 수압이 걸려 있고 산들거리는 바람에는 기압이 걸려 있고 가만이 서 있는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의 긴장이 걸려 있다.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다. 하나를 건드리면 전체가 연동되어 한꺼번에 반응한다. 전체의 힘이 한 부분에 집약되어 있고, 한 부분이 전체의 입장을 대표한다. 그러한 사정을 그림에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에도, 경제에도, 사회에도, 문화에도, 삶에도, 일상에도, 어디에도 그것이 있다. 동그라미가 있다. 계에 밀도가 걸려 있다. 긴장이 있다. 팽팽하게 당겨진 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맥점이 있다.

그곳을 건드리면 소리가 난다. 울림이 있고 떨림이 있다. 증폭된다. 메아리가 있다. 그러므로 서로는 서로의 빛이 되어줄 수 있다. 서로를 연주할 수 있다. 그 마음이 달뜨게 할 수 있고 그 몸이 춤추게 할 수 있다.

www.drkimz.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66 구조론으로 본 홍명보축구 image 김동렬* 2012-10-21 10166
2465 다섯가지 깨달음 image 김동렬* 2012-10-21 10811
2464 여자가 잘해야 나라가 산다 image 김동렬* 2012-10-21 10728
2463 방향성이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2-10-21 10448
2462 존재규정의 문제 image 김동렬* 2012-10-21 10058
2461 개는 불성이 없다. image 김동렬* 2012-10-21 11568
2460 진화는 예측된다. 김동렬* 2012-10-21 10704
2459 진보의 반대는 반동? 퇴보? 김동렬* 2012-10-21 11311
2458 구조론적 사고의 출발점 김동렬* 2012-10-21 9827
2457 상부구조를 일으켜 세우라 image 김동렬* 2012-10-21 10480
2456 연역과 귀납 방향성 그림풀이 image 김동렬* 2012-10-21 10376
2455 의식은 놔두고 존재를 바꾸라. image 김동렬* 2012-10-21 9918
2454 존재의 두 모습 image 김동렬* 2012-10-21 9872
2453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image 김동렬* 2012-10-21 17603
2452 모기는 남자를 문다. image 김동렬* 2012-10-21 10954
2451 힉스입자의 발견에 대하여 image 김동렬* 2012-10-21 10455
2450 ‘성(性)스러운’ 법정? image 김동렬* 2012-10-21 10215
2449 진화 구조 창조 1 김동렬 2012-07-06 12770
2448 구조론이 주문하는 삶의 태도 image 3 김동렬 2012-07-04 12708
2447 구조를 사랑하라 image 3 김동렬 2012-07-04 11666